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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대주주 보유주식은 사실상 껍데기

장윤경 기자 strangebride@businesspost.co.kr 2014-10-15 17:5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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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대주주 일가의 상장사 보유주식 가운데 10%가 채권금융기관 등에 담보로 잡혀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 동부, 한진 등 7개 그룹은 주식담보비율이 50%를 넘었는데 특히 두산그룹이 가장 비율이 높았다.

  두산 대주주 보유주식은 사실상 껍데기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15일 CEO스코어가 밝힌 30대 그룹 총수일가의 상장사 보유주식 담보대출현황을 보면 총수가 있는 30대 그룹 대주주 일가의 상장사 보유주식 63조6300억 원 가운데 10%인 6조3500억 원이 금융권 등에 담보와 질권이 설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30대 그룹 대주주 일가 가운데 425명이 상장사 116곳의 지분을 보유했는데 이 가운데 108명이 38개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제공했다. 대주주 일가에서 4명 가운데 1명꼴로 주식담보대출을 한 것이다.

주식담보대출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식투자자가 저축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상장사 주식은 10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주식담보비율은 이들이 보유한 주식자산에서 담보로 제공된 주식가치를 나눈 것이다.

주식담보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두산그룹이었다. 두산그룹은 주식자산 9400억 원 가운데 8940억 원을 담보로 제공했다. 두산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비율은 95.1%였다.

두산 대주주 일가 33명 가운데 절반은 사실상 빈껍데기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용곤 명예회장, 박용성 회장,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 박용만 회장 등과 3~4세 경영진 15명이 보유한 두산과 두산건설 주식 대부분이 금융권에 담보로 설정돼 있다.

대주주 일가의 주식담보비율이 높으면 최악의 경우 경영권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 그런데도 대주주 일가가 주식담보대출을 이용하는 이유는 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나중에 돈을 갚으면 담보 주식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뿐 아니라 동부그룹과 한진그룹 대주주 일가도 주식의 90% 이상이 담보로 잡혀있다. 이 두 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

김준기 회장과 부인 김정희씨, 장남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 장녀 김주원씨 등 동부그룹 대주주 일가 4명이 동부건설, 동부 CNI, 동부제철 등 주요 계열사 보유주식가치 1조960억 원을 담보로 제공했다. 주식담보비율은 90.9%다.

한진그룹에서 조양호 회장의 자녀인 조원태, 조현아, 조현민씨 등 3세와 최은영 한진해운홀딩스 회장 등이 상장사 지분 1600억 원 가운데 1460억 가량을 담보로 제공해 주식담보비율이 90.1%에 이르렀다.

태광그룹과 효성그룹도 주식담보비율이 높았다. 태광그룹의 주식담보비율은 88.3%로 담보로 제공된 주식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공탁이었다. 공탁은 금전과 유가증권 또는 기타의 물품을 공탁기관에 맡기는 것을 말한다.

효성그룹은 형제의 난으로 경영권 방어 자금이 필요해 조석래 회장, 조현준 사장, 조현상 부사장 등의 주식담보비율이 73.1%에 이르렀다.

이 밖에도 한화그룹과 금호아시아나그룹도 담보비율이 66.8%, 66.6%를 기록해 50%를 넘었다.

반면 주식담보대출을 전혀 하지 않은 그룹도 있었다.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현대중공업그룹, 신세계그룹, 대림그룹, 현대백화점그룹, 영풍그룹, KCC그룹, 한국타이어구룹은 주식담보 내역이 전혀 없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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