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피플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가 운영하는 한국 최대 고급인재 포털이다.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회원들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회원가입을 하고 소개를 올리면 개인의 프로필을 꾸밀 수 있는 공간이 주어진다. 비즈니스피플은 이 회원들 중 눈에 띄게 활동하는 이들을 정기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비즈니스에 관한 정보와 경험을 더욱 많은 사람들과 나눠보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는 '비즈니스피플이 만난 사람들'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이은영(51) 비즈니스피플 회원은 한국맥도날드에서 여성 매장직원 출신으로는 최초로 임원까지 지냈다.
이화여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후 교사로 일하다가 1990년 맥도날드에 입사했다. 영업, 교육을 거쳐 인사팀으로 옮겨 약 20년 동안 인사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2월 27년 동안 몸담았던 한국맥도날드에서 퇴사하고 강사 겸 비즈니스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 매장직원 출신 첫 여성임원
- 한국맥도날드 최초의 매장직원 출신 여성 상무다. 어떻게 이런 경력을 쌓게 돼나.
"글로벌기업 특유의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문화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맥도날드는 아르바이트생이 CEO 자리까지 올라갈 수 있는 시스템을 지닌 회사다.
1990년에 매장직원으로 입사해서 주로 매장 운영과 관련된 일을 했다. 임신을 했을 때에는 회사의 배려로 잠시 교육팀에 발령받기도 했다.
어느 날 조직이 개편되면서 인사팀에 결원이 생기게 되었는데 당시 인사팀장이 새로운 팀원으로 나를 지목했다. 알고보니 내가 가르쳤던 직원들이 다른 부서에 가서도 제 몫을 잘 해냈기 때문에 인사팀장이 나를 눈여겨 보고 있다가 부른 것이라 하더라.
일을 해 보니 내가 인사분야에 소질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덕분에 99년부터 올해 2017년까지 근 20년 간 인사팀에서 일하면서 상무까지 올랐다."
- 27년 동안 한 회사에서만 근무했다. 스카웃 제의도 받았을 법 한데.
"내가 입사할 당시에는 이직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평생직장'이라는 말이 당연시되던 시절이었고, 나 또한 이 회사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를 품고 있었다. 그리고 20여년 동안 부서이동도 많았기 때문에 이직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임원이 된 후에는 나를 믿고 승진시켜 준 회사에 대한 책임감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제안을 받아도 거절하곤 했다."
- 한 기업에서 오랫동안 일하면서 어떤 장단점을 느꼈나.
"경력 단절없이 한 회사에서 일관된 경험을 쌓은 것이 장점이다. 기업의 경영철학이 내 생각과 맞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 곳에만 오래 머물러 있다 보니 몸담고 있는 조직 외의 다른 시장을 들여다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중 여성임원 모임에 나가는 등 다른 조직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미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년퇴직 후에도 사회에 공헌하면서 내 커리어를 쭉 이어나가고 싶었고 현장경험을 적용하려면 리더십과 조직관리의 지식이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
고민 끝에 정들었던 회사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지금은 기업강사로 활동하면서 인사조직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맥도날드 창업주인 레이 클록이 52세에 비즈니스를 시작했듯 나도 50대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
◆ 한국맥도날드의 특별한 인재양성
- 맥도날드는 대표적인 글로벌 기업이다. 어떤 방법으로 인재를 평가하고 관리하는가.
"우선 성별, 학벌, 연령, 장애여부 등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기회가 주어지며 리더십 역량과 성과에 따라 인재를 평가한다.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고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줄 아는 사람이라면 승진을 하거나 타 부서로 이동하는 등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
더불어 나는 매장 중심의 인사철학을 지니고 있다.
맥도날드와 같은 외식 프랜차이즈는 각 매장의 점장들이 고용주로서 인사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인력관리를 잘 하는 점장이 곧 매출, 고객관리, 수익관리 측면에서도 우수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현장에 나가서 매장 상태를 확인하고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고객들의 표정을 살피는 것을 중요시했다."
- 여성친화적 경영으로도 유명한데 여성 임원으로서 특별히 더 노력한 점도 있었나.
"한국맥도날드에는 '주부 채용의 날'이 있다. 업계 최초로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해 대대적으로 공개채용을 열었다.
주부들이 재취업을 하고싶어도 1일 8시간 근무를 하면서 아이를 돌보기가 어렵기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맥도날드는 시간대별 근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한가한 오전 시간에만 일하고 오후에는 퇴근해서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을 돌볼 수 있다.
회사와 주부들의 요구, 그리고 사회적 요구가 맞아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실제로 아르바이트로 채용된 주부가 점장까지 승진한 경우도 있다.
글로벌행사에서 직접 발표를 한 적도 있기 때문에 더욱 뜻깊었다."
- 맥도날드 출신 인재들은 주로 어떤 업계로 진출하는가.
"비단 요식업만이 아니라 다양한 기업으로 옮겨가곤 한다. 마케팅이나 제품개발, 영업관리, 입지개발 등 몇몇 직군에서는 맥도날드 출신을 특별히 더 선호하며 프랜차이즈업계에서는 대놓고 맥도날드 매장출신을 찾아달라고 헤드헌터에게 의뢰한다고 한다.
매장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기업이 그렇겠지만 맥도날드는 매장운영과 관리가 성공의 열쇠라고 말해도 무리가 아니다. 사람과 시스템을 관리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직위에 관계없이 모두가 함께 일하고 고객과 소통하는 능력이 중시된다.
즉 '맥도날드 출신'이라는 것은 팀워크와 리더십이 탁월한 인재임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기업을 가더라도 환영받을 수 있다."
- '비즈니스피플'은 고급포지션 전문 채용서비스다. 인사담당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 것 같은가.
"기업 인사담당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신뢰할 수 있는 인재검증시스템이다. 특히 고급 포지션을 채용할 때는 허위정보를 걸러내고 평판조회를 하는 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점이 더욱 많은데 인사담당자 한 명이 감당하기엔 벅찬 일이다.
외국에는 링크드인 등 인재검증을 돕는 서비스가 많이 있지만 한국에는 지금껏 그러한 서비스가 없었다. 비즈니스피플이 인재를 찾고 검증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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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영 비즈니스피플 회원. |
◆ 기회의 상징 '카이로스' 잡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이제 막 1학기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선 지금까지 안정된 기업에 있었으니 다음에는 비전이 좋지만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소규모 기업에 들어가서 성장을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기업의 노하우를 가능성 있는 소기업에 전수해주는 일종의 사회공헌인 셈이다.
최근 1년 간 여성리더십 관련 강의를 하면서 많은 보람을 느끼고 있다. 능력있는 여성 중간관리자들이 유리천장에 가로막혀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위축되지 않고 제도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새로운 꿈을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조언을 해 달라.
"그리스 신화에 '카이로스'라는 신이 있다. 카이로스는 기회의 상징인데 앞머리는 길지만 후두부는 벗겨져 있다. 기회가 다가오면 쉽게 낚아챌 수 있지만 지나간 후에는 두 번 다시 잡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내 커리어는 우연히 얻은 기회로 이룬 것이 많다. 하지만 우연히 다가온 기회를 잘 포착해서 잡은건 내 자신이다.
기회는 의외로 쉽게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언제든 기회를 잡고 출발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브랜드를 잘 갈고닦는 것이다." [커리어케어 정보기술연구소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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