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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금호타이어 구조조정과 매각 동시에 추진하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8-01-03 16: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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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을 담당할 태스크포스팀에 인수합병 조직을 포함했다.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과 매각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금호타이어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금호타이어의 기존 구조조정 부서에 인수합병팀과 대외협력팀을 묶은 태스크포스팀을 꾸렸다.
 
KDB산업은행, 금호타이어 구조조정과 매각 동시에 추진하나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팀이 금호타이어의 기업정상화 방안을 검토한다”며 “인수합병팀을 포함한 것은 기회가 오면 금호타이어를 매각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조치”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가 1조9천억 원 규모의 채권을 갚아야 하는 28일 전에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경영권 매각도 함께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채권금융기관들과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면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 왔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는 특정 대상에게 신주 인수권을 주는 유상증자를 말한다. 구조조정기업을 인수한 회사가 신주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면서 자금을 바로 지원하는 데도 쓰인다. 

SK그룹이 지난해 말 매각주간사 등을 통해 금호타이어를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할 뜻을 비공식적으로 내보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실효성있는 제안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고 SK그룹도 인수 시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인수조건 등에 합의점을 찾는다면 SK그룹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2018년 신년사에서 “업의 혁신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인수합병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금호타이어 인수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산업은행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이르게 매각할 경우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짊어질 상당한 자금부담을 어느 정도 덜어낼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9월 기준 차입금 2조8176억 원 가운데 1조5660억 원(55.5%)을 1년 안에 갚아야 한다.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902억 원에 머물러 신규자금 지원이 불가피해 보인다.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방안으로 채권단 자율협약이 선택되면 산업은행이 채권금융기관 전원의 합의를 이끌어 내야 신규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채권금융기관들은 신규자금 지원을 꺼리고 있다는 말이 나돈다. 채권단은 2010년 이후 3조9천억 원을 빌려줬지만 금호타이어의 최근 경영상황이 상당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3분기에 영업손실 509억 원을 봤다. 유동성이 바닥나 12월 급여와 4분기 제수당(기본급 외에 정기나 수시로 주는 임금) 지급을 미루기도 했다.  

금호타이어의 구조조정 방안으로 사전회생계획제도(P플랜)이 선택되더라도 산업은행 6천억 원, 우리은행 4천억 원 등 채권단이 추가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 규모만 1조 원을 넘어선다. 

다만 산업은행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금호타이어를 매각할 경우 채권단의 감자나 출자전환 등이 병행될 가능성이 부담으로 남아있다. 

타이어 판매 가격의 상승률이 올해도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금호타이어가 경영악화를 빠르게 극복하기 어려워 보이는 점도 이른 매각의 걸림돌로 꼽힌다.

금호타이어 주가는 3일 전날보다 850원(19.02%) 오른 53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기대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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