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경환 경제부총리(왼쪽),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가운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세계 금융위기 이후 5년 동안 지속해 온 양적완화를 종료한다.
그러나 연준은 시장에 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초저금리는 상당기간 더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미 연준 이사회는 29일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다음달부터 채권을 더 이상 매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28일부터 29일까지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된 것이다. 연준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없이 성명서만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연준은 “미국경제 개선 흐름이 확고하다고 판단해 월 150억 달러의 양적완화 조치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1차 양적완화를 시작한지 5년7개월 만의 종지부다.
◆ 양적완화 종료, 금리인상은 아직
연준은 세계 금융위기가 깊어진 2009년 3월 1조4500억 달러 채권을 매입하는 1차 양적완화를 실시했다. 그러나 효과가 없자 2010년 11월 6천억 달러 국채를 매입하는 2차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연준이 이번에 종료한 3차 양적완화는 2012년 9월 시작했다. 매달 400억 달러의 모기지담보부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매달 450억 달러의 국채를 추가매입해 양적완화 규모는 매달 850억 달러까지 늘었다.
연준이 양적완화를 축소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그뒤 올해까지 100억 달러씩 7차례에 걸쳐 채권매입액을 줄여나갔다. 그리고 드디어 이번에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했다.
연준은 양적완화 종료로 시장이 받을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초저금리를 ‘상당기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준은 “여러가지를 감안해 지금 상황에서 채권매입을 끝내더라도 상당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당기간’이라는 단어는 재닛 옐런 의장이 초저금리 유지 기조를 확고히 하기 위해 몇차례 반복한 단어다. 시장은 이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금리 인상의 전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연준은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연준은 “각종 지표가 연준이 현재 예상하는 고용 및 인플레이션 목표에 빠르게 접근하면 금리인상도 이른 시점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금리인상 시점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인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연준은 “노동시장 상황이 개선됐고 노동자원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줄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바로 이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성명에서 “노동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블룸버그는 이런 연준의 의견을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매파적 변화”라며 “고용시장이 개선됐다고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 한국, 미국 금리인상에 대비해야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금리인상 가능성을 내비침에 따라 우리나라도 미국 금리인상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우리나라가 받을 경제적 타격이 아시아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은 미국 금리인상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가 1년간 0.98%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 봤다.
로메인 듀발 국제통화기금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팀장은 “한국에 유입된 자본은 외부충격에 민감해 금융부분에서 자본유출 가능성이 있다”며 “실물경제도 미국수출 둔화로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한국도 인상해야 한다”며 “현재 금리인하 기조에서 인상으로 돌아섰을 때 경제주체가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정부는 미국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과 달리 외환보유액이 충분하고 재정건전성이 높아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국정감사에서 “미국 금리인상은 점진적으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금리인상에) 철저히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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