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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비싼 디저트에 열광할까

김수진 기자 9kimsujin020@businesspost.co.kr 2014-11-12 20: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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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왜 비싼 디저트에 열광할까  
▲ 나를 위한 작은 사치를 위해 젊은층들이 비싼 디저트에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밥 먹고 뭐 먹을까?” 식사 후 디저트를 먹는 문화는 이제 일상이 됐다.

대한민국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점심 메뉴 1위는 ‘김밥 등 분식’이다. 평균 점심값은 6247원이었다. 직장인들은 점심메뉴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가격을 가장 많이 고려했다.

그렇다면 인기 디저트의 가격은 어느 정도일까?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입점한 몽슈슈의 롤케익 ‘도지마롤’은 하루 평균 900여 개가 팔린다. 개당 380g인 도지마롤의 가격은 1만8천 원이다. 직장인 평균 점심값의 3배다.

몽슈슈는 최근 도지마롤의 뜨거운 인기에 판매수량을 하루 500 개에서 1천 개로 늘렸다. 사람들은 왜 디저트에 열광하고, 왜 디저트에 아낌없이 돈을 쓸까?

◆ 나를 위한 작은 사치

디저트 열풍의 이유에 대해 유통업계는 한마디로 ‘나를 위한 작은 사치’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나를 위한 작은 사치는 ‘나를 위한’ 소비와 불황 속 소비욕구를 발산하는 ‘작은 사치’로 나눠 볼 수 있다.
최근 ‘포미(Forme)족’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포미족은 건강(For health), 싱글(One), 여가(Recreation), 편의 (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알파벳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포미족은 평소에 평범하게 소비하다가 가치를 두는 분야에서 과감하게 소비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최근 고가의 명품이나 가전제품보다 편하게 먹고 즐길 수 있는 식품에 대해 관대한 포미족이 늘어났다.

유통업계는 포미족을 잡기 위해 고급 1인용 식음료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백화점계는 해외 고급 디저트 브랜드를 유치하면서 디저트 문화를 중요시하는 포미족을 잡으려 온 힘을 쏟고 있다.

밥보다 비싼 디저트에 망설임 없이 돈을 쓰는 현상은 작은 사치, 스몰 럭셔리(Small Luxury)로 설명된다.
스몰 럭셔리는 고가의 명품의류나 자동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품군의 제품 가운데 최고급을 소비함으로써 만족을 느끼는 소비경향이다.

대표적 사례로 경기가 어려울 때 명품의류에 비해 저렴한 립스틱을 통해 사치를 누리는 ‘립스틱 효과’가 있다.

한 백화점계 바이어는 “고급 케이크나 아이스크림은 밥값보다 비싸지만 명품가방이나 옷보다 매우 저렴하다"며 "고급 디저트를 먹으면서 만족을 얻으려는 심리가 디저트의 인기 배경"이라고 말했다.

◆ 누가 그 비싼 디저트를 살까

스몰 럭셔리의 주요 소비자는 누구일까?

유통업계는 주로 30대 이상으로 가처분소득이 많은 싱글족과 소위 ‘397세대’(30대·90년대 학번·70년대생)들이 스몰 럭셔리 소비의 주축인 것으로 파악한다.

현대백화점 공산품팀 관계자는 "디저트 고객의 40%가 30대"라며 "이들은 어학연수와 유학 등을 통해 외국에서 디저트를 먹은 경험이 많은 세대"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손영식 상품본부장은 “30대 이상 가운데 미혼이거나 결혼을 했더라도 아이가 없는 2인 가구일수록 스몰 럭셔리 구매 성향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가구 구성원 수별로 전체 수입에서 가처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조사한 결과 1인 가구의 경우 수입 가운데 가처분소득 비중이 32.9%에 이르렀다. 이는 3~4인 가구(가처분소득 비중 17.2%)보다 소비 여력이 두 배 가까이 큰 것이다.

곧 100만 원을 벌면 3~4인 가구는 17만2천 원 정도를 소비에 지출하지만, 싱글족은 33만 원이나 쓰는 것이다.

게다가 단맛의 디저트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심리가 더해졌다.

백화점 식품관 관계자는 “프리미엄 디저트 소비자들이 기껏 돈 벌어 이런 즐거움도 누리지 못한다면 뭐 하러 일을 하지 라는 생각으로 고가 디저트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왜 비싼 디저트에 열광할까  
▲ 갤러리아 백화점 수원점 식품관 고메이494가 지난해 12월 새롭게 열었다.

◆ 디저트, 혼자서도 저렴하게 즐기고 싶다


디저트 열풍은 호텔이나 백화점뿐 아니라 편의점과 마트에도 불고 있다.

고급 디저트를 사면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수록 저렴한 가격의 디저트를 혼자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러한 디저트 수요에 편의점은 다양한 디저트를 내놓고 있다. 이제 편의점은 케이크, 푸딩, 빙수, 버블티, 군고구마까지 구비하고 있다.

씨제이(CJ)제일제당은 편의점에서 혼자 디저트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지난해 말 ‘쁘티첼 스윗 푸딩’을 출시했다.

이 푸딩은 출시 직후인 지난해 10월 월 6억 원에서 올해 3월 28억 원으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쁘티첼 브랜드 마케팅 부문 관계자는 “주말에 카페에서 친구들과 디저트 즐기던 사람들이 주중에 편의점에 들러 집에서 혼자서도 디저트를 즐기는 식으로 시장이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디저트 열풍은 마트 가공음료 매출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특히 초콜릿 드링크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초코우유 시장 점유율 1위인 매일유업의 ‘허쉬초콜릿드링크’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64.7% 증가했다.

남양유업의 ‘초코에몽’도 같은 기간 판매가 지난해보다 45% 증가했으며, 동원F&B의 ‘네스퀵 초콜릿드링크’도 매출이 17.6% 증가해 100억 원을 돌파했다.

유통업계는 초콜릿 드링크 제품의 인기가 최근 디저트 열풍과 맞물리면서 수요층이 어린이층에서 성인층까지 확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공업체들은 디저트 가공유를 출시하며 가공우유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푸르밀은 지난달 ‘카페베네 딸기크림치즈 라떼’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카페베네의 ‘딸기 크림치즈 프라페노’를 가공유 형태로 제품화한 것이다.

푸르밀 관계자는 “디저트 열풍 따라 편의점에서도 디저트 음료를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카페베네 딸기크림치즈 라떼를 출시하게 됐다”며 “전 연령층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의 많은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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