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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적폐청산 의지, 진에어 면허취소도 원칙 지키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8-05-09 14: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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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토교통부의 과거 잘못들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진에어뿐 아니라 삼성물산 등 대기업과 유착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는데 진에어의 면허 취소 여부가 김 장관의 적폐청산 의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6972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현미</a> 국토부 적폐청산 의지, 진에어 면허취소도 원칙 지키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국토교통부가 최근 비공개 대책 회의를 열고 진에어의 항공면허 취소를 검토한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김현미 장관이 5월 첫째주 국토교통부 차관과 실장, 국장 등을 모아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진에어 등기이사 등재돼 항공법을 위반한 사안을 어떻게 처리할지 논의했다고 KBS가 8일 저녁 보도했다.

국토교통부는 조 전 전무의 등기이사 불법 재직 문제를 원칙대로 처리하는 게 맞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법에는 외국인이 국적항공사의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 전 전무는 미국 하와이주에서 태어나 미국 국적이다.

국토교통부는 면허 취소가 미칠 파장과 진에어와의 법적 소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법무법인 3곳에 법리 검토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됐다. 법리 검토 결과 진에어 면허를 취소해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받으면 취소 쪽으로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전무의 진에어 등기이사 불법 재직 논란이 불거진 지 한 달도 안 돼 면허 취소를 검토한 것을 놓고 김 장관의 국토교통부 적폐청산 의지가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조 전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 논란이 처음 불거진 4월17일 “당시 항공법령에는 등기이사 변경 등에 관한 보고 의무 조항이 없어 지도·감독에 제도상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장관은 국토교통부의 해명 바로 다음 날인 4월18일 “담당과(국토교통부 항공산업과)가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사실과 다르게 발표한 부분이 있었다”며 “그동안 (진에어의) 변경심사 과정에서 법인등기사항 증명서를 왜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는지 등에 대해 철저히 감사하고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할 것”을 지시했다.

국토교통부가 진에어를 사실상 봐주기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김 장관이 내부감사 카드를 빠르게 꺼냈던 것이다.

김 장관의 행보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때 국토교통부가 '칼피아' 문제를 바로잡지 못했다는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선제적으로 막는 효과도 냈다.

칼피아는 대한항공의 영문이름인 KAL과 마피아를 결합한 단어로 대한항공 출신 국토교통부 공무원 가운데 대한항공과 유착관계를 지닌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김 장관이 사건 진상 파악에 나서며 적폐청산 의지를 보이는 것은 진에어 문제뿐만이 아니다.

김 장관은 4월 중순에 삼성 에버랜드가 소유했던 용인 땅의 표준지 공시지가 급등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토교통부는 언론에서 에버랜드 표준지의 공시지가 급등 의혹을 제기하자 내부감사를 통해 여러 가지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정황을 확인했다.

국토교통부는 “절차위배 등의 배경에 외부의 압력이나 청탁이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수사결과 국토교통부나 한국감정원, 감정평가사 등 관련자들의 위법·부당 행위가 확인되면 관련자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이 진에어의 면허 취소를 결정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무엇보다도 진에어 직원 1600여 명의 고용문제가 불거지게 된다.

김 장관이 현실적 대안 마련의 어려움과 국토교통부의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는 일 가운데 어느 쪽에 무게를 싣는지에 따라 내부 적폐청산 의지가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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