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가 상장된 뒤 삼성전자와 합병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지분을 활용해 삼성그룹을 지배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삼성 SDS는 오는 14일 상장된다.

전병기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10일 “삼성SDS 상장은 결국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연관된 문제”라고 진단했다.

전 연구원은 보험업법 개정으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이 경우 삼성전자 지분을 삼성SDS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뒤 삼성전자와 상호출자 금지라는 문제가 발생해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 가능성도 있다고 점쳤다.

그는 “관건은 결국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라며 “장외시장에서 형성돼 있는 삼성SDS의 주가는 회사 고유의 자산가치 및 수익가치를 넘어서는 프리미엄이 붙어있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그 프리미엄이라는 것은 향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서 삼성SDS가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라고 덧붙였다.

 ◆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하는 삼성생명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7.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하지만 보험업법이 개정되면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을 팔아야 한다.

전 연구원은 삼성SDS가 이 지분을 살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삼성그룹을 소유할 수 있는 중요한 지분이기 때문에 시장에 내다팔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연구원은 “삼성SDS의 6월말 기준 부채비율이 37.7%로 재무적으로 안정적”이라며 “향후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차입 등을 통해 마련한 현금으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보험업법 106조는 보험사가 일반계정에 속하는 자산을 운용할 때 대주주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회사(특수관계인)가 발행한 채권과 주식소유의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60% 또는 총자산의 3%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는 이유는 보험업감독규정 제5-10조 ‘부동산과 신용공여, 대출과 달리 주식 또는 채권의 소유금액을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계산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보험업법 개정안이 지난 4월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대표 발의로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있다. 이 개정안은 취득원가가 아닌 공정가치(시장가격)를 기준으로 계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경우 삼성생명은 한도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 상호출자 금지 해결하기 위해 합병가능성 제기

다만 삼성SDS의 최대주주가 삼성전자인 상황에서 삼성SDS가 삼성전자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상호출자 금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전 연구원은 “삼성SDS가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한 이후 삼성전자와 합병하는 과정을 통해 상호출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이재용 부회장은 상호출자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삼성SDS 지분을 활용해 삼성전자의 지분율도 올릴 수 있게 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의 주가가 상승하고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할 경우 합병비율이 유리하다.

전 연구원은 “두 회사의 주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합병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현재의 0.57%에서 2%로 높아지는 등 대주주일가는 합병회사 지분의 7% 수준을 소유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