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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망중립성 폐지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 미칠까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8-06-12 15:4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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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망중립성 폐지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 미칠까
▲ 포르투갈 이동통신업체 MEO의 요금 체계. 그룹별로 요금이 책정되어 있다. <포르투갈 MEO 웹사이트>
미국의 망중립성 원칙 폐지가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11일자로 망중립성 원칙이 공식적으로 폐지되면서 이것이 우리나라 소비자들에게 줄 영향을 두고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다.

망중립성원칙은 통신망 제공 사업자가 인터넷망으로 전달하는 모든 트래픽을 내용과 유형, 서비스나 단말 종류, 수신·발신자와 상관없이 동등하게 취급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미국에서는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처음 도입했다가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표결로 폐지가 결정됐다.

우리나라는 망중립성 원칙을 법제화하지는 않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당시 망중립성 원칙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때문에 이번 미국의 망중립성 원칙 폐지가 우리나라에 바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을 따라 우리나라가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 또는 완화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는 실제로 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망중립성 원칙의 폐기가 소비자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실제로 통신망 제공 사업자가 특정 콘텐츠 제공업자들의 데이터를 차단하거나 속도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망차별’을 실행해야 한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이동통신 데이터 사용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만큼 데이터 통신이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데이터 통신의 속도에 매우 민감하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망 제공 사업자인 이동통신3사가 망차별 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보편요금제 실시가 추진되고 이통3사들이 자체적으로 요금 경쟁에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망 사용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확률도 낮다. 국내에 한정해 본다면 망 중립성 원칙 폐지 문제는 기업 대 기업(B2B) 단계에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망중립성 원칙 폐지로 통신망 투자비용 등을 콘텐츠 공급업체와 분담할 수 있게 되면 오히려 소비자들의 통신비용 부담은 덜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망차별 문제도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성향을 살필 때 현실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망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 일반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가장 큰 우려는 이통3사가 모바일 데이터의 ‘분야별 종량제’를 시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망중립성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포르투갈이 대표적 사례다.

포르투갈의 최대 통신업체 MEO는 인터넷 콘텐츠를 여러 형태의 그룹으로 묶고 그룹별로 요금을 부과한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과 라인 등 ‘메신저그룹’을 사용하기 위해 5유로를 지불하고 메신저그룹에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가 남아있다 하더라도 ‘비디오그룹'에 속하는 유튜브 시청을 위해서는 따로 비디오그룹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콘텐츠업체들이 이통3사에 지불하는 망 사용료를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가능성도 있다. 유튜브나 카카오M등의 콘텐츠 공급업체가 이통3사에 망사용료를 핑계로 유튜브 레드, 멜론 월정액 등의 요금을 올려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망중립성 원칙이 완전히 폐지 됐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현재 상황에서 속단하기는 힘들다”며 “미국과 우리나라의 상황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참고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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