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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 반도체 매각 무산 가능성, SK하이닉스 경쟁력에 영향 없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8-03-08 15: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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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 기한인 3월 말까지 계약을 마무리하기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도시바의 재무상태가 경영난을 겪기 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어 다시 반도체사업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시바 반도체 매각 무산 가능성, SK하이닉스 경쟁력에 영향 없어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 참여로 이득을 보기 어려워졌지만 그동안 자체 낸드플래시사업 경쟁력에서 눈에 띄는 발전을 보여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외신을 종합하면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 계획이 결국 완전히 무산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도시바의 재무상태가 원전사업 실패로 최악의 위기를 겪기 전 수준까지 회복했다”며 “구조조정과 자금 확보 노력에 집중해 온 성과”라고 보도했다.

도시바는 자체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는 3월 말까지 반도체사업 매각 대금을 받아 자산가치를 흑자로 돌리지 못하면 법규에 따라 일본증시에서 상장폐지될 수 있는 위기에 놓여 있었다.

베인캐피털과 SK하이닉스, 애플 등의 컨소시엄과 늦어도 3월 말까지 반도체사업 매각을 마무리하기로 계약을 맺은 점도 상장폐지를 피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난해 도시바가 큰 손실을 낸 원인이었던 미국 원전사업회사 웨스팅하우스 매각에 속도가 붙어 3월 안에 끝날 가능성이 유력해지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닛케이에 따르면 도시바는 웨스팅하우스 매각으로 약 2조 원을 받게 돼 3월 말까지 자산가치를 흑자로 돌리며 반도체사업 매각 없이도 상장폐지를 피할 수 있게 된다.

베인캐피털 컨소시엄과 계약에 따르면 도시바는 3월까지 매각 승인을 받지 못할 때 기존 계약조건을 파기하고 다시 매각협상을 진행하거나 매각을 취소할 권리를 확보하고 있다.

도시바는 미국과 한국 등 7개 국가에서 반도체사업 매각을 승인받았지만 6개월 가까이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해 매각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표면적으로 SK하이닉스의 인수 참여가 반도체시장 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를 앞세우고 있는데 실제로는 해외 반도체기업을 견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3월 안에 도시바 반도체사업 매각을 승인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닛케이는 도시바 주요 주주들 사이에서 반도체사업 매각을 재검토하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어 반도체사업 매각을 밀어붙이던 도시바 경영진이 고민에 빠진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지분 확보로 반도체사업에서 협력방안을 찾을 가능성을 기대하며 중국 정부의 승인심사 결과에 여전히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시바 반도체 인수와 관련해 계속 보고를 받고 있다”며 “두고 봐야 할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반도체 인수를 처음 추진하던 약 1년 전과 지금 상황이 완전히 달라져 인수 참여를 고집할 이유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분야에서 기술력 확보와 시장 확대에 오랜 기간 고전해 왔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기술적 발전을 이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시장 점유율은 계속 5위권에 머무르다 지난해 4분기에 처음으로 3위까지 도약하며 삼성전자와 도시바의 점유율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도시바 반도체 매각 무산 가능성, SK하이닉스 경쟁력에 영향 없어
▲ SK하이닉스의 72단 3D낸드 기반 서버용 SSD.

도시바와 가장 긴밀한 협력이 예상됐던 서버용 SSD분야에서도 SK하이닉스는 자체적으로 핵심기술을 대부분 확보해 올해 하반기부터 공격적 시장 공략을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지분 인수에 활용하려던 약 4조 원의 자금을 자체 시설 투자에 들이는 것이 사업 확대에 더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충분한 현금을 바탕으로 낸드플래시분야에 적극적 시설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사업전망이 밝아 증설 규모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도시바의 자금 확보가 시급해 반도체사업을 매각해야 했던 이전과 상황이 달라져 매각가격을 높여 재협상하거나 반도체사업 별도 상장 등 다른 선택지를 고를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SK하이닉스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 참여 기회가 무산돼도 무리하게 다른 기회를 찾기보다 지금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는 사업전략을 유지해 지속적 성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업계의 한 관계자는 “도시바 반도체 매각이 진행되는 동안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기술력이 도시바를 뛰어넘었다”며 “인수 참여로 얻을 실익이 어차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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