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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여성 고위직 발탁 확대, 유리천장 허물기 속도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8-02-20 16: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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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여성 고위직 발탁 확대, 유리천장 허물기 속도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9일 정부세종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유명희 통상정책실장에게 1급 승진 임용장을 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공공부문에서 여성의 고위직 발탁이 확대되는 등 유리천장을 허무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확대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여성들의 약진이 앞으로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말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종합계획’을 발표한 뒤 공공부문에서 여성 고위공무원과 임원을 임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 장관 집무실에서 유명희 통상정책실장에게 1급 승진 임용장을 줬다.

유명희 통상정책실장은 1948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전신인 상공부가 설립된 이래 70년 만에 처음으로 탄생한 여성 1급 고위공무원으로 1월29일 통상정책국장에서 실장으로 승진했다.

유 실장은 1967년생으로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진출해 통상업무를 주로 담당해 온 통상 전문가로 현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조달청은 1월 장경순 서울지방조달청장을 조달청 차장으로 승진해 임명했다. 조달청 차장은 조달청에서 유일한 1급 고위공무원 자리로 여성이 차장에 오른 것은 1948년 조달청이 만들어진 뒤 처음이다.

장 차장은 196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기술고시 22회로 조달청에서 공직을 시작해 조달청 최초 여성 과장, 국장, 지방청장 등을 지냈다.

정부부처뿐 아니라 공공기관도 여성의 임원 임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최근 인사에서 최양미 설비기술처장을 기술사업본부장으로 임명해 1983년 설립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임원을 배출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1월 장옥선 경영관리실장을 상임이사로 임용해 설립 56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임원이 나왔고 한국공항공사는 지난해 12월 이미애 운영지원실장을 본부장으로 승진시키면서 설립 37년 만에 첫 여성임원이 탄생했다.

정부부처나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이 여성 고위직을 임용하는 일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66번째 과제로 ‘실질적 성평등 사회실현’을 선정하고 여성 대표성을 확대를 세부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말 2022년까지 고위공무원단 여성비율을 10%, 공공기관 여성임원 비율을 20%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공공부문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5년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의 변화가 민간부문으로 퍼지기를 기대하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블라인드 채용, 지역균형발전 등 사회적 가치를 확대하는 데 공공기관 등 공공부문을 적극 활용하고 있고 있다.
 
공공부문 여성 고위직 발탁 확대, 유리천장 허물기 속도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2017년 11월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부문 여성대표성 확대를 위한 5년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인 ‘유리천장’ 문제는 현재 공공부문이 민간부문보다 뒤처져 있어 더욱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발표한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여성고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민간기업보다 여성 고용비율이 높지만 여성 관리자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여성 고용비율이 각각 38.3%와 37.7%로 조사돼 차이가 0.6%포인트에 그쳤지만 여성 관리자 비율은 각각 16.5%와 21.2%로 차이가 4.7%포인트나 났다.

공공부문이 여성 고위직 비율확대에 속도를 내겠지만 인재풀이 민간부문만큼 넓지 못한 만큼 여성 고위직 비중을 늘리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공부문은 민간기업처럼 외부에서 임원을 고위직으로 영입하는 사례가 드물고 조직 특성상 대부분 내부인사가 승진을 통해 고위직에 오른다.

공공부문이 여성의 고위직 확대와 관련해 정부의 목표치를 달성하는 데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조직문화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월 ‘2018 여성CEO 신년하례식 및 경영 컨퍼런스’에서 “중소벤처기업부에 와 고위공무원단에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여성 공무원들을 승진시키려고 봤더니 중간 과장급도 많지 않았다”며 “그만큼 유리천장이 강하게 있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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