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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데이터온 요금제로 집토끼 지키기 성공, 산토끼 잡기는 '글쎄'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8-07-04 15: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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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새 요금제 데이터온(데이터ON)이 신규 고객 유치에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5월30일 출시한 KT의 데이터온 요금제 가입고객이 50만 명을 넘었으나 다른 이동통신사에서 KT로 넘어오는 고객의 수는 많지 않다.
 
KT 데이터온 요금제로 집토끼 지키기 성공, 산토끼 잡기는 '글쎄'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2일 발표한 이동전화 번호이동 수 현황에 따르면 6월 한 달 동안 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고객 수는 11만6056명이다. 같은 기간 KT로 넘어온 고객 수 11만1011명보다 약 5천 명 많다. 번호이동으로 통신사를 옮긴 고객만 따졌을 때 오히려 고객 수가 줄어든 셈이다.

데이터온 요금제는 프리미엄과 비디오, 톡 요금제로 나뉜다. 세 요금제는 각각 8만9천 원, 6만9천 원, 4만9천 원에 각각 데이터 무제한, 100GB, 3GB를 제공한다.

비디오와 톡 요금제는 제공된 데이터를 모두 사용했을 때 각각 최대 5Mbps, 1Mbps의 속도로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다. 프리미엄 요금제는 데이터의 전송 속도와 용량 제한이 없다.

KT데이터온 요금제가 새 고객 유치에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요금제 효율성이 이용자들이 번호이동으로 옮길 통신사를 결정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할 정도의 혜택을 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통신사를 옮길 때 주로 사용되는 번호이동 제도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요금제보다는 번호이동 보조금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번호이동 제도를 활용하는 목적 자체가 많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 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발효된 뒤 공시지원금(15%의 대리점 추가 지원금 포함)과 선택약정 할인제도를 제외한 다른 보조금 지급은 불법이다. 하지만 일부 매장에서는 번호이동 고객을 유치할 때 공식 대리점에서 판매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을 불법 보조금의 형태로 고객들에게 지급한다. 

이 불법 보조금은 통신사마다 많게는 수십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불법 보조금을 받고 번호이동을 하는 고객들에게 요금제의 효율은 부차적 문제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선택약정의 할인율이 20%에서 25%로 확대되면서 번호이동을 통해 통신사를 옮기는 고객들의 수 자체가 줄어든 점도 KT의 데이터온 요금제가 큰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택약정 제도로 할인받는 금액이 번호이동을 할 때 지급받는 보조금보다 큰 경우가 많아지면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통신사의 결합 할인상품(같은 통신사를 쓰는 가족 구성원이나 유선인터넷 상품과 결합해 통신비에 추가 할인 혜택을 주는 제도)을 포기하면서까지 다른 이동통신사로 이동할 유인이 많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로서는 고객 유치 경쟁보다 현재 고객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해진 셈이다.
 
하지만 현재 고객을 지키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것은 고객들이 긴 안목으로 요금제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특정 통신사의 요금제가 효율이 좋다면 고객들이 장기적으로 그 요금제를 보고 통신사를 옮길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은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데이터온 요금제,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요금제를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11만 원대 SK텔레콤 요금제가 6만 원대 KT 요금제보다 못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SK텔레콤의 새 요금제 출시가 계속 늦어진다면 SK텔레콤의 가입자 이탈이 빨라지면서 KT의 데이터온 요금제가 이탈자들을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KT 관계자는 “단통법으로 약정 기간을 채우지 않고 넘어오는 고객들의 위약금을 통신사가 보조금 형태로 대납해주는 것이 불가능해지면서 휴대폰 교체주기가 길어졌다”며 “데이터온 요금제가 현재 고객을 지키는 효과는 내고 있지만 새 고객을 끌어오는 효과를 내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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