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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디스플레이 다변화 속도, 삼성디스플레이 실적회복 고전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3-20 14: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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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폰용 디스플레이를 다양한 곳에서 받기 위해 올레드패널 탑재 비중을 낮추고 업체를 늘리는 전략의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하는 중소형 올레드패널 물량이 줄어든 데 따른 실적 타격을 만회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애플 디스플레이 다변화 속도, 삼성디스플레이 실적회복 고전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일 "애플이 삼성전자 등 일부 부품업체에 의존을 낮추는 목표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특히 원가 부담이 큰 디스플레이에 변화가 집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일반적으로 아이폰용 LCD패널을 최소 3개 업체에서 나누어 받으며 가격 경쟁을 유도해 왔지만 지난해 신제품 '아이폰X'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만 탑재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에서 압도적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앞세워 독점적 공급에 성공했지만 아이폰X 판매량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과잉 생산으로 수익성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X 물량 감소로 받는 악영향이 예상보다 크다"며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패널 공급이 시작되면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애플이 최근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공급선을 다른 업체로 확대하는 노력에 힘을 실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부품업계에서 입수한 정보를 인용해 "애플이 올해 아이폰 2억6천만 대 분량의 디스플레이를 받을 계획을 세웠다"며 "이 가운데 올레드패널 비중은 46% 정도"라고 보도했다.

애플이 올해 3종류의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고 LCD패널 탑재 모델을 주력으로 앞세울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패널 원가가 올레드보다 훨씬 낮아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아이폰X 판매 부진이 애플의 전략 변화에 강력한 계기가 됐다"며 "애플이 지속적으로 LCD 탑재 비중을 늘리며 중소형 올레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나마 남은 올레드패널 물량도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을 독점할 가능성은 낮다.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애플 올레드 공급업체로 진입하는 목표를 공격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중국 BOE도 아이폰 올레드패널 공급을 실현 가능한 단계로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BOE는 최근 중국 지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중소형 올레드를 중심으로 16조 원 이상의 시설투자를 벌인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모두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애플이 본격적으로 올레드패널 수요를 늘리는 시기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경쟁업체들의 중소형 올레드 공급능력이 충분히 커져 가격 협상에 유리해진 뒤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애플 디스플레이 다변화 속도, 삼성디스플레이 실적회복 고전
▲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최영산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삼성디스플레이 이외 업체들의 중소형 올레드사업 진출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며 "LG디스플레이와 BOE가 비슷한 시점에 신규 공급업체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이 LCD패널을 탑재한 아이폰도 계속 출시한다면 디스플레이 공급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를 포함해 6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디스플레이 받는 업체의 다변화 전략에 성공하는 셈이다.

최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실적에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중국 고객사에 공급하는 물량을 어느 정도 확보할 지가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시장에서 갈수록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점도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과 꾸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포브스는 "애플은 마이크로 LED 기반의 자체 디스플레이를 개발해 탑재하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며 "주요 부품을 수직계열화한 삼성전자와 더 효과적으로 대결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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