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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발진 망령에서 벗어난 토요타의 아키오 사장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4-03-20 16: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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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발진 망령에서 벗어난 토요타의 아키오 사장  
▲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그룹 사장

도요타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사장이 드디어 2009년 리콜 사태의 종지부를 찍었다. 급발진 사고가 터진 지 5년만이다. 아키오 사장은 사상최대 액수의 벌금을 물어야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의 골칫거리에서 벗어나 마음 편히 달릴 수 있게 됐다.

토요타는 19(현지시각)미국 법무부와 벌금 12억 달러(12828억 원)을 내고 5년간 끌어온 급발진 관련 수사를 매듭짓기로 했다. 이 금액은 미국 정부가 자동차 업계에 매긴 벌금 중 최고다.

미국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이날 “토요타가 지난 20092010년 도요타와 렉서스의 급발진 문제에 대해 정부를 포함한 소비자에게 거짓정보를 제공한 사실을 인정했다우리 모두를 속인 수치스런 행위를 했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토요타는 벌금과 함께 3년 간의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형사처벌은 피한 셈이다. 토요타는 미국 정부의 독립적 감시기구를 통해 생산 판매를 감독받기로 했다

토요타는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로부터 6600만 달러의 벌금을 별도로 부과받았다. 게다가 미국 소비자와의 소송도 남아있다. 현재 80여 건의 소송이 제기된 상태고 관련 문제가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급발진 사고는 지난 20098월 캘리포니아주의 고속도로에서 일어났다. 일가족 4명을 태운 렉서스 ES350차량이 도로를 벗어나 폭발해 전원 숨진 것이다. 당시 토요타는 사건의 책임을 부인했다. 토요타는 수차례 공식 성명서와 언론 보도를 통해 급발진의 원인이 차량 운전석 바닥매트에 의한 작동오류나 운전자의 미숙한 운전실력라고 말했다.

그러나
 토요타가 일부 모델의 브레이크와 가속페달 등에 결함이 있다는 점을 알고도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면서도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과 비밀 합의를 하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3세인 도요타 아키오(58) 사장은 취임 첫해인 2009년 급발진 사고로 곤욕을 치렀다. 토요타의 최대 위기이기도 했다.

“토요타의 모든 차에 내 이름이 들어가 있다. 차가 상처를 입으면 나도 상처를 입는다.” 20102월 미국 하원청문회에서 아키오 사장은 이렇게 말하며 눈물로 선처를 호소했다. 청문회가 끝난 뒤 토요타 공장으로 와서 눈물을 보였다는 말들이 있다. 그 후 아키오 사장은 토요타를 처음부터 다시 일으키기 위해 여러 전략들을 진두지휘했다.

2010년 말 렉서스 LFA’라는 수퍼카를 출시했고 2012년에는 소형 스포츠카 ‘86’을 부활시켰다. 특히 86은 아키오 사장이 달리는 즐거움을 소비자에 돌려주겠다는 각오로 만든 첫 번째 스포츠카다. 토요타가 기본기에 충실한 차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아키오 사장 자신이 직접 개발부터 테스트까지 모두 참여했다.

또 토요타의 최강점인 품질을 되살리기 위해 초창기 카이젠시스템을 부활시켜 생산라인을 모두 다시 점검했다. 생산자 개개인의 능력에 힘을 실은 조직력으로 저스트인타임(JIT)’과 자동화 생산방식을 끌어올렸다.

급발진 사고가 발생한 지 5년이 지나고 아키오 사장은 지난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보여줬다. 토요타는 지난 4일 지난해 영업이익 예상치를 전년도 대비 82% 늘어난 24000억 엔으로 밝혔다. 2007년 이후 최대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토요타는 올해 판매목표도 1천만 대를 넘어선 1032만 대로 잡아 놓고 있다.

런 실적은 지난해 엔저현상과 일본내 생산단가 인하, 일본 소비개선의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아키오 사장이 그동안 토요타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해 온 보상과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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