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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형, 세아그룹의 미래 불안감 커져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10-24 17:5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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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형, 세아그룹의 미래 불안감 커져  
▲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이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쓴잔을 마셨다.

이 회장은 동부특수강을 손에 넣어 특수강 하공정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려 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의 자금력에 밀리면서 결국 인수에 실패했다.

이 회장은 특수강 상공정시장의 경쟁자인 포스코특수강 인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8월 포스코와 인수협약을 맺었으나 노조의 반발과 1조 원이 넘는 인수가격 때문에 부담이 크다. 포스코가 포스코특수강 상장 가능성을 밝히면서 인수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세아그룹은 특수강 상공정과 하공정분야에서 모두 독보적 위치를 자치하고 있다. 이 회장은 동부특수강과 포스코특수강을 모두 인수해 국내 특수강시장에서 1인자가 되기를 꿈꿨다.

그러나 그 꿈은 물거품이 되고 자칫하면 특수강 상공정과 하공정 두 분야에서 모두 1위를 내줄 위기에 몰렸다. 세아그룹의 앞날에 먹구름이 잔뜩 끼었다.

◆ 동부특수강 인수서 현대제철에 밀린 이순형

세아그룹은 24일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현대제철에 밀렸다.

동부특수강 인수를 주도했던 세아홀딩스는 “기업 재무건전성과 주주가치를 훼손하며 무리한 금액을 제출하는 것을 애초에 배제했다”며 “이번 결과에 대해 큰 후회나 아쉬움은 없다”고 밝혔다.

세아그룹은 “예비실사 동안 면밀한 검토를 통해 동부특수강의 현실적 가치와 발전 가능성 및 산업보존 효과 등을 고려했다”며 “실사결과 타당하다고 판단한 금액을 도출해 입찰에 냈다”고 말했다.

세아그룹은 결국 현대제철의 자금력에 밀려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패배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 인수가격으로 약 2천억 원대 초반을 제시한 것으로 봤다. 3천억 원 내외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현대제철보다 한참 뒤진다.

동부특수강 인수추진 주체인 세아홀딩스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약 1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세아특수강도 현금성 자산으로 65억 원을 확보하고 있다. 세아그룹의 연평균 현금창출 규모는 2천억 원이 넘으나 최근 5년 동안 설비에 투자하면서 차입금도 5352억 원까지 늘어났다.

세아그룹이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의 동시인수를 추진한 것은 사실상 부담이었다.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도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 동시인수는 쉽지 않다”며 “자금여력은 있으나 단기적 부담이 있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이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와 손을 잡고 동부특수강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독자적으로 동부특수강 인수 본입찰에 참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세아그룹은 결국 포스코특수강 인수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동부특수강 인수에서 무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을 무리해서 인수하게 된다면 포스코특수강 인수 때 재정적 부담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형, 세아그룹의 미래 불안감 커져  
▲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가운데)이 지난 6월9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철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해 손봉락 TCC동양회장(왼쪽) 및 박승하 전 현대제철 부회장(오른쪽)과 함께 떡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 세아그룹, 포스코특수강 인수도 지지부진


세아그룹은 이번에 동부특수강을 놓치면서 앞으로 포스코특수강 인수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그룹은 지난 8월14일 포스코특수강 인수추진 및 상호협력 강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포스코와 체결한 뒤 자금을 모으고 있다.

포스코특수강은 세아그룹 계열사인 세아베스틸과 특수강 원료를 생산하는 상공정시장을 양분하는 기업이다. 세아베스틸이 탄소강과 합금강 등 자동차특수강 시장의 강자라면 포스코특수강은 공구강과 STS강 등 비자동차특수강에 주력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이 포스코특수강과 합병할 경우 세아그룹은 연간생산 400만 톤 규모의 세계 최대 특수강기업을 보유하게 된다.

양해각서 체결 당시 세아그룹 관계자는 “특수강시장에서 세아그룹이 우위를 지키려면 포스코특수강을 반드시 인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아그룹의 포스코특수강 인수절차는 양해각서 체결 이후 2개월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하다. 포스코가 포스코특수강을 상장하는 방안도 내비치면서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오승철 포스코 가치경영실 상무는 지난 23일 3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포스코특수강 매각협상은 아직 진행중”이라며 “매각이 안 될 경우 시장상황과 여건을 고민해 상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아그룹은 지난달 포스코특수강을 대상으로 회계실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포스코특수강 노동조합이 세아그룹 인수에 반발하면서 창원 본사 현장실사를 아직도 시작하지 못했다.

이상철 포스코특수강 노조위원장은 노조 비상대책위원회가 제시한 조건을 세아그룹이 승인할 경우 현장실사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은 고용승계 및 유지 5년 보장과 매각대금의 10% 위로금 지급 등이다.

그러나 세아그룹과 포스코 양측이 모두 난색을 표시하면서 인수절차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포스코가 요구한 1조 원 이상의 인수가격도 세아그룹에게 큰 부담이 된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아베스틸은 약 9천억 원을 희망하는 반면 포스코는 1조2천억 원 이상까지 바라고 있다”며 “가격협상이 잘 안 될 경우 거래가 무산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아그룹은 지난 14일 2500억 원 규모의 세아베스틸 회사채를 2년 만에 발행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866억 원 규모인 세아베스틸의 현금성 자산을 보충해 포스코특수강 인수자금을 마련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이 회장은 포스코특수강을 인수하기 위해 재무적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세아그룹은 이달 초 사모펀드 투자운용사인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 및 외국계인 한국스탠다드차타드프라이빗에퀴티와 재무적 투자를 협의했다. 또 키움자산운용 및 스틱인베스트먼트를 재무적투자자로 초청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세아그룹과 재무적 투자자 관계를 맺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없다. 이 회장이 재무적 투자자에게 우선주나 지분연계증권 등으로 수익률을 보장하는 조항 없이 투자하는 쪽을 원해 재무적 투자자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아그룹에 투자할 경우 현대자동차그룹과 맞서는 구도가 되는 것도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준다.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 인수전에서 현대제철과 맞붙었던 데다 현대제철이 특수강 상공정 및 하공정시장에 모두 진출할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의 포스코특수강 인수 추진은 노조반대와 자금마련 등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며 “올해 안에 인수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매각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순형, 세아그룹의 미래 불안감 커져  
▲ 이순형 세아홀딩스 회장(아랫줄 왼쪽)이 지난 2월10일 세아제강과 이녹스텍의 인수 조인식에 세아그룹 임원진 및 이녹스텍 모기업인 론다의 회장 부부와 함께 참석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세아제강>

◆ 이순형 세아그룹 앞날에 먹구름


세아그룹은 특수강기업 가운데 상공정과 하공정 물품을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상공정을 담당한 세아베스틸과 하공정을 맡은 세아특수강은 모두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장은 포스코특수강과 동부특수강을 모두 인수해 사실상 국내 특수강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굳히려 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 인수 우선협성대상자가 되면서 이 회장의 계획은 차질을 빚었다. 현대제철은 상공정과 하공정 생산력을 모두 갖추면서 양쪽 시장에서 세아그룹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현대제철은 오는 2016년 준공 예정으로 당진제철소에 특수강 상공정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제철은 연간 100만 톤 규모의 상공정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이번 동부특수강 인수로 하공정시장에서도 순식간에 2위 기업으로 뛰어올랐다.

세아베스틸의 매출 가운데 70%는 현대차와 기아차 계열사 납품에서 나온다. 세아특수강도 전체 매출의 약 20%가 현대자동차그룹과 거래에서 나온다.

앞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제철 제품으로 내부물량을 충당할 경우 세아그룹의 매출은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세아그룹 안에서도 이런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세아그룹은 특수강시장의 공정한 시장질서 유지와 산업생태계 및 시장구성원 보호를 위해 동부특수강 입찰에 참여했다”며 “건전하고 정의로운 시장질서가 지속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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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이자식   (2014-10-28 22:4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