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인사들이 새해를 맞아 한자리에 모여 신년인사를 나눴다.
경제계 인사들은 최순실 국정농단 등으로 착 가라앉았던 지난해와 달리 서로 덕담을 주고 받으며 2018년 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이할 한국경제의 성장을 다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2홀에서 경제계, 정·관계, 노동계, 주한 외교사절 등 각계 주요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2018년 경제계 신년인사회’를 열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인사말에서 “지난해 이맘때 이 자리에 섰을 때 우리나라 경제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았고 제 마음도 밝지 않았지만 올해는 희망 섞인 마음가짐으로 여러분들과 새해 인사를 나눌 수 있어 더욱 반갑고 기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우리는 3%가 넘는 경제성장과 무역 1조 달러 달성 등 기대를 넘는 성과를 냈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시대도 곧 열리게 된다고 믿고 있다”며 “선진국 진입의 관문으로 불리는 이 고지를 우리가 불과 반세기 만에 올랐다는 것은 한국 경제의 자랑이자 커다란 성취”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경제가 앞으로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혁신뿐 아니라 생각과 행동, 기업운영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며 “혁신을 막아서는 대립을 끝내고 구성원들 사이의 신뢰와 소통을 통해 변화를 위한 단추들을 잘 꿰어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기업들이 많은 일을 새롭게 벌일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을 다시 설계해주면 좋겠다”며 “기업들은 공정하게 게임의 룰을 지키는 일, 성장의 과실을 협력사나 지역사회와 나누는 일, 기업 문화를 선진화하는 일 등을 통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더욱 솔선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개혁을 약속하는 동시에 일자리 창출, 일자리 질 향상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경제정책에서 경제인들의 적극적 동참을 요청했다.
이 총리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는 우리에게 또 다른 과제를 안겨 줄 것”이라며 “3만 달러 시대에도 혁신성장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하고 국민들이 소득 3만 달러시대를 함께 실감할 수 있도록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임금과 소득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지속성장을 위해 빅데이터 같은 필수적 인프라투자를 늘리고 인재를 양성하는 등 혁신성장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과감히 없애겠다”며 “수출선 다변화를 도울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도 착실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정규직 전환정책에 따라 기업의 경영부담이 늘어날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노동자의 저임금과 과로를 이대로 둘 수 없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며 “정부는 노사 양측의 현실을 충분히 감안해 노동정책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김주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노동계 대표로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처음으로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15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며 “노사 간 신뢰를 통해 원하청 간 공정거래문제, 소득의 분배문제 등을 해결하는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부 측에서 이 총리를 비롯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 등이 참석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정부부처 인사 가운데 가장 먼저 행사장을 찾아 많은 기업들과 사진을 찍고 덕담을 나누기도 했다.
경제계에서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구본준 LG그룹 부회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구자열 L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등이 참석했다.
정계에서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이, 주한 외교사절로는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 파비앙 페논 주한프랑스대사, 줄리아 클레어 주한아일랜드대사 등이 참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이번 신년인사회는 지난해보다 정부 측에서 주요 장관들이 많이 참석했고 노동계 대표도 참석했다
”며
“올해 참석 규모도
1300명으로 크게 확대됐다
”고 말했다
.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인사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2일 4대그룹 대표들을 초청해 신년인사회를 진행한 만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는 등 다른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이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1984년 전두환 대통령, 2007년 노무현 대통령,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4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 신년인사회는 국내 주요 기업인과 정부 각료, 국회의원 및 주한 외교사절, 사회단체·학계·언론계 대표 등이 대거 참석하는 경제계 최대 규모 행사로 대한상의는 1962년부터 행사를 주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