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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석은 넥센 히어로즈의 흑자역사 쓸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11-07 20: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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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석은 넥센 히어로즈의 흑자역사 쓸까  
▲ 이장석 넥센히어로즈 구단주가 한국시리즈 진출이 결정되자 선수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구단주는 프로야구에 몸을 담으면서 2014년에 우승권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 구단주의 그 말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우승을 다투고 있다.

이 구단주에게 더 큰 목표가 남아있다. 흑자를 내는 일이다. 넥센 히어로즈가 올해 우승한다면 그 목표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된다.

넥센 히어로즈는 창단 6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2년 전까지만 해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는 약팀이었다. 자금난으로 구단운영이 안 돼 선수를 판 돈으로 연명해 왔다.

그러나 지금 넥센 히어로즈는 완전히 달라졌다. 한국시리즈의 주역이 됐다. 아무도 넥센히어로즈를 약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를 지목해 “프런트가 작지만 유연하고 강하다”고 높이 평가했다. 넥센 히어로즈의 오늘을 만든 동력이 프런트의 힘이라는 말이다. 그 프런트의 중심에 물론 이장석 구단주가 있다.

이 구단주는 2009년 한국야구위원회에 가입금을 완납하고 정회원 자격을 얻은 뒤 “계획대로라면 2014년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주요 선수들을 팔아 간신히 가입금을 낸 상황에서 한 말이었다. 그래서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러나 불가능해 보였던 도전을 이뤄냈다.

이 구단주에게 더 큰 목표를 품고 있다.

넥슨 히어로즈를 흑자로 돌려세워 프로야구단 최초로 자립형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롯데자이언츠와 두산베어스 등 일부 구단이 흑자를 내고 있지만 대부분 모기업의 광고지원 덕분이다.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흑자를 내는 프로야구구단은 사실상 없다.

이 구단주는 창단 10년째인 2016년 흑자를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한국시리즈 진출로 이미 구단의 가치를 올려놓았다. 만약 넥센이 우승을 거머쥐면 구단의 가치는 더욱 뛸 것이다.

이 구단주가 넥센 히어로즈를 흑자구단으로 만든다면 한국의 프로스포츠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이장석은 넥센 히어로즈의 흑자역사 쓸까  
▲ 이장석 넥센히어로즈 구단주

◆ 야구계의 이단아가 걸어온 길


이 구단주는 2008년 혜성같이 프로야구계 등장했다. 현대가 손을 뗀 유니콘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스폰서십을 유치해 야구단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했다. 대기업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전례없는 시도였다.

말도 안 되는 논의라며 폐기될 수 있는 제안이었다.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유니콘스가 사라져 7개 구단 체제가 될 위기를 막아야 했다. 당시 대기업 KT와 농협, STX는 유니콘스 인수를 거부했다.

야구위원회는 가입비 120억 원을 분납하고 서울 연고권을 주는 등 파격적 조건에 이 구단주의 야구계 입성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 구단주는 쉽지 않은 길을 걸어야 했다.

우리담배와 매년 100억 원씩 3년 동안 300억 원의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우리담배는 석달 만에 경영난을 이유로 스폰서 지원금을 연체했다. 이 구단주는 KBO에 납입하기로 한 1차 가입금 24억 원을 내지 못했다.

이 구단주를 향해 악평이 쏟아졌다. 구단을 운영할 능력도 없으면서 야구단을 인수해 스폰서비만 받고 튀려한다며 ‘사기꾼’이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우리담배는 스폰서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이 구단주는 버텼다. 개인 돈도 100억 원 가량 구단 운영비로 넣었다. 이 구단주는 거액의 스폰서 대신 소액의 스폰서를 여럿 유치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히어로즈는 지금도 다른 구단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스폰서를 거느리고 있다.

이 구단주는 야구위원회에 내야 하는 가입비 미납액 60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선수를 파는 길을 선택했다. 에이스 장원삼, 중심타자 이택근, 10승 투수 이현승을 다른 팀에 보내고 현금 60억 원을 맞췄다.

선수를 팔아 구단을 운영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 구단주는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을 선수들을 생각하면 팬으로서 마음이 아프고 화도 난다”면서도 “그러나 경영자로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 결과 히어로즈구단은 해체되지 않고 프로야구단으로 남을 수 있었다.

이 구단주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재정난이 아니라 야구계의 편견”이라고 말했다. 다들 이 구단주를 사기꾼 취급하며 야구단에서 떠나기만을 바랐다는 것이다. 이 구단주는 “우호적으로 손 내미는 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며 “2012년까지 5년 동안 감옥에 사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구단주는 2010년 타이어기업인 넥센과 30억 원에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가입비도 모두 냈으니 운영비만 필요한 터라 어깨도 한결 가벼워졌다. 넥센은 2011년 히어로즈가 최하위에 머물렀는데도 재계약을 했다.

이 구단주는 넥센 히어로즈가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지난해에도 넥센과 또 계약을 했다. 넥센 히어로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메인스폰서 계약금액이 크게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이전보다 소폭 오른 40억~50억 원 수준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단주는 “지금 스폰서를 교체하면 은혜를 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독립경영의 꿈, 한발씩 앞으로

이 구단주는 지난해 넥센 외에 80여 기업과 광고후원 계약을 맺었다. 금액으로 보면 122억 원 규모다. LG 트윈스의 112억 원보다 많다. 대기업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경영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구단주는 “한국 프로야구는 자생력이 없어 대기업이 보조해 줘야 하는 구조”라며 “(대기업 지원없이) 콘텐츠로만 수익을 내는 프로야구산업의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이 구단주는 “이왕이면 개인구단주가 갖고 있는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처럼 구단이 수익을 내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광고를 포함해 관중수익, 마케팅, 상품판매 등 다양한 수익원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 구단주는 관중수익에 주목한다. 이 구단주는 매출의 절반이 입장료 수입인 메이저리그의 경우를 들어 우리나라도 입장료를 현실적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도 넥센히어로즈는 관중 1인당 수익인 단가가 1만2232 원으로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다. 이를 더 올려야 구단이 재정적으로 홀로서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구단주의 목표는 매출에서 일반스폰서 비중을 30%, 관중수익 비중을 40%로 늘리는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관중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넥센 히어로즈의 성적이 올라가고 팀 이미지도 좋아지면서 관중은 매년 늘고 있다.

국내 최초 돔구장인 고척돔 사용은 넥센 히어로즈의 수익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고척돔은 관중석이 2만2천석 규모로 넥센 히어로즈가 지금 사용하는 목동구장의 두 배 가까이 크다. 고척돔구장은 돔구장이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도 경기가 가능하다. 고척돔은 내년 여름 완공한다.

넥센 히어로즈는 238억 원을 벌어들여 300억 원을 썼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지 않고도 거둔 실적이다.

이 구단주는 TV중계권료 계약을 다시 하는 2015년 손익분기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본다. 프로야구구단들은 야구위원회로부터 TV중계권료 수익을 현재 약 30억 원씩 배분받고 있다. 그러나 2015년 재계약 때 이보다 중계권료가 늘어나 4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구단주는 창단 10년이 되는 2016년 400억 원 예산과 400억 원 매출이라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구단주는 구단 모두가 재정적으로 자립해 프로야구가 ‘산업화’ 단계에 들어서려면 구단별로 예산 600억~700억 원에 매출 700억 원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장석은 넥센 히어로즈의 흑자역사 쓸까  
▲ 이장석 넥센히어로즈 구단주

◆ 인수합병 전문가 이장석이 프로야구단에 뛰어든 이유


이 구단주와 넥센히어로즈의 행보는 기업의 인수합병 과정과 유사하다.

싼 가격에 시장에 매물로 나온 잠재력있는 기업을 사들여 구조조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스포츠구단은 오직 대기업의 마케팅용이었다. 그러나 이 구단주는 새로운 구단 경영모델을 제시했다.

이 구단주는 원래 인수합병 전문가였다. 이 구단주는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를 나왔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중국 항공사 에어차이나의 기내지인 에어차이나 저널을 발행했다. 중국과 수교도 맺지 않은 1990년 한국인으로 처음 중국에서 인쇄물 발행번호를 따내 5년 동안 잡지를 펴냈다.

이 구단주는 그 돈으로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 경영해보니 경영지식이 필요하다는 판단했다. 이 구단주는 앞으로 프랑스에서 살아볼 기회는 없을 것 같다는 이유로 프랑스의 비즈니스 전문 대학원 인사이드를 선택했다.

이 구단주는 경영학 석사를 딴 뒤 글로벌 컨설팅회사 아서디리틀(ADL)에서 인수합병 전문가로 활동했다. 32세의 나이에 우리정부가 추진하는 대기업 빅딜을 평가하는 ADL평가단 재무팀장으로 일했다.
 
이 구단주는 당시 반도체 빅딜에서 현대전자가 LG반도체를 합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리고 ADL 부사장까지 지냈다.

이 구단주는 프로야구와 아무 끈도 없는 데도 인수제의를 받은 것이 마치 운명같다고 말한다. 이 구단주는 프로야구구단이 자립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스폰서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자립 가능성을 떠올렸다. 그리고 인수를 받아들였다.

이 구단주가 독립적 구단경영을 목표로 야구계에 뛰어든 것은 우연은 아니다. 이 구단주는 아버지로부터 자립심을 배웠다.

이 구단주의 아버지는 이기홍 전 경제기획원 차관보다. 이 차관보는 박정희 정권에서 경제기획원 초대 기획국장으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설계했다.

이 구단주는 고위관료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풍족하게 자랐다. 지금도 이 구단주의 세 누나는 캐나다와 미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며 재벌수준의 부를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단주는 아버지에게 자립심을 배웠다. 그는 “바나나를 8개 사면 정확히 두 개씩만 먹을 수 있었다”며 “막내 아들에게 하나 더 줄 법도 한데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그게 싫으면 직접 돈을 벌라고 했고 빨리 자립해서 돈을 벌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렇게 몸에 익힌 자립심이 이 구단주로 하여금 독립적으로 구단을 운영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이 구단주는 프로야구계에서 새로운 길을 갔다. 최근 그 길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김인 삼성 라이온스 사장은 “우리 야구계가 히어로즈식 경영의 길을 가야한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 사장과 단장들도 이제 이 구단주를 프로야구단 운영의 대안을 제시한 경영자로 평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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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
경제를 말아먹은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합병을 주도한 인물이었군.   (2015-08-04 11:55: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