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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공격적 투자, SK하이닉스는 부담 커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11-07 14: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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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에 모두 공격적 생산투자를 벌여 경쟁업체와 점유율 격차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반도체기업들의 진출을 막기 위한 시장지배력 강화가 삼성전자에 중요해지고 있는데다 낸드플래시 경쟁기업들의 사업확대 의지도 꺾을 수 있는 효과적 대응방법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공격적 투자, SK하이닉스는 부담 커져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사장.

SK하이닉스 등 삼성전자보다 경쟁력이 뒤처지는 기업들이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글로벌 D램시장은 구조적 외형성장기에 들어서며 변동성도 이전보다 줄었다”며 “반도체기업들이 점유율 균형을 유지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D램 시장점유율을 수년째 5:3:2 정도 비중으로 유지하며 과점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램 호황기가 장기화하며 모든 기업들이 강력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점유율 확대를 노려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며 업황악화 가능성을 키울 이유가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정부의 지원을 받아 막대한 규모의 생산투자를 벌여온 중화권 반도체기업들이 이르면 내년부터 D램 시장진출을 예고하며 판도에 변화가 생겨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압도적 투자여력을 기반으로 중국업체 진출의 대응책으로 내년부터 D램 생산투자를 대폭 늘리며 공격적 물량공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대규모 D램 투자로 업황악화를 이끌면 중국의 시장진입이 어려워질 수 있어 장기적 전략에서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낸드플래시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예상된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많아 삼성전자 등 반도체기업이 더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앞두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이어 도시바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일제히 낸드플래시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내년부터 낸드플래시 공급과잉으로 가격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원가를 절감하는 3D낸드 생산비중 확대와 양산 안정화에 일찍부터 성공한 만큼 경쟁기업보다 압도적 기술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경쟁 반도체기업들이 3D낸드 투자확대로 격차를 좁히려 시도하기 전에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크게 늘리며 사업확대 의지를 꺾으려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낸드플래시 공급과잉이 심각해질수록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익성도 악화하겠지만 D램에서 충분히 강력한 성장동력을 확보한 데다 수익성 방어능력도 삼성전자가 가장 앞서있기 때문이다.

반면 도시바와 마이크론 등 자금여력이 부족한 기업들은 낸드플래시 사업확대 초반부터 업황악화로 실적에 막대한 타격을 받을 경우 경영난에 휩싸여 추가 투자확대에 나서기 어려워진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중반에 D램 출하량을 1년 만에 2배로 늘리는 등 공격적 투자에 나서며 ‘경쟁업체 죽이기’에 나섰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공격적 투자, SK하이닉스는 부담 커져
▲ 삼성전자가 대규모 시설투자를 계획중인 평택 반도체공장 부지.

당시 삼성전자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반도체업계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해 D램 업황반등을 늦추며 경쟁업체와 점유율 격차를 확대하겠다는 정책”이라고 설명해 사실상 이를 인정했다.

이 결과 하이닉스와 독일 키몬다, 일본 엘피다와 마이크론 등 점유율 하위기업들이 일제히 대규모 적자를 보며 구조조정에 나서 지금과 같은 3강체제로 D램시장이 재편되는 결과를 낳았다.

중국업체들의 D램 진출의지를 꺾고 점유율 하위권에 있는 낸드플래시 경쟁업체의 구조조정도 앞당기기 위해 삼성전자가 과거와 같은 전략에 시동을 걸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공격적 투자가 현실로 나타날 경우 SK하이닉스의 수익성에도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시장 점유율을 대폭 올리는 전략이 이득을 줄지, 부담을 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며 “메모리시장 지배력 확대를 넘어 반도체사업에서 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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