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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자체 기술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견제하나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8-15 10: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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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올레드와 마이크로LED, 퀀텀닷 등 다양한 방식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에 직접 뛰어들며 자체적으로 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화권이나 일본 디스플레이업체에 직접 기술을 지원하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를 위협할 만한 경쟁구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애플, 자체 디스플레이 연구개발에 속도

15일 전자전문매체 페이턴틀리애플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미국 특허청에 퀀텀닷 디스플레이 기술에 관련된 특허를 출원했다. 2014년과 2016년에도 이미 비슷한 특허를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자체 기술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견제하나  
▲ 팀 쿡 애플 CEO.
이번에 공개된 애플의 특허는 기존 올레드방식 패널에 퀀텀닷소재를 추가로 적용해 화질을 대폭 개선하는 동시에 전력소모도 크게 줄일 수 있는 모바일 디스플레이 기술이다.

최근 LCD를 빠르게 대체하며 급부상하고 있는 올레드와 주요 패널업체들이 차세대 기술로 준비하고 있는 퀀텀닷 방식의 기술을 모두 포함한 최첨단 디스플레이를 직접 연구중인 것이다.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의 기술특허는 아직 이론에 가깝고 실제 개발과 양산 및 상용화가 언제 가능할지는 알 수 없다”며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의 기술로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애플이 직접 디스플레이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것 자체가 충분히 의미있는 변화로 꼽힌다. 애플은 그동안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스마트폰 부품사업을 직접 벌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애플이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는 정황은 최근 들어 여러 차례 발견되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대만의 공장에서 마이크로LED 패널을 시범양산하며 이르면 올해 말 출시되는 스마트워치 ‘애플워치3’에 최초로 자체생산한 패널을 탑재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마이크로LED는 올레드와 같이 휘어지는 특성을 갖추면서도 화질과 전력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관련기술을 연구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애플은 이전부터 올레드패널 기술도 자체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이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아이폰용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공급받으며 LG디스플레이와도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직접 연구개발에 나선 점으로 볼 때 자체적으로 패널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애플은 최근 통신칩과 그래픽반도체, 인공지능반도체 등 아이폰에 탑재되는 핵심부품을 자체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의 일부 부품업체와는 이미 거래중단을 선언했다.

스마트폰의 고사양화로 고성능 부품의 탑재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전처럼 외부업체에 부품을 계속 의존할 경우 수익성과 물량확보에 갈수록 차질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애플은 특히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기술력이 앞선 선두업체들에 의존이 높아지고 있는 디스플레이분야에서 자체 기술확보에 가장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압박할 수도

애플이 장기적으로 디스플레이 기술의 확보에 충분한 성과를 내면 기존 주요공급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로부터 패널을 받는 비중을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글로벌 시장지배력과 기술경쟁력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는 상황에서 애플이 물량확보와 가격협상에 불리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데 따른 것이다.
 
  애플, 자체 기술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견제하나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왼쪽)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애플은 직접 부품공장을 운영하기보다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중화권이나 일본업체에 기술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경쟁을 유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전에도 애플은 LCD기술을 LG디스플레이와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등에 직접 제공해 업체들이 비슷한 수준에서 경쟁을 벌이도록 하며 가격협상에 유리한 위치를 점한 적이 있다.

애플이 이미 LG디스플레이와 샤프 등에 중소형 올레드 관련한 기술을 지원하며 선두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를 압박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마이크로LED 등 차세대 기술에서는 애플이 더 앞서나갈 수도 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대만 이노룩스는 이전부터 애플과 마이크로LED 개발 및 양산에 협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들은 최근 정부 지원을 받으며 생산공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기술력이 크게 부족한 만큼 외부협력이 절실한 입장에 놓여있다. 애플이 최적의 구원투수인 셈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원활하게 패널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로 업체를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전략적으로 후발업체에 기술을 지원해 육성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애플은 대만 홍하이그룹과 협력해 미국에 공동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공장을 지을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 공장이 향후 애플에게 패널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자체 디스플레이를 받는 업체를 확보하려는 노력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긴장해야 할 것”이라며 “예상보다 빨리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에 10조 원 이상의 시설투자계획을 잡아놓고 있다.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 공급기회가 줄어들 경우 대규모 투자의 역풍을 맞게 될 공산이 크다.

정 연구원은 “애플은 직접 부품을 생산하지 않지만 여러 분야에 걸쳐 상당한 기술과 전문인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최근 자체 디스플레이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 선두업체와 후발업체의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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