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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무한도전의 90년대 감성에 열광할까

김수진 기자 ksj01@businesspost.co.kr 2014-12-29 17:3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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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무한도전의 90년대 감성에 열광할까  
▲ 27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편이 올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편(27일 방영)이 올해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방송효과로 이 특집에 출연한 1990년대 가수들의 노래도 음원차트 앞순위를 차지했다.

29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시청률은 19.8%를 기록했다. 무한도전은 이 특집으로 1년여 만에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음원차트는 1990년대로 돌아갔다. 터보가 이날 방송에서 부른 '러브 이즈'는 음원 사이트 지니에서 28일 1위, '나 어릴적 꿈'은 6위에 올랐다. 김현정의 '그녀와의 이별'도 차트 8위를 했다.

◆ 복고 열풍, 7080에서 1990년대로

복고열풍은 7080세대를 겨냥해 먼저 시작됐다. 2010년 MBC ‘놀러와’에서 조영남, 송창식, 이장희 등을 배출한 음악감상실 '쎄시봉' 특집이 시작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70~80년대 포크음악은 다시 주목받았다.

그런데 최근 콘텐츠 시장은 지속적으로 1990년대 감성을 다룬 상품을 내놓고 있다.

1990년대 콘텐츠는 2012년 개봉한 영화 '건축학개론'이 화제가 되며 생산되기 시작했다. 그해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이 인기몰이를 했다. 올해 방영된 '응답하라 1994’는 케이블 채널로서 이례적으로 평균 시청률 10%를 돌파했다.

‘응답하라’ 드라마가 하나의 유행을 선도하는 사회현상이 되자 복고 콘텐츠는 1990년대가 주도하게 됐다.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는 공중파 예능 ‘나는 가수다’, ‘스케치북-청춘 나이트’를 지나 1990년대 유행을 집약한 가요프로그램의 결정판을 보여줬다.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이 그것을 증명한다.

19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 HOT, 젝스키스, 핑클 등 10대 아이돌 그룹들이 나타나고 그들을 지지하는 팬클럽 문화가 생겨났다. 인터넷과 휴대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돼 ‘대중문화의 황금기’라고 불린다. 그 당시 ‘X세대’로 불리며 기성세대와 다른 대중문화를 소비하기 시작한 세대들이 현재 30~40대다.

가요계에서 이미 1990년대가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올해 유난히 1990년대, 2000년대 초를 주름잡았던 가수들이 많이 컴백했다.

올해 god는 12년 만에 재결합해 음반을 내놨고 서태지도 5년만에 정규 9집을 내놨다. 지난 10월 김동률, 11월 유희열이 잇달아 앨범을 내놓으면서 1990년대 감성을 어필했다.

김동률의 앨범은 출시되자마자 품절사태가 벌어졌다. 타이틀곡은 아이돌 가수를 제치고 SBS 인기가요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여기에 신해철의 죽음으로 방송에서 90년대 음악들이 대거 소비됐다.

◆ 왜 사람들은 1990년대 감성에 열광할까

1990년대가 반복되어 콘텐츠의 주제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주력 문화 생산자와 소비자가 30~40대이기 때문이다.

  왜 무한도전의 90년대 감성에 열광할까  
▲ 무한도전 김태호(39) PD
현재 예능프로그램과 음반시장을 주도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40대다.

무한도전을 만든 김태호 PD, ‘꽃보다’ 시리즈의 여행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 tvN의 나영석 PD는 40대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JYP 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도 이 세대다.

대중문화의 주력 소비자도 30~40대다. 전문가들은 20대는 취업 때문에 문화를 소비할 여유가 없는 반면 주머니 사정이 나은 30~40대가 주로 문화상품을 소비한다고 분석한다.

올해의 20대 취업률은 20%대에 불과하다. 소비 세력의 연령대가 점차 취업 뒤 여유가 있는 30~40대로 늦춰졌다. 이러한 이유로 콘텐츠 시장에서 30~40대에게 잘 팔리는 90년대를 문화상품으로 내거는 일이 많아 졌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IMF 이전의 시절을 그리워하는 심리가 작용했다는 의견도 있다. 전문가들은 가요시장에서 아이돌의 트렌트 음악이 넘쳐 포화상태에 이르러 1990년대 가수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예전에 노년층이 주로 시청하는 ‘가요무대’가 대표적으로 추억을 파는 프로그램이었다. 추억을 파는 프로그램은 이제 7080, 1990년대로 다양화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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