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증권선물위원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와 삼성그룹의 승계 작업 사이에 연관성도 들여다봤지만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김 부위원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 위반과 관련된 긴급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연관된 회사(옛 제일모직)가 2014년과 2015년에 진행했던 합병이나 상장 등을 모두 들여다봤다”며 “다만 이번에 공시 누락을 고의로 본 것과 합병비율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명확히 판단내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선물위는 회계처리 위반기준만 놓고 심의했다”고 덧붙였다.

증권선물위는 이날 임시회의를 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공시를 누락해 회계기준을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력을 변경한 것이 부당했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김 부위원장은 금감원이 수정안을 제출하지 않은 상황에서 증권선물위는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신속하게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계속 금감원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로는 조치를 내릴 수 없으며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오히려 시장 혼란을 커지게 한다고 봤다“며 “증권선물위는 지금 단계에서 신속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내린 결론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폐지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부위원장은 “심의 결과가 회계 처리상 숫자와 관련 없는 주석에 관련된 내용이기 때문에 규정상 상장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부위원장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7월 중순에 결론을 내린다고 했는데 임시회의에서 결론 낸 이유는?

“금감원의 원안만으로 행정처분 조치를 내리기에는 구체성이 미흡했다. 

원안을 행정처분이 가능한 조치안으로 구체화하는 노력을 여러차례 했지만 금감원은 수정안을 4차 회의에 제시하지 않았고 그 뒤 금감원의 의견에 변화는 없었다.

금감원의 원안은 2015년만 들여다보는 것인데 증권선물위는 원안을 구체화하거나 선택지를 넓히지 않고서는 결론을 내리기 불가능했다. 

다만 현행법상 감리 주체는 증권선물위고 감리 집행 및 조사 주체는 금감원이다. 조치안 작성도 금감원이 한다.

따라서 원안 심의를 종결하고 금감원이 새 감리를 실시해 새 안건을 만들면 그에 따라 심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결론지었다.

공시 누락에 관련해서는 최종 결론을 내린 것이고 지배권 변동은 원안으로는 확정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증권선물위가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안이 필요하다.“

- 금감원 감리는 특별감리인가?

“특별감리일지 추가감리일지 그 용어까지는 모르겠다. 새로운 감리이고 새로운 안건이다”

- 이번에 자회사 회계 처리 변경과 관련된 안건이 결론나지 않아 시장 혼란이 커진다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는데?

“증권선물위는 지금 단계에서 신속한 결정을 내린 것이다.

조치안 작성은 금감원에 위탁했다. 조치안을 놓고 증권선물위는 심의해 결정하는데 조치안의 구체성과 명확성 측면에서 결정을 내리기 미흡하다고 봤다.

증권선물위는 조치할 수 있는 안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했지만 조치안을 수정하는 것과 관련해 금감원이 난색을 보였다.

계속 금감원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로는 조치를 내릴 수 없으며 교착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 오히려 시장 혼란을 커지세 한다고 봤다.“

- 증권선물위 위원 가운데 소수의견 없었나?

“새로운 안건으로 심의하자는 부분과 관련해 소수의견은 없었다.”

- 콜옵션 공시 누락 등을 중대한 위반 행위로 본 이유와 고의적이었다고 결론 내린 이유는 무엇인가?

“동기 판단을 할 때는 많은 논의를 한다. 다만 검찰에 고발된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말하기는 어렵다. 증권선물위 위원 전원이 만장일치로 내린 결론이다.”

- 안건을 심의하기 전에 삼성그룹의 승계구도와 관련된 문제도 다루겠다고 했는데?

“이전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연관된 회사(옛 제일모직)의 2014년, 2015년에 있었던 합병이나 상장 등도 전부 들여다봤다. 어떤 맥락에서 회계 처리가 이뤄졌는지도 본다고 말씀드렸다.

다만 증권선물위는 회계 처리 위반기준과 관련된 부분만 심의했다. 이번에 콜옵션 공시 누락을 고의로 본 것이 합병비율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하실텐데 명확히 판단내리기 힘들다.“

- 이번 조치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나?

“심의 결과가 회계 처리상 숫자와 관련없는 주석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규정상 상장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다.”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수정안을 내지 않겠다고 한 발언이 결정에 영향을 끼쳤는가?

“금감원장의 발언과는 관계없이 수정된 안건이 오느냐 마느가 중요하다. 별 영향이 없었다고 본다.”

- 금감원은 새로운 감리를 무조건 들어가야하는가?

“이것은 외부감사법상 감리 주체이자 감리권을 가진 증권선물위의 엄정한 요구이고 명령이다. 당연히 감리 집행기관인 금감원의 신속하고 성실한 집행을 기대한다.”

- 새 감리를 요구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금감원에 수정안을 내라는 것과 차이가 없는 것 아닌가?

“이것은 명령이다. 거부는 상상하기 어렵다. 금감원의 처지도 이해는 한다. 금감원에 우리가 아쉬움이 있거나 하지는 않는다.”

- 금감원이 왜 수정안 제출을 거부했는지 구체적으로 이유를 내놓지 않았는가?

“그것은 이번 조치안을 추가적으로 하는 것과 연관되어 있어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