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건의 은폐와 축소에 연루된 의혹을 받는 임직원들이 검찰에서 철저한 조사를 받았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19일 사건 은폐축소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된 대한항공 객실담당 여모(57) 상무를 비롯한 임직원을 불러 조사했다.

  조현아, 대한항공의 증거인멸 혐의도 적용되나  
▲ 조현아 전 대한한공 부사장
여 상무는 이날 세 번째 조사를 받았다. 그는 박창진 사무장이 국토교통부 조사를 받을 때 19분 동안 함께 배석했던 인물이다.

여 상무는 사건 직후 직원들에게 최초 이메일 보고를 삭제하라고 지시하고 사무장과 승무원에게 거짓진술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 상무는 18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됐다가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함에 따라 신분이 피의자로 바뀌었다.

이날 소환된 다른 임직원들도 조직적으로 은폐축소 과정에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면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게 된다.

검찰은 여 상무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불리한 증거를 없애는 데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검찰은 대한항공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번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정황이 어느 정도 드러난 만큼 확보해 둔 통신기록과 임직원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조 전 부사장의 개입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검찰은 사건 이후 조 전 부사장이 여 상무 등 임직원들로부터 문자와 전화 등을 통해 전후 상황을 보고받았다는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부사장이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조 전 부사장에게도 증거인멸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7일 검찰 조사에서 기내폭행과 축소은폐 의혹,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일) 지시 혐의 등을 일부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항공기 정상운항을 방해한 혐의가 인정되거나 증거인멸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질 경우 조 전 부사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