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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저금리 불황 삼성생명의 수익원은 어디?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1-19 05: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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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수, 저금리 불황 삼성생명의 수익원은 어디?  
▲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삼성생명은 질적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은 올해 삼성생명이 나아갈 길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김 사장은 2일 삼성생명 임직원들과 나선 등산길에서 “올해도 지난해처럼 저금리 기조가 길어져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올해 경영방침인 질적 성장을 통해 회사가치를 극대화하는 일의 의미를 마음에 깊이 새기자”고 당부했다.

삼성생명은 생명보험업계의 명실상부한 일등기업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총자산, 자기자본, 영업수익, 누적된 순이익 면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총자산 200조 원과 순이익 1조 원을 넘겼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보험업계 전반이 저금리로 불황에 빠지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아 한다는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금융기관의 조달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높은 역마진이 점점 커지면서 장기적 손해도 우려된다.

삼성생명은 금리가 하락하면서 지난해 4분기에 추가로 쌓은 변액보험 보증준비금만 1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변액보험은 보험료 가운데 일부를 주식과 채권에 투자한 뒤 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성과를 나누어주는 보험이다.

변액보험은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경우 원금보장을 약속해 생명보험회사가 그만큼 보증준비금을 쌓아야 한다. 저금리 기조로 금융시장 전반이 불황에 빠지면서 삼성생명이 입을 손해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1천여 명의 인원을 감축한 것도 이에 대비한 것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206조1450억 원인 총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김 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자산운용업의 효율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생명보험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연금과 부유층 시장에서도 우위를 지키면서 안정적 수익을 내려고 한다.

◆ 삼성생명, 자산운용업무 자회사로 넘겨

김 사장은 국내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200조 원을 돌파한 삼성생명의 총자산이 가장 큰 수익원이라고 본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하면서 자산운용에 초점을 맞춘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생명은 자회사인 삼성자산운용과 삼성SRA자산운용에 자산운용 업무를 분담시켜 중복된 업무와 조직에 들어가던 비용을 줄였다. 삼성생명 투자사업부는 삼성자산운용으로 넘어가 주식과 채권 투자체계가 일원화했다. 부동산사업부도 삼성SRA자산운용에 이관됐다.

김 사장은 삼성생명이 해외에 세웠던 주요 투자법인도 삼성자산운용에 넘기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말 미국 뉴욕투자법인 지분을 전량 삼성자산운용에 넘겼다. 올해 하반기에 영국 런던투자법인도 삼성자산운용이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해외투자법인을 삼성자산운용에 이전해 투자운용부문을 한 회사에 집중해 효율성을 높이려 한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장기적으로 국내외 투자부문과 장기자산운용 조직도 삼성자산운용에 넘기기로 방침을 정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저금리와 시장경쟁 격화로 삼성생명이 보험영업과 투자영업에서 모두 이익을 올리기 힘들어졌다”며 “자산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자회사에 인력과 업무를 집중해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수익원에서 모두 좋은 성과를 내려 한다”고 말했다.

  김창수, 저금리 불황 삼성생명의 수익원은 어디?  
▲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우측 둘째)이 지난 16일 새해 첫 임직원 간담회에서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 삼성생명의 핵심영업,  퇴직연금과 부유층


김 사장은 보험영업의 경우 올해에도 퇴직연금시장에서 삼성생명의 우위를 확고하게 지키려고 한다. 생명보험회사의 퇴직연금상품 적립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20조9772억 원이다. 금융권 전체가 쌓은 관련 상품 적립금 89조338억 원 가운데 20%가 넘는다.

퇴직연금시장은 장기적으로 봐도 금융권에서 가장 성장이 빠른 곳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87조 원인 시장규모가 2020년 35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040년 퇴직연금 규모 1천조 원 시대를 맞이한다고 점친다.

삼성생명은 퇴직연금시장의 선두를 달린다.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89조338억 원 가운데 12조4235억 원을 차지했다. 퇴직연금 사업자 54곳 가운데 1위다. 2013년 같은 기간보다 적립금이 5%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13.95%까지 올랐다.

삼성생명은 생명보험회사 가운데 최대 규모인 400명 가량의 퇴직연금 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1977년 종업원 퇴직적립보험 상품으로 먼저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들어 쌓은 노하우도 풍부하다. 이를 기반으로 정부의 퇴직연금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수익을 올리겠다는 것이 삼성생명의 복안이다.

그러나 성생명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물량 몰아주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전체 보험액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가 6조845억 원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이를 제외하면 삼성생명은 신한은행 등 다른 은행들에 밀려 시장점유율 5위로 내려앉는다.

김 사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VIP시장을 키워 수익원을 늘리고 경영 위험요소를 분산시키려고 한다. 지난해 11월 말 차명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금융실명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4조7천억 원 규모의 자금이 비과세혜택을 받는 생명보험상품으로 이동했다.

김 사장은 삼성생명 내부에 VIP조직을 유지하면서 전반적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은 2012년 금융자산 30억 원 이상의 고객을 상대하는 ‘패밀리오피스’를 만들었다. 2013년 자산관리사업부를 신설해 부유층에 대응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포화상태인 국내 생명보험시장을 고려해 성장동력을 찾는 것에 몰두하고 있다”며 “김 사장이 부유층시장에 지속적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삼성생명의 변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그룹 내부에서 지난해부터 이재용 부회장 체제 등장에 앞서 지배구조를 개편하면서 성생명의 실적도 영향을 받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6월 삼성물산 지분 4.7%를 삼성화재에 매각해 3600억 원을 얻었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 계열사 사이의 출자구조를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중간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 경우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금융계열사 지분을 30% 이상 취득하고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전량 매각해야 한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삼성화재(14.04%), 삼성카드(34.41%), 삼성증권(11.14%)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삼성물산 지분을 팔면서 중간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호텔신라(7.10%), 삼성전자(6.24%), 에스원(5.34%), 삼성중공업(3.38%) 등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중간금융지주회사는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중간금융지주회사 역할을 맡으려면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며 “2015년 호텔신라, 에스원, 삼성중공업 지분을 매각해 상당한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삼성전자 지분이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의 지분은 19일 종가 기준으로 14조 원을 넘어선다. 금액도 엄청나지만 이 지분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결정짓는다는 점에서 삼성생명의 운신 폭을 제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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