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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들 "시니어 재취업 갈수록 어렵다", '비즈니스피플'도 기회

오은하 기자 eunha@businesspost.co.kr 2018-01-19 14:4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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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인사가 집중되는 연말연시는 새 임원들이 대거 탄생한다. 뒤집어 말하면 많은 기존 임원들이 직장을 떠나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새 일자리를 찾아나서는 시니어들에게 시장은 절대 녹록치 않다. 채용시장에서 고급인력 공급은 기본적으로 초과상태다. 임원급 채용은 매우 적고 정보를 얻기도 어렵다. 시니어급 취업난은 어느 세대보다 심각하다.
 
19일 국내 유일의 고급 경력직 채용포털 '비즈니스피플'은 시니어들의 이직과 재취업을 두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했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의 고희승 전무(Industry&Service), 이용환 전무(Finance&Convergence), 최중호 전무(Finance&Network), 윤정혜 상무(Consumer&Intelligence)가 함께 했다.
 
헤드헌터들 "시니어 재취업 갈수록 어렵다", '비즈니스피플'도 기회
▲ 커리어케어 윤정혜 상무(왼쪽)와 최중호 전무.

- 은퇴한 임원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인데 최근 시니어 채용시장 상황은 어떤가.

윤정혜 "이직과 재취업을 원하는 시니어들로부터 이력서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시니어 채용을 의뢰하는 기업은 많지 않기 때문에 좋은 인재를 발견해도 맞는 자리를 추천하기 어렵다."

고희승 "연초가 되면 기업으로부터 임원 채용 의뢰가 쏟아지리라 생각하겠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임원 공석이 생겨도 대부분 대기업들은 내부에 충분히 인재들을 갖추고 있다. 신규사업이나 내부혁신 같은 매우 특별한 경우에만 외부에서 영입을 한다."

최중호 "대다수 시니어들은 연령 조건부터 맞지 않다. 기업이 원하는 임원급 연령대 상한선은 대개 40대 후반, 아주 높으면 50대 초반이다. 반면 퇴직한 시니어들은 50대 중후반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원하는 요건과 후보자가 매치되지 않는다."

윤정혜 " 4차산업혁명 붐이 일면서 신사업을 이끌 임원을 영입하려는 기업이 많아지긴 했지만 제시하는 연령대가 너무 낮다. 최근 30대 후반 임원급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적도 있다.

특히 여성의 경우 나이제한이 더욱 심해서 40대만 되어도 취업할 곳이 없다. 외국어 등 기업에서 원하는 일반적인 역량과 경험을 두루 갖췄어도 마찬가지다."

고희승 "때로는 직급이 낮아져도 상관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다. 경로문화가 뚜렷한 한국 사회에서 아래 직급에 연장자가 있는 것을 몹시 불편해하기 때문이다."

- 그렇다면 헤드헌팅 외에 시니어들의 이직과 재취업은 어떤 경로로 이루어지나.

고희승 "개인 네트워크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의 시니어들, 특히 좋은 '명함'을 들고 있던 사람들일수록 퇴직 뒤 외부 교류를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기존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유지해야 재취업에 유리하다.

대기업에서 정부기관 대상으로 일을 했던 A씨는 퇴직 이후 정부의 해외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당시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있던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유지하던 중 모집공고에 지원해보라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A씨에게 인맥이 없었다면 그런 자리가 있는 줄 몰랐을 것이고 사기업이 아닌 정부부처에 지원할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윤정혜 "대학 동문회도 좋은 교류의 장이 된다. 은퇴 뒤 다른 곳에 먼저 자리를 잡은 선배들이 이끌어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자신이 관심 있는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꾸준히 만나야 한다."

최중호 "그런 의미에서 같은 분야 종사자들과 인맥을 맺을 수 있는 '비즈니스피플'은 이용하기 좋은 서비스다. 누군가에게 신세를 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재취업 기회는 언제 어떤 길을 통해 찾아올지 모른다."

이용환 "개인 네트워크로는 한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지인의 지인'까지 네트워크 반경이 넓어져야 한다.

금융기업 B사의 본부장급 인재추천을 의뢰받은 적이 있다. 후보자에 오른 C씨는 꼭 맞는 역량과 경험을 갖췄지만 나이가 50대 중반이었다. B사가 원하는 연령 상한선이 51세였기 때문에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그런데 C씨의 지인이 B사에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서 C씨를 개인적으로 추천했고, 그 결과 C씨는 이직하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네트워크를 통한 취업은 뜻밖의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 네트워크를 통하는 것 외에 이직과 재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나.

최중호 "가장 흔한 방법은 채용포털에 이력서를 공개하는 것이다. 현재 구직중이라는 것을 온·오프라인 양면으로 꾸준히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윤정혜 "지금 시기에 퇴직하는 시니어들은 한 회사에 근속하던 사람들이 많다. 이직 경험이 없기 때문에 이력서 작성법도 잘 모른다. 직접 작성하기 어려우면 온라인 서비스를 이용해도 된다. 간단한 이력서 양식을 다운받을 수 있는 사이트가 많다.

이력을 프로필 형태로 작성해 놓으면 누구나 주소 한 줄로 접속해서 이력서를 볼 수 있는 '비즈니스피플'의 프로필 시스템도 활용도가 높다."

이용환 "은행이나 대기업에서는 은퇴한 임원 대상으로 전직프로그램(아웃플레이스먼트 서비스)을 운영하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면 좋은 취업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많으므로 비즈니스피플과 같이 임원급 채용정보를 별도로 모아 놓은 사이트를 수시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희승 "주요 경력 외에 다른 커리어가 의외로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유통업에 종사하던 D씨는 현재 정부기관 감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D씨는 총 30여 년의 경력을 쌓았는데 도중에 5년가량 감사 일을 한 적이 있었다.

이 부수적 경력이 퇴직 뒤 재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곤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전문분야가 아닌 경력도 이력서에 상세히 기재하고 관련된 기회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이용환 "신용카드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던 E씨 역시 중간에 기업의 사회공헌과 관련된 업무를 맡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은퇴 뒤 국제구호기구에 재취업했다. 기회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오는 법이다."
 
헤드헌터들 "시니어 재취업 갈수록 어렵다", '비즈니스피플'도 기회
▲ 커리어케어 이용환 전무(왼쪽)와 고희승 전무.

- 운좋게 이직이나 재취업 기회를 얻게 되더라도 예상하던 일이 아닐 경우엔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전문 헤드헌터로서 이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

최중호 "예상범위 밖에서 제안을 받은 경우에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 것이다.

하지만 임원들이 하는 일은 결국 네트워크를 통해 무언가를 생산하는 업무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니어급이라면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로 대부분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품어도 좋다.

따라서 제안이 오면 겁을 내지 말고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한다."

고희승 "하지만 모르는 분야에서 지나치게 좋은 조건으로 제안이 올 때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윤정혜 "'No Free Lunch'라는 말이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니 어렵게 온 기회를 놓칠까봐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준비만 잘 되어 있으면 기회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시니어들의 노력뿐 아니라 채용시장 자체의 변화와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할 것 같다.

윤정혜 "기업들은 연령 기준을 조금 높일 필요가 있다. 연령대를 50대 중반까지만 올려도 충분한 역량을 갖춘 후보자가 많다."

고희승 "현재 60대는 과거의 40대 중후반과 같다. 이들의 노동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경제 성장에 한계가 있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도 필요하다."

이용환 "이직·재취업을 원해도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막막해하는 시니어들이 많다. 컨설턴트와 상담, 이력서 작성과 리뷰, 면접교육 등 실질적 서비스를 제공해서 보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 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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