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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모비스와 정몽원 만도, 미래차 부품은 경쟁관계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7-07-31 17: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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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모비스와 정몽원 만도, 미래차 부품은 경쟁관계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만도가 현대차그룹과 거래로 외형성장한 데 이어 기술개발로 질적성장까지 추진하면서 이제는 현대차그룹의 터줏대감 격인 현대모비스를 위협하고 있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사촌사이인데 만도와 현대모비스는 미래차 부품시장에서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만도와 현대모비스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뒤에 주가가 엇갈리고 있다.

만도 주가는 실적발표 전날인 26일 24만8천 원에서 31일 25만6천 원으로 3.4% 올랐다. 반면 현대모비스 주가는 실적발표 전날인 27일 24만7천 원에서 31일 24만6천 원으로 0.4%  떨어졌다.

두 회사 모두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판매 부진의 여파로 실적이 뒷걸음했다. 만도와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과 거래와 내는 매출이 전체의 각각 50%, 70%대를 차지할 정도로 현대차그룹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만도가 높은 기술력으로 해외 완성차회사 등으로 매출처를 다변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로서 현대차와 기아차와 거래에 의존하는 정도가 더욱 크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부진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만도와 현대모비스를 놓고 시장기대감도 엇갈리면서 주가도 방향을 달리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만도보다 6배 이상의 매출을 낸다. 하지만 만도는 전장부품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기술의 선행기술로 꼽히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기술력은 만도가 현대모비스를 앞선다는 평가도 나온다.

만도는 2014년에 국내에서 최초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의 핵심으로 꼽히는 레이더 센서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데 이어 현대차, 기아차 대형차와 제네시스 차량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납품을 늘리고 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2018년까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센서를 독자개발한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만도 따라잡기에 나서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주로 중형차급 이하의 현대차와 기아차 차량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납품하고 있다.

만도와 현대모비스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매출비중은 각각 5%, 3%대이다. 만도가 현재로선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매출규모 측면에서 현대모비스에 밀리지만 향후 수년 안에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를 앞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만도는 현대차와 기아차에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S),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 지능형자동순항시스템(SCC) 등의 세부적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납품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확대해 적용한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현대모비스는 물론 만도도 적지 않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만도가 현대차그룹과 거래를 바탕으로 현대모비스보다 앞선 전장부품 기술력을 키우게 됐는데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만도가 현대모비스가 겹치는 사업영역이 많이 적잖이 신경이 쓰일 것”이라며 “현대차그룹이 수직계열화를 강조하고 있지만 공급차질, 품질문제 등 위험 분산차원에서 만도 등 비계열사와 거래를 축소하기도 부담스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촌사이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각각 현대모비스와 만도에 대한 애착이 적지 않은 만큼 두 회사는 앞으로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을 비롯한 미래차 부품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은 1988년 현대모비스 전신인 현대정공 사장으로 일하면서 갤로퍼를 생산하면서 후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가업에 몸담은 것도 1994년 현대정공 과장으로 입사하면서다.

정몽원 회장은 만도를 앞세워 한라그룹 명성을 되찾기 위해 온힘을 쏟고 있다. 한라그룹은 외환위기 때 만도를 포함해 주요 계열사를 대부분 매각했다가 2008년 범현대가의 물밑 지원으로 만도를 되찾을 수 있었다. 그 뒤 수년째 매출의 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면서 만도를 글로벌 부품회사로 키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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