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앞다퉈 올레드패널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두 기업은 글로벌 디스플레이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앞으로 올레드가 차세대 디스플레이기술로 더욱 빠르게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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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왼쪽)와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
월스트리트저널은 26일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의 뒤를 따라 올레드 중심의 대규모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며 “올레드시장에서 한국의 독점체제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2년 동안 중소형 올레드에 10조 원, 대형 올레드패널에 모두 7조 원 정도의 시설투자를 벌이기로 결정했다. LCD패널에는 전혀 투자계획을 잡아두지 않았다.
신규공장을 증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LCD 생산시설을 올레드로 전환하는 투자에도 나선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15년부터 LCD패널 공장을 대거 구조조정하고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생산비중을 끌어올린 것과 같이 적극적인 체질전환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충남 아산의 신규공장을 포함해 중소형 올레드 생산에 올해만 10조 원 가까운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들인 투자금액도 약 10조 원 정도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대형패널시장에서 1위,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패널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체 패널 출하량 기준으로도 각각 1, 2위로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 기업이 LCD 중심의 시대와 사실상 결별을 선언하고 올레드에 ‘올인’하면서 디스플레이업계 전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 등 주요업체가 올레드패널을 선택하며 LCD가 올레드로 대체되는 흐름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며 “화질과 전력효율 등에 장점을 갖춰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올레드가 LCD를 완전히 대체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기술로 자리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그동안 계속 이어져왔다. 올레드패널을 생산하는 업체가 극소수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내놓은 투자규모를 놓고 볼 때 최소한 모바일분야에서는 거의 모든 제조사의 제품에 탑재할 수 있는 만큼의 생산량이 충분히 갖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LG디스플레이의 투자결정으로 2020년까지 전 세계 중소형 올레드패널 생산량이 연평균 91%의 성장률을 보여 공급과잉이 벌어질 정도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 디스플레이업체 추격을 노리는 중국기업들도 뒤따라 올레드에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BOE 등 상위업체는 기존의 LCD패널 투자계획을 올레드 중심으로 전환하며 정부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직접 올레드 관련기술을 개발해 샤프 등 주요 부품공급사에 공유하는 계획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디스플레이업체의 주력상품이 대부분 올레드패널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 사업경험은 경쟁업체들보다 최소 7~8년 정도 앞선다. 뒤늦게 후발주자들이 뛰어들어도 기술력을 추격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업체들이 올레드 중심의 시장변화를 주도하며 당분간 수혜를 독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지금 올레드패널 개발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자리잡도록 하려면 적어도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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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과 대형 올레드패널. |
올레드가 시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을 경우 중소형 올레드패널뿐 아니라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TV패널 공급확대에도 낙수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소비자들이 올레드를 근본적으로 LCD보다 우수한 기술로 평가한다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올레드TV를 구매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레드TV패널의 고객사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수율과 시장확대 가능성에 충분한 자신감을 확보한 것이 투자확대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올레드사업에서 아직 적자를 내고 있어 당분간 실적을 모두 LCD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만큼 공격적인 체질전환에 성장통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LCD사업에서 탈출하기로 결정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올레드가 LCD보다 기술적 우위에 있다는 점을 지속증명하는 것과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은 과제로 남아있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