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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쥐락펴락', 부품사업 전체로 온기 퍼져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9-03 19: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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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기술력과 점유율을 모두 끌어올리며 사실상 독점체제에 가까운 시장지배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인텔이 PC용 반도체 독점효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며 급성장한 것과 같이 삼성전자도 메모리반도체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활용해 부품사업 성장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삼성전자 메모리 독점체제 구축

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메모리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쥐락펴락', 부품사업 전체로 온기 퍼져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 홈페이지에 따르면 매출 기준으로 2분기 삼성전자의 D램시장 점유율은 46.2%, 낸드플래시는 35.6%를 보였다.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달성했던 사상 최고치를 다시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최대규모의 평택 낸드플래시공장이 하반기부터 가동을 시작했고 D램에도 추가 시설투자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연간 30조 원에 이르는 반도체 증설 투자계획도 확정했다.

삼성전자와 다른 반도체기업들 사이의 기술격차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 미세공정과 3D낸드 등 반도체 생산원가를 절감하는 기술에서 크게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격차가 벌어진 상태에서 생산증설로 규모의 경제효과까지 갖춰질 경우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경쟁사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증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가 이런 성과로 메모리반도체시장의 완전한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고객사의 주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품업체의 한계에서 벗어나고 있는 셈이다.

내년부터 D램과 낸드플래시의 수요가 본격적으로 급증하며 전 세계적으로 공급부족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시장독점 효과가 예상보다 일찍 나타날 수도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연말부터 스마트폰 고객사들에게 D램 가격을 최대 20% 높여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파악했다. 고객사들이 협상을 받아들일 경우 내년에는 이련 전략을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지금보다 높여 공급하더라도 고성능 반도체 탑재를 필요로 하는 고객사는 기술력이 앞선 삼성전자의 반도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대폭 낮춰 고객사에 공급할 경우 비교적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다른 반도체기업들에 막대한 타격을 입혀 독점체제를 더욱 강화할 수도 있다.

메모리반도체 공급능력과 원가, 기술력에서 모두 경쟁사와 격차를 벌려 주도권을 갖춘 효과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업황변화의 영향도 방어할 수 있는 사실상 ‘무적의 상태'에 놓인 셈이다.

송 연구원은 고객사들이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 가격인상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 뚜렷한 방법이 없어 삼성전자가 내년에도 공급가격 협상에 유리한 입장에 놓일 것으로 내다봤다.

◆ 인텔과 같이 독점효과 노릴 수도

삼성전자는 2분기에 처음으로 인텔을 뛰어넘고 글로벌 반도체매출 1위 기업에 올랐다. 메모리반도체 호황을 맞아 삼성전자의 우위는 최소한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인텔과 같이 메모리반도체에서 확보한 독점적 시장지위를 활용해 부품사업을 확대하는 데 이득을 볼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쥐락펴락', 부품사업 전체로 온기 퍼져
▲ 삼성전자가 개발하고 생산하는 다양한 반도체 라인업.

인텔은 글로벌 서버용 CPU시장에서 99% 이상의 점유율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뚜렷한 경쟁사가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기술격차를 앞세워 이뤄낸 성과다.

인텔은 이를 통해 확보한 서버 고객사 기반을 바탕으로 메모리반도체사업을 하지 않으면서도 마이크론 등 외부업체의 낸드플래시를 공급받아 내놓는 서버용 SSD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올해 인텔이 출시한 차세대 SSD 역시 인텔의 CPU를 적용한 PC와 서버에서만 동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독점체제를 구축한 성과를 신사업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이처럼 메모리반도체 고객사와 협상에 주도권을 쥐게 되면 고성능 D램과 낸드플래시뿐 아니라 다른 부품의 공급도 동시에 추진하는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

삼성전자의 부품사업영역이 시스템반도체와 디스플레이, LED에 이어 삼성전기 및 삼성SDI 등 계열사를 통한 분야까지 다양한 만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반도체 최대고객사로 꼽히는 애플도 최근 삼성전자의 메모리반도체와 올레드패널 등에 의존이 높아지며 아이폰용 프로세서의 위탁생산까지 삼성전자에 맡기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분야로 꼽히는 자동차 부품사업에서도 이런 효과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자율주행 등 차량용 전장부품의 기술발전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효과를 노리려면 삼성전자가 대규모 투자공세를 벌이고 있는 경쟁업체들과 충분한 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발전과 생산능력확대에 성과를 내는 것이 핵심과제로 꼽힌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시장을 주도하며 경쟁업체들은 점유율 상승의 의지를 사실상 잃었다”며 “삼성전자가 세계 1위 반도체기업으로 자리잡아 기술과 생산능력 격차를 더욱 벌리며 독주체제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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