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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유럽에 원전 수출해 '탈원전 우려' 씻어낼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7-11-27 15: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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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원전 세일즈에 나선다. 국내에서 탈원전을 주축으로 한 에너지전환정책을 놓고 업계의 불만이 작지 않은데 이를 달래줄 성과를 얻고 돌아올지 주목된다.

백 장관은 26일부터 12월2일까지 5박7일 동안 원전 수출 지원을 위해 영국 프랑스 체코를 방문하고 있다. 백 장관은 각국 고위 인사를 만나 원전 수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과 이관섭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동행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72086'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백운규</a>, 유럽에 원전 수출해 '탈원전 우려' 씻어낼까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백 장관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유럽 출장을 예고하며 “원전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원전 수출 가능성이 있는 영국과 체코의 원전 세일즈 활동에 기대를 나타냈다.

정부는 10월 신규원전건설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발표했다. 원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대신에 관련 산업의 위축을 막기 위해 원전 도입국과 정상회담, 장관급 양자회담 등을 추진한다는 지원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여전히 정부의 원전 수출 의지를 의심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국내에서 탈원전 정책을 펼치면서 해외로 원전을 수출하려는 데 회의감을 품는 의견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주무부처 장관인 백 장관의 어깨는 무겁다. 더욱이 10월 국정감사 때 백 장관은 경주에서 열린 세계원전사업자 총회에 불참해 원전 세일즈 기회를 잃어버렸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를 만회하고 탈원전정책을 향한 우려를 씻어내려면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이번 순방에 원전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백 장관은 원전 수출 지원이라는 목적에 맞도록 출장을 원전 관련 일정으로 빼곡히 채웠다. 장관급 회담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원전 수출 논의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백 장관은 27일 그렉 클라크 영국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을 만나 원전 건설·해체 등 원전분야 협력 방안과 무어사이드 원전사업에 참여 방안을 논의한다. 무어사이드 원전은 영국이 새로 추진하는 원전으로 사업규모가 무려 21조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백 장관은 앞서 간담회에서 영국 원전 수출 전망과 관련해 “느낌이 좋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한국전력은 무어사이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누젠 컨소시움의 도시바 지분 60%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 번째 원전 수출 사례가 된다.

다만 원전 수출만 바라보고 무작정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UAE는 EPC(설계·조달·시공)방식이라 리스크 예측이 가능했으나 영국 원전은 IPP(민자발전)방식이라 영업이익률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백 장관은 이번 방문에서 한전의 지분 참여를 위한 규제와 금융 지원 등을 논의하고 영국 원전 수출의 손익계산을 구체적으로 따져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28~29일에는 니콜라스 윌로 프랑스 에너지환경부 장관과 만난다. 프랑스는 58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있어 유럽에서 원전 발전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다. 그러나 전임 정부에서 원전 비중을 현재 75%에서 2025년까지 50%로 줄이기로 하고 원전 감축을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 윌로 장관은 온실가스 배출 등 현실성을 고려해 원전감축 속도를 늦출 것을 시사했다. 백 장관은 프랑스의 에너지전환 정책 사례를 참고하면서 윌로 장관과 신재생에너지와 원전해체 등의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백 장관은 체코에서 안드레이 바비쉬 총리 내정자와 블리첵 산업통상부 장관, 호르슈카 상원부의장, 부블란 상원외교위원장 등을 만나 체코 원전사업 참여기회를 찾는다.

체코는 영국과 함께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나라다. 체코는 약 35%의 원전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46~58%로 늘리기로 하고 현재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에 신규 원전 입찰제안서를 발급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전망이다.

체코는 한국 원전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10월 얀 슈틀러 체코 정부 원전특사와 페트르 크르스 체코 원자력안전위원회 부위원장, 밀란 슈테흐 체코 상원의장이 방한해 고리원전 등을 둘러보고 국내 기술과 안전성을 높이 평가했다. 또 한수원이 UAE에 수출한 원전인 APR-1400을 유럽 기준에 맞게 설계한 EU-ARP에도 관심을 나타냈다.

우리 정부도 화답했다. 박원주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이 7일 파리에서 열린 국제에너지기구(IEA) 각료 이사회에서 코바쵸프스카 체코 산업통상부 차관과 만나 원전 수출 의지를 전달하고 원전 건설이 단순 시공협력뿐 아니라 인적교류와 기술협력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했다.

30일에는 한수원이 주최하는 ‘한국 원전의 밤’ 행사가 프라하에서 열린다. 백 장관은 체코 원전 관계자를 대상으로 국내 원전 기술의 우수성 등 한국 원전 경쟁력을 강조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행사에는 민간기업인 두산중공업의 나기용 부사장도 참석한다.

백 장관의 유럽 3개국 순방은 원전분야에만 집중되지 않는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유렵연합 주요 투자자들을 초청해 회담을 개최하고 한국 투자 활성화에 나선다.

또 영국에서 진출 기업 간담회를 열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들을 예정이다. 프랑스에서는 부르노 르메흐 경제재정부 장관과 제2차 한불 경제장관급대화를 나눈다. 제4차 한불 신산업기술협력포럼에도 참석해 양국간 기술교류 협력을 돕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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