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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 에이프로젠 우회상장으로 제2의 셀트리온 만들까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1-28 04: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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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시밀러 개발회사 에이프로젠이 코스피 상장사와 합병하는 방식의 우회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에이프로젠은 상장 이후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일본 바이오시밀러시장 선점을 노린다.

에이프로젠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구성과 회계 논란, 우회상장 등 셀트리온과 닮은 점이 많다.

◆ 김재섭, 에이프로젠 우회상장 준비

28일 에이프로젠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에이프로젠KIC와 합병하는 방법으로 코스피 우회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재섭, 에이프로젠 우회상장으로 제2의 셀트리온 만들까
▲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

에이프로젠과 에이프로젠KIC는 합병 시기나 방법, 형식 등과 관련해 논의를 이어가며 우회상장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에이프로젠KIC는 나라KIC라는 회사이름의 코스피 상장사였는데 가열로와 제철설비, 환경에너지 설비 등 플랜트 설비를 제작했다.

에이프로젠의 최대주주인 김재섭 에이프로젠 대표가 개인적으로 100% 지분을 보유한 지베이스는 지난해 11월 나라KIC를 인수했고 최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회사이름을 에이프로젠KIC으로 바꿨다.

에이프로젠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회사로 현재 8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레미케이드, 엔브렐, 허셉틴, 리툭산 등 유명 바이오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개발하고 있다.

특히 얀센의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 가장 빠르게 성과를 냈다. 에이프로젠은 지난해 9월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제품 ‘GS071’의 판매허가를 획득했다.

에이프로젠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판매허가 승인은 일본에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세 번째다. 셀트리온은 램시마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렌플렉시스로 판매허가를 받았다.

일본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시장 규모는 1조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에이프로젠이 개발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일본 판권과 글로벌 판권은 일본 니치이코제약이 보유하고 있다.

김재섭 대표는 이번에 에이프로젠 우회상장 뒤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해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들어가는 비용을 대려고 한다.

에이프로젠은 충청북도 오송에 2500억 원을 투입해 대규모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규모는 약 1만4천 평으로 공장이 완공될 경우 에이프로젠의 생산능력은 연간 2천만 병 수준으로 늘어난다.

김재섭 대표는 “상장을 통해 본연의 업무인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더욱 매진하겠다”며 “우량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주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 에이프로젠, 셀트리온과 닮은 꼴 화제

에이프로젠은 '제2의 셀트리온'이라는 말을 듣는다. 

회사 설립부터 해외투자 유치를 통한 성장과정, 회계 논란으로 상장 실패 이후 우회상장 추진, 제약사 인수 등 여러모로 셀트리온과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김재섭, 에이프로젠 우회상장으로 제2의 셀트리온 만들까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싱가포르 국부펀드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아 바이오시밀러사업의 기반을 닦았다.

셀트리온은 상장을 시도하다 회계 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자 결국 2008년 7월 코스닥 상장사 오알켐을 인수한 뒤 셀트리온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셀트리온을 우회 상장했다. 제약사인 한서제약도 인수해 셀트리온제약으로 바꿨다.

에이프로젠 또한 셀트리온과 비슷한 과정을 밟고 있다.

에이프로젠은 홍효정 박사가 2000년 설립한 바이오벤처였는데 김재섭 대표가 2006년 인수했다.

김재섭 대표는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출신으로 2000년 유전체 분석회사 제넥셀을 설립하고 2005년 코스닥 상장사 세인전자를 인수해 제넥셀세인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했다. 이후 에이프로젠을 인수했고 상장 제약사인 슈넬생명과학도 사들였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위기를 맞았다. 결국 제넥셀세인은 한국기술산업에 매각됐다. 슈넬생명과학도 매각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김 대표는 바이오시밀러에 주력하려고 했지만 개발과 생산에 투자할 자금 마련이 어려웠다. 김 대표는 투자자를 찾아 다녀야했다.

다행히 김 대표는 일본 복제약시장 점유율 1위 회사인 일본 니치이코제약로부터 4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받아 위기를 넘겼다.

그 뒤 바이오시밀러사업이 진전되자 김 대표는 에이프로젠을 코스닥에 직상장해 생산시설 확충과 연구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회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에이프로젠이 상장심사를 받는 동안 감사인이었던 안진회계법인이 갑자기 감사의견 ‘적정’의견을 취소하겠다고 입장을 번복했기 때문이다. 에이프로젠이 일본 니치이코제약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3종의 사업권 양도대금으로 받은 300억 원의 처리 문제를 놓고 이견이 있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그 뒤 다시 에이프로젠 상장을 시도했으나 에이프로젠의 회계 문제를 놓고 금융당국과 이견을 보이면서 상장이 불투명해졌다. 결국 나라KIC 인수를 통한 우회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김 대표는 셀트리온처럼 2016년 말 에이프로젠 계열사들의 회사이름을 변경해 그룹을 만들어 가고 있다.

슈넬생명과학은 에이프로젠제약으로, 게임사업을 하던 로코조이인터내셔널은 에이프로젠헬스케어앤게임즈(H&G)로, 에이프로젠 바이오시밀러 생산회사였던 ABA바이오로직스는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가 됐다.

이를 놓고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스킨큐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을 통해 ‘셀트리온그룹’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는 말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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