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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 주주달래기 애가 탄다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4-11-11 12: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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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한전부지 인수 이후 추락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이라는 카드도 꺼내 들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670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 현대차가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2005년 1100만주(6239억 원)를 매입한 이후 9년 만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주주달래기 애가 탄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 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부양을 위해 배당확대 카드를 썼으나 시장에서 별다른 반응이 나타나지 않자 자사주 매입 카드까지 투입해 주가 방어에 온힘을 쏟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11일 모두 6699억 원 상당의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회사별로 현대차가 4490억 원, 기아차가 2209억 원씩 자사주를 사들인다.

현대차는 보통주 220만2764 주(지분율 약 1%)와 우선주 65만2019 주(약 1%)를, 기아차는 보통주 405만3633 주(약 1%)를 매입한다. 현대기아차 모두 장내매수 방식으로 오는 12일부터 내년 2월11일까지 매입하기로 했다.

취득예정금액은 지난 10일 종가를 기준으로 추산한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보통주는 16만6500 원, 우선주 12만5500 원, 2우선주 12만7500 원, 3우선주 11만4500 원이다. 기아차의 경우 보통주 5만4500 원이다.

이번 자사주 매입 계획이 이행되면 현대차의 자사주 보유비율은 보통주 5.99%, 우선주 5.52%로 높아진다. 기아차는 보통주 1.09%로 늘어난다.

현대차는 자사주 매입이 “주가 안정화를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또 “지속적 기술혁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을 통해 회사의 본질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주주가치를 근본적으로 향상시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9월18일 한국전력 본사부지를 시장예상가의 두 배가 넘는 10조5500억 원에 인수하면서 고가매입 논란에 휘말렸다. 그 뒤 한전부지 인수에 참여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3사 주가는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달 실적발표회에서 배당확대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하락을 막으려고 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23일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내년에 주주 친화적 정책을 위해 배당을 큰 폭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중간배당 실시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도 지난달 24일 3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앞으로 배당성향을 지속적으로 상향조정하고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중간배당 등도 고려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차 주가는 배당 카드 이후 반등하는가 싶었으나 곧이어 엔화약세가 부각되면서 다시 떨어졌다. 그 결과 SK하이닉스에 일시적으로 시가총액 2위 자리도 내주는 수모도 겪었다.

이번에 현대차와 기아차가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자 두 회사의 주가는 반등했다. 현대차는 이날 전일보다 5.71% 오른 17만6천 원에 장을 마쳤다. 기아차도 전일보다 2.02% 오른 5만5600원을 기록했다.

현대차 주가는 한전부지를 낙찰 받기 전날인 지난 9월17일 21만8천 원에서 이달 10일 16만650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기아차 주가는 5만9천 원에서 5만4500원, 현대모비스 주가는 27만9천 원에서 23만8천 원으로 내려앉았다.

이 기간 세 계열사 시가총액은 모두 17조 원 이상 증발했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배당확대 계획도 발표하지 않았고 이번 자사주 매입에도 동참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가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배당확대는 물론 자사주 매입 등 현대기아차와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확실하게 주주친화적 정책을 보여주려면 단순히 자사주 매입에 그칠 게 아니라 소각까지 해야 하고 확실한 배당정책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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