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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과다 대출금리'로 대형은행 신뢰에 흠집

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 2018-06-26 16:4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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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이 '과다 대출금리'를 부과한 것이 드러나면서 대형 시중은행으로서의 신뢰성에 흠집이 났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금융감독원이 9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출금리 산정체계 점검에서 부당하게 대출금리를 많이 산정한 3곳의 은행 가운데 한 곳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 '과다 대출금리'로 대형은행 신뢰에 흠집
▲ KEB하나은행 건물.<뉴시스>

함께 금감원의 점검를 받았던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대형 시중은행들의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고 KEB하나은행과 경남은행, 한국씨티은행 등에서는 부당한 대출금리 부과가 적발됐다.  

KEB하나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2018년 1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며 "뛰어난 사업성과"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에 과다 대출금리 실태가 밝혀지면서 그동안 쌓은 '실적'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게 됐다. 

KEB하나은행은 순이자마진(NIM)이 2017년 1분기 이후 다섯 개 분기 연속으로 상승 추세에 있다. 1분기 원화대출 평균이자율은 3.3%로 시중은행들 가운데 가장 높고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상승폭(0.23%포인트)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순이자마진은 단순히 이자부분 수익률로만 은행의 수익성을 평가하던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지표다.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채권 등 유가증권의 이자도 포함한 '수익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KEB하나은행에 과다 대출금리 적발이 덧입혀지면서 KEB하나은행을 평가하던 객관적 경영지표들조차 훼손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자체 점검 결과 더 받았다고 추산한 금액은 1억5800만 원에 불과해 부당한 대출금리로 더 받은 금액이 사실상 KEB하나은행의 실적 증가에 역할을 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소득금액을 줄이거나 담보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가산금리를 더 받아낸 일은 대형 시중은행으로서의 신뢰를 스스로 져버렸다는 비난을 받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차주들은 은행 창구에서 알려주는 금리를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은행을 향한 신뢰가 더욱 중요하다. 금리 산정체계 등이 은행 내부 규정으로 정해져 있는 만큼 이 기준들이 합리적으로 짜여져 있다고 믿어야 거래가 가능한 것이다. 

KEB하나은행은 자산규모 328조 원(1분기 말 기준)에 한 해당 1조9547만 원가량의 순이익(2017년 기준)을 내는 국내 3위 안에 드는 대형 시중은행이지만 엄격하고 정확한 기준에 따라야 하는 은행 본연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KEB하나은행이 자체 검사로 포착한 부당 대출금리 252건 가운데 개인사업자대출이 200건, 가계대출이 34건을 차지하는 만큼 개인고객의 피해가 컸다.

KEB하나은행은 대출금시장 점유율이 2017년 말 기준으로 22.3%에 이른다. 대출을 받는 국민들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KEB하나은행을 이용하는 셈이다. 이번 일을 두고 KEB하나은행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와 원금 상환의 부담 때문에 경기가 침체된다고 바라보는 정부의 시선에도 부당한 대출금리 산정은 두드러지게 보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기도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KEB하나은행이 지난해 좋은 실적을 자축하며 직원들의 노고를 응원하기 위해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한 것도 뒤늦게 눈총을 받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2017년 말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관리자급 이하 직원들에게는 현금으로 200만 원을 더 줬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업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다르게 공공성을 지닌 금융기관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국민들의 눈높이도 엄격하다”며 “KEB하나은행이 그동안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 왔지만 고객의 눈을 피해 도덕적 해이를 저질렀다는 사례가 나온 것은 수많은 고객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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