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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 임원 대규모 감축 추진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10-21 16:4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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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보다 대기업 임원들에게 올 연말은 칼바람 부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규모 임원 감축인사를 꺼내들면서 임원 구조조정의 신호탄을 쏜 것으로 재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황창규 KT그룹 회장은 21일 연말에 구체적인 계열사 정리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전문성있는 인력 위주로 인사가 실시될 것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도 이미 퇴진할 임원들에게 결정된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의 올 연말인사의 물갈이 폭이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을 크게 웃돌 것"이라며 "일부기업을 제외하고 승진자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혔다.

◆SK그룹, 주요 계열사 인력 구조조정 준비하나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이 인력 구조조정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사내에 미래혁신전담팀을 만들어 현장배치 인력 규모 등 구조조정 기본계획안을 마련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대기업, 임원 대규모 감축 추진  
▲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SK텔레콤 관계자는 “최근 경영진이 구조조정을 실행에 옮기기로 결정해 이르면 10월이나 11월 중 구조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7월 “본사의 지원부서 인력을 대폭 줄이고 현장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현금유동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당기 순이익이 9102억 원으로 2011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와 올해 통신사 과열경쟁 속에 통신망 투자를 늘리는 바람에 현금성 보유자산이 마이너스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K텔레콤과 함께 그룹의 양대 주력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도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실적부진으로 그룹 분위기가 좋지 않아 SK텔레콤은 물론이고 SK이노베이션까지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말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이 1754억 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분의 1로 줄었다.

재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주력사업인 정유업의 업황이 너무 안 좋은 데다 대규모 투자 결과가 좋지 않아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의 일부 계열사는 이미 인력 구조조정에 착수한 상태다.

SK해운은 최근 부장급 4명이 회사로부터 사퇴권고를 받아 명예퇴직 형식으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

SK해운은 해운업황이 침체되면서 2012년 608억 원, 지난해 1062억 원 등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1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으나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SKC도 최근 10여 명의 인원을 정리했다. SKC는 화학업계 불황으로 지난달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SKC는 “전체 임직원 대상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이라며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은 일축했지만 업계는 SKC가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본다.

◆ 현대중공업 임원감축, 다른 대기업으로 번지나

현대중공업은 권오갑 사장이 취임한 뒤 대대적인 임원감축 인사를 실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전체 임원으로부터 일괄사표를 제출받아 이 가운데 31%에 해당하는 81명의 사표를 수리했다.

현대중공업이 이런 임원감축을 단행하자 연말인사를 앞둔 다른 대기업들도 초긴장 상태다.

  주요 대기업, 임원 대규모 감축 추진  
▲ 황창규 KT그룹 회장
황창규 KT그룹 회장은 21일 "아무리 좋은 변화나 혁신도 오래 끌면 안 된다"며 "연말에 구체적인 계열사 정리 방안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기업이자 전문성을 갖춘 기업이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지난 4월 황창규 회장 취임 석달 만에 8천 명의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2차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란 말이 흘러나왔다. 

황 회장은 지난 번 구조정에 대해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로 소통이 안 된다는 지적이 있어 실시했다"고 밝혀 연말 계열사 정리와 함께 인력 새판짜기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KT는 9월 매출실적 평가를 토대로 10월 말부터 임원감축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임원급 가운데 최소 50여 명이 물갈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도 한다. 또 추가 구조조정이 실시돼 영업직 등 일반직원들도 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황 회장은 이번 2차 구조조정을 통해 조직 슬림화로 실적부진을 만회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도 올 연말 대규모 인사태풍이 몰아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물러날 임원들을 결정하고 해당자에게 개별 통보를 마친 상태다. 퇴임 예정 임원들 가운데 상당수는 벌써부터 이직할 회사를 알아보며 이력서 준비까지 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특히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사업을 담당하는 무산사업 부문의 임원감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삼성전자는 인위적 인력감축 계획이 없다고 못박고 있으나 최근 몇 년 동안 스마트폰사업이 호황을 겪으면서 조직이 비대해진 상황에서 스마트폰사업이 정체된 상황을 극복하려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해외법인에 대해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 제품의 미국 판매와 마케팅을 총괄했던 무선사업부 소속 북미통신법인인 삼성텔레커뮤니케이션즈(STA)는 삼성전자 가전제품 미주총괄법인 삼성일렉트로닉스아메리카(SEA)로 옮겨간다. 삼성텔레커뮤니케이션즈 인력 상당수는 이미 퇴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는 계열사 포스코특수강 매각 등을 통해 강력한 사업구조 개편이 진행되면서 일부 계열사에서 인력 감축이 이미 진행됐다.

포스코엠텍은 최근 임원들로부터 일괄사표를 받았고 플랜트 부문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도 지난달부터 1200여 명에 이르는 직원을 대상으로 1개월 무급휴직을 실시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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