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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화웨이로 기우는 5G 통신장비 균형추 다시 잡을 수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7-13 14:2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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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통신장비사업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한국 이통사에게 5G 장비를 공급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불안한 처지에 놓였다.

이통3사와 정부가 모두 5G 통신의 조기 상용화를 핵심 목표로 두고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이 앞선 중국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도입할 수 있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삼성전자, 화웨이로 기우는 5G 통신장비 균형추 다시 잡을 수도
▲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사장.

하지만 화웨이 장비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소비자를 넘어 정치권까지 확산되고 있어 삼성전자는 아직 기회를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13일과 14일 이틀동안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글로벌 통신업계 세미나 '5G월드'에서 5G 통신기술의 초기 시범운영과 실험 사례를 통신사 관계자들에 발표한다.

삼성전자가 세계 주요 통신사 관계자를 상대로 5G 통신장비의 공급을 추진하기 위해 그동안 진행한 다양한 상용화 실험 사례를 보여주며 홍보에 나서는 것이다.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무는 공식 뉴스룸을 통해 "삼성전자는 수년 동안 5G 상용화를 주도해 왔다"며 "특히 한국과 미국, 일본시장에서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통신사들은 올해 5G 통신 규격이 확정되고 주파수를 확보하면 본격적으로 통신장비를 대거 사들여 통신망을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5G 통신망의 조기 구축은 통신사들뿐 아니라 정보통신분야 선진국으로 꼽히는 국가들 사이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핵심 과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국내 이통3사 CEO들과 간담회를 앞두고 있다. 한국이 내년부터 세계 최초의 5G 상용화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는 당부를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은 최근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어떤 이통사가 5G분야에서 앞서는지보다 한국이 세계 최초라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통신장비시장에서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3% 안팎으로 미미하지만 한국에서는 40% 이상으로 유독 높다. 한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확보해 이통3사와 협상에 우위를 갖춘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3G와 LTE등 기존 통신장비는 이미 도입이 마무리된 만큼 삼성전자가 통신장비사업에서 실적 기반을 유지하고 성장을 추진하려면 5G 통신장비에서도 한국 이통사의 수주를 대거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5G 도입이 다급한 이통사들은 5G 통신장비 기술력과 공급 능력, 가격 경쟁력이 모두 삼성전자보다 앞서는 중국 화웨이의 장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긴밀히 연관돼 통신장비에서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우선은 5G 상용화를 앞당긴다는 실리를 앞세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유 장관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에 대해 언급하기 어렵지만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의미가 통신장비 관련 문제로 희석되는 것은 부정적"이라며 화웨이 장비 도입을 수용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5G 통신장비 기술 개발에 앞서 나가면서 미국, 일본 통신사들과 5G분야에서 다양하게 협력하고 있지만 곧 유럽 경쟁사들의 추격이 예상돼 성과를 낙관하기는 어렵다.

화웨이와 에릭슨, 노키아 등의 통신장비를 기존 통신망 구축에 대부분 활용한 글로벌 이통사들이 안정적 통신 서비스 운영을 위해 같은 업체의 5G 장비를 도입하려 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일부 소비자들의 우려에 그쳤던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 논란이 정치권까지 확대되면서 삼성전자가 기회를 잡을 길이 아직 완전히 막히지는 않았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을 맡고 있는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보도자료를 내고 "5G 상용화 과정에서 최초, 최고라는 함정에 빠지지 말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며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통신장비 도입에 이통사들이 가격보다 보안성을 크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화웨이로 기우는 5G 통신장비 균형추 다시 잡을 수도
▲ 삼성전자의 5G 통신장비 솔루션.

소비자와 정치권에서 이런 논란이 계속 확산된다면 한국 이통사들은 가격 부담을 안더라도 삼성전자의 5G 장비 도입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이통사들 입장에서도 삼성전자의 5G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 기존의 LTE 통신망과 호환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고 삼성전자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삼성전자가 국내 이통사들의 5G 통신장비 도입에 맞춰 적기에 화웨이와 기술 및 가격 격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게 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무선사업부의 스마트폰 담당 인력을 네트워크사업부로 대거 이동해 5G 통신장비 연구개발에 힘을 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지만 국내 이통사의 장비 납기 일정에 맞출 수 있도록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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