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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뒤 공기업 대표 지킨 박상우 정일영 이학수는 뭐가 달랐나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8-05-10 16: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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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사장들은 정권교체가 되면 대부분 교체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됐지만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공기업 사장들도 있다.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무엇이 달랐을까?

박상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앞장

10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토지주택공사의 위상을 더욱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자리를 굳건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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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

박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가 발표되기 전부터 조직개편을 통해 문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던 도시재생뉴딜과 스마트 시티, 공공임대주택사업을 전면에 내웠다.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먼저 홈페이지를 일자리 중심으로 개편했고 비정규직 12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2017년 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일자리 우수사례 공공기관 표창을 받는 등 좋은 일자리 창출을 비롯한 사회적 가치 확산기조에 대응했다.

토지주택공사의 자산은 2017년 기준 173조7천억 원으로 공기업 가운데 한국전력공사에 이어 두 번째로 덩치가 크다. 자산 규모 3위인 한국도로공사보다 3배 가까이 많다.

덩치가 큰 공기업인 만큼 전신인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 시절부터 정권이 교체되면 어김없이 새로운 인물이 사장에 선임되고는 했지만 박 사장은 지난 1년 동안 교체설 한번 나오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기조에 발맞추는 동시에 경영성과를 낸 점이 자리를 지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토지주택공사는 2017년 한 해 동안 2조4천억 원(1.8%)의 부채를 줄였다. 부채비율은 2016년 342.1%에서 2017년 306.3%로 35.8%포인트 낮아졌다.

2017년에는 순이익 2조8천억 원을 올려 한국전력을 꺾고 35개 공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이익을 냈다.

박 사장은 국토교통부 기획조정실장을 지낸 관료출신으로 토지주택 정책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6년 3월 토지주택공사 사장에 올랐다.

현재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스마트 시티, 도시재생뉴딜 등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변이 없다면 내년 3월까지 토지주택공사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 정규직 전환하는 정일영, 환경부 이관 앞둔 이학수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공기관 정책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에서 상징성을 확보하며 자리를 굳건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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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12일 직접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선언했고 정 사장은 그 자리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하며 상징성을 확보했다.

정 사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해외사업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제2여객터미널을 안정적으로 열었고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수익성을 높이는 등 경영 측면에서도 성과를 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7년 순이익 1조1천억 원을 내 사상 처음으로 순이익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35개 공기업 가운데 순이익이 세 번째로 많다.

정 사장은 국토해양부 항공정책실장과 교통정책실장,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2016년 2월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올라 아직 임기가 9개월가량 남아 있다.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수자원공사의 주무부처 변경 가능성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수자원공사는 문재인 정부의 물 관리 일원화 방침에 따라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주무부처를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옮겨야 한다.

주요 공기업은 주무부처 고위 관료출신이 사장을 맡을 때가 많은데 수자원공사는 주무부처 이관을 앞둔 만큼 국토교통부도 환경부도 새로운 사장을 선임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일 수 있다.

이학수 사장은 수자원공사 내부출신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6년 9월 수자원공사 사장에 올랐다. 50년에 이르는 수자원공사 역사상 내부출신으로 사장에 오른 것은 세 번에 불과하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경영능력도 자리를 지키는 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수자원공사는 2017년 순이익 1849억 원을 내며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부채비율도 2016년 204.8%에서 188.5%로 16.3%포인트 개선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999년 설립 이후, 수자원공사는 1987년 직선제 이후 이번 문재인 정부와 2003년 노무현 정부 출범 때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권 교체 뒤 1년 안에 새로운 사장이 선임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공기업 사장 절반 사표 혹은 해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5개 공기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7곳의 기관장이 사표를 제출하거나 해임돼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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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수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6개 발전공기업,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철도공사 등 덩치 큰 공기업을 이끌던 사장들은 새 정부가 출범하자 대부분 사표를 내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모두 15명이 사표를 냈는데 가장 먼저 사의를 표명한 김학송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처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스스로 물러나기도 했지만 홍순만 전 한국철도공사 사장과 김정래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처럼 노조의 압박을 받아 떠밀려 난 사례도 있다.

이기우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의혹, 백창현 대한석탄공사 사장은 채용비리 의혹으로 각각 2017년 12월과 올해 4월 해임됐다.

강원랜드, 한국가스기술공사, 울산항만공사, 한국조폐공사, 한전KDN 등 8곳은 지난 1년 동안 사장 임기가 끝나 기관장이 교체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5개 공기업 가운데 사장이 교체되지 않은 곳은 토지주택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수자원공사를 포함해 모두 9곳이다.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 방희석 여수광양항만공사 사장, 남봉현 인천항만공사 사장 등 해양수산부 산하 공기업 사장은 대부분 자리를 유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에서는 김경원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과 김영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이 자리를 지켰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도 이광희 이사장이 여전히 이끌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전인 2017년 2월부터 원장이 공석이었던 한국감정원은 올해 2월 원장 공석 1년 만에 새로운 기관장을 맞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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