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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재팬디스플레이도 눈독,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불안'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1-14 12: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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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재팬디스플레이가 경영난으로 외부자금 수혈에 나서자 대만 홍하이그룹과 중국 BOE가 투자와 인수합병 등 구체적 지원방안을 검토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디스플레이시장에서 ‘다크호스’로 꼽히는 중화권 패널업체들이 재팬디스플레이와 연합군을 맺어 기술력도 확보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중국 재팬디스플레이도 눈독,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불안'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왼쪽)과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올해 전 세계 패널시장에서 BOE의 급성장과 샤프의 부활이 가장 돋보이는 변화로 꼽힌다”며 “디스플레이업계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BOE는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형 LCD공장 여러 곳을 지은 뒤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을 시작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부터 LG디스플레이를 뛰어넘고 전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패널시장에서 올해까지 출하면적 기준으로 9년 연속 1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되는데 처음으로 중국업체에 왕좌를 내주게 되는 셈이다.

샤프는 홍하이그룹에 인수된 뒤 적극적 투자지원을 받아 올해 LCD 생산량과 자체 브랜드 TV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미국에도 최대 10조 원을 들이는 패널공장 설립을 앞두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화권 업체들의 급성장에 대응해 타격을 방어할 수 있는 차별화전략을 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신기술인 올레드패널을 주력상품으로 앞세우거나 디스플레이 기술격차를 벌려 점유율을 잃더라도 최대한 수익성을 지키는 전략이다.

하지만 중화권업체들이 물량공세뿐 아니라 기술확보에도 활발히 나서면서 새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연구원은 “BOE는 적극적 투자와 기술혁신을 모두 추진하며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로 급부상했다”며 “이미 8K급 고화질 패널기술 등은 한국업체들을 앞섰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일본 재팬디스플레이에 BOE와 홍하이그룹이 모두 ‘러브콜’을 보낸 것도 이런 배경으로 해석된다.

BOE는 최근 닛케이아시안리뷰와 인터뷰에서 재팬디스플레이와 J올레드에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완전히 인수합병하는 방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재팬디스플레이와 자회사인 J올레드는 일본정부 주도로 소니와 파나소닉 등 업체의 디스플레이사업부를 통합해 설립된 국영기업인데 최근 주요고객사인 애플에 공급이 줄어 경영난이 심각해졌다.

재팬디스플레이가 일본정부의 추가 자금지원을 받는 데 실패한 뒤 외부 자본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디스플레이 기술확보를 노리는 BOE가 재빨리 발을 담근 셈이다.

이 연구원은 “홍하이그룹도 BOE와 함께 재팬디스플레이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내놓았다”며 “한국이 쥐고 있던 디스플레이시장 주도권이 중화권기업에 넘어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재팬디스플레이는 과거 세계시장에서 위세를 떨치던 일본 디스플레이기업들의 기술을 집약하고 있다. 중국업체와 손을 잡아 투자여력까지 확보하면 막강한 연합군을 구축할 수 있다.

BOE는 니혼게이자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사업에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격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한국 디스플레이업계를 직접 겨냥한 발언도 내놓았다.
 
중국 재팬디스플레이도 눈독,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불안'
▲ 중국 BOE의 중소형 올레드패널과 대만 홍하이그룹이 인수한 샤프의 8K TV패널.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에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유지하며 실적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중소형 올레드사업 진출이 LCD 부진을 만회할 중요한 탈출구로 꼽힌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BOE가 강력한 도전자로, 샤프가 이전부터 경쟁자로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높은 고화질 대형 LCD패널도 주도권이 빠르게 넘어가고 있다. 단기적으로 실적부진의 골이 더욱 깊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샤프의 8K급 고화질패널 시장확대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사업마저 위협할 수 있는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며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BOE와 홍하이그룹은 이미 재팬디스플레이 인수를 놓고 경쟁을 벌일 정도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인수에 성공하는 업체가 올레드패널분야에서 신흥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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