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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젠, '유전자 가위'로 코스닥 이전상장 성공해 '제2의 신라젠' 되나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2-25 00: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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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 전문 바이오기업 툴젠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준비하면서 기업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툴젠의 코스닥 상장은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인데 상장에 성공하면 '신라젠'처럼 바이오기업 주식 열풍을 이끌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 툴젠, 코스닥 이전상장 준비하며 주가 폭등

25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에서 툴젠의 주가는 23일 종가 기준 14만9900원으로 시가총액은 9588억 원에 이른다.
 
툴젠, '유전자 가위'로 코스닥 이전상장 성공해 '제2의 신라젠' 되나
▲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

툴젠의 주가는 지난해 말 5만 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새해 들어 급등하기 시작했고 한 달 만에 주가가 3배가량 오르며 시가총액이 한때 1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툴젠의 기업가치가 올해 들어 급등한 이유는 툴젠이 코스닥 이전상장을 본격 준비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툴젠은 서울대 교수 출신인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이 1999년 설립한 유전자 가위 전문 바이오벤처기업이다. 2014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자르고 붙이는 기술로서 혈우병 등 각종 유전자 질환 치료제 개발이나 동식물 품종 개량에 쓰인다.

툴젠은 유전자 가위 원천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 JP모건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주최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정식으로 초청받아 참가했을 정도로 유전자 가위 관련해 글로벌에서 인정받고 있다.

툴젠은 유전자 가위 관련 연구개발과 임상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술특례로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5년과 2016년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첫 번째 도전에서는 2대주주의 지분율이 최대주주와 크지 않기에 경영권 분쟁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고 두 번째 도전에서는 유전자 가위 관련 특허권이 명확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이번에 코스닥 상장 성공을 위해 최근 상장 주관사도 하나금융투자에서 한국투자증권으로 교체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바이오기업 기업공개(IPO)이 많고 하나금융투자가 두 번째 상장무산 당시 거래소에 이의신청서를 내면서 갈등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 최근 이병화 엠지메드 전 대표를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이 부사장은 재무전문가로서 마크로젠 대표와 엠지메드 대표를 역임했다. 이 부사장은 2015년 엠지메드 대표를 맡을 당시 엠지메드를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성공적으로 이전상장한 경험이 있다.

◆ 툴젠, '신라젠 열풍' 재현할까

툴젠은 유전자 가위와 관련해 독보적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1세대 징크핑거, 2세대 탈렌, 3세대 크리스퍼로 발전해왔는데 이 유전자 가위 기술을 모두 개발해 상업화한 곳은 전 세계에서 툴젠이 유일하다.
 
툴젠, '유전자 가위'로 코스닥 이전상장 성공해 '제2의 신라젠' 되나
▲ 김종문 툴젠 대표.

툴젠의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원천특허는 한국과 호주에 등록이 됐으며 미국, 유럽, 일본을 비롯한 세계 10개국에 출원 중이다.

지난해 세계 1위 종자기업 몬산토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원천특허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글로벌 바이오업계에서 유전자 가위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툴젠이 코스닥에 상장에 성공하면 신라젠처럼 주가가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의 글로벌시장은 2016년부터 연평균 36.2% 성장해 2022년에는 2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툴젠 기업가치가 상승하느냐 하는 점을 가를 최대 변수는 3세대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 관련 특허분쟁이 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비용이 저렴하고 기술이 뛰어나기에 혁명을 불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현재 글로벌 특허분쟁을 겪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기술은 2012년 5월 UC버클리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연구팀이 미국에서 최초로 출원을 신청했는데 그해 12월 메사추세스공과대학(MIT) 연구팀이 소속된 브로드연구소도 미국 특허청에 특허를 냈다.

당시 미국은 특허출원을 먼저 한 사람의 특허를 인정하는 선 출원주의가 아니라 먼저 발명한 사람에 특허를 주는 선 발명주의를 채택하고 있었다.

UC버클리 교수팀의 이의 제기로 브로드연구소와 특허분쟁이 벌어졌는데 미국은 브로드연구소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유럽에서는 지난해 UC버클리 교수팀의 특허권을 폭넓게 인정했다.

툴젠은 2012년 10월 미국에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기술 관련 특허를 신청했고 현재 글로벌 특허분쟁을 주시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특허 분쟁 결과가 정리되면 UC버클리 교수팀, 브로드연구소에 특허와 관련해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툴젠은 한국과 호주에서 특허를 이미 취득했기에 이들과 대응할 수 있는 입지를 어느 정도 확보했다.

김종문 툴젠 대표는 브로드연구소가 툴젠과 소송 대신 특허 사용료를 배분하는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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