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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왜 비트코인을 옹호할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10-12 06: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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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 게이츠는 왜 비트코인을 옹호할까  
▲ 빌 게이츠는 비트코인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비트코인은 한때의 투기로 끝나는 것 아닌가 했는데 애플과 페이팔이 연달아 비트코인 결제를 채택하면서 다시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기술고문은 그동안 비트코인에 대한 언급을 피해오다가 최근 공식석상에서 처음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빌 게이츠 고문은 지난 2일 “비트코인이 화폐보다 낫다”며 “비트코인은 물리적으로 같은 곳에 있을 필요가 없어 대규모 거래에서 화폐보다 편리하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 고문은 미래에 금융거래가 완전히 디지털화돼 공간의 제약이 사라지고 비용도 거의 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저비용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빌 게이츠 고문은 비트코인의 익명성이 단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에 테러나 돈세탁과 무관함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할 것으로 봤다.

◆ 비트코인의 부상

최근 세계 최고의 부자가 비트코인을 주목하는 말을 할 만큼 비트코인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다. 오히려 비트코인 투기열풍이 지나간 다음 화폐로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베이의 전자결제 시스템인 페이팔은 지난달 비트코인 결제서비스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페이팔은 북미지역에 한정해 비트코인 결제서비스인 비트페이, 코인베이스, 고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페이팔은 비트코인에 대해 “페이팔은 혁신적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적극적”이라며 앞으로 지원범위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마커스 페이팔 CEO는 지난해 “비트코인은 잘 만들어진 화폐”라며 “비트코인이 가치저장 면에서 효용성이 높아 달러가 아니라 금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도나휴 이베이 CEO도 5월 “페이팔과 비트코인 통합을 적극적으로 고려중”이라며 “비트코인이 어떻게 주류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이베이는 전자화폐에 직접 가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도 비트코인 앱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꿨다.

애플은 올해 2월 비트코인 거래 앱인 블록체인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하는 등 비트코인 관련 앱을 퇴출시켰다. 그러나 애플은 6월 앱스토어 규정에 가상화폐 관련 앱을 허용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그뒤 비트코인 모바일 지갑 코인포켓이 앱스토어에 등장하며 다시 애플 제품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가능해 졌다.

한때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퇴출됐던 블록체인은 최근 3천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비트코인업체가 투자받은 금액 가운데 최대다.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블록체인은 23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어 비트코인 지갑 가운데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서비스다. 피터 스미스 블록체인 대표는 비트코인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더욱 늘리고 개발도상국 등 해외시장으로 저변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빌 게이츠는 왜 비트코인을 옹호할까  
▲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년간 크게 오르내렸다.

◆ 비트코인의 가치 추이


애플과 페이팔 등 주요 기업들도 비트코인을 거래수단으로 채택하면서 비트코인의 활용성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호텔예약 사이트인 익스피디아도 비트코인으로 호텔예약이 가능하며 구글 파이낸스에도 비트코인이 등장했다. 아마존이 인수하는 게임중계 서비스 트위치도 지난달부터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치는 하락세다. 11일 현재 비트코인 가치는 1BTC에 361달러로 지난해 이맘 때의 3배지만 지난해 말 1천 달러를 넘었던 것에 비하면 크게 떨어져 있다.
 
올해 비트코인 가치는 등락을 거듭하며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치는 석달 전과 비교해도 절반 수준에 그친다. 그만큼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크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10달러 남짓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2월 그리스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던 키프로스가 국가부도의 위기를 맞으면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키프로스 정부가 재정건전화 명목으로 은행 예금에 40%의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키프로스 최대 은행마저 문을 닫는 상황에서 은행에 보관할 필요가 없고 세금을 낼 필요도 없는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키프로스 일부 대학은 비트코인 정규과목을 개설했고 등록금을 비트코인으로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100 달러 안팎으로 올랐다. 한동안 안정되는 듯 보였던 비트코인 가치는 10월부터 중국투자자들이 달러의 대안으로 본격적으로 투자를 시작하면서 급속히 오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었다. 버냉키 의장은 11월 “가상화폐가 장기적인 장래성이 있다”고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버냉키 의장의 말이 나온지 3시간 만에 비트코인 가치는 50% 이상 급등했다.

사람들은 실체가 없는 가상화폐임에도 높은 가치를 보유한 비트코인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투자를 넘어서 투기수단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고의 목소리를 보내기도 했지만 비트코인 가치는 가파르게 상승해 11월 말 1200달러까지 올랐다. 비트코인이 개수가 정해져 있다는 희소성까지 더해져 1년 사이에 무려 100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그러나 투기 바람은 거기까지였다. 비트코인 가치는 더 오르지 않았다. 세계에서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비트코인의 유통 및 사용을 금지했다. 비트코인 가치는 반토막이 나서 500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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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레플리카 주화

◆ 비트코인은 무엇인가


비트코인은 2009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신원 미상의 인물에 의해 창시된 가상화폐다.

비트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중앙 관리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관리주체가 없어 철저하게 익명성이 보장된다. 비트코인은 개인지갑에 파일 형태로 저장된다. 거래는 개인과 개인간 거래방식(P2P방식)으로 이뤄지지만 모두에게 공개되는 것도 특징이다.

비트코인 화폐의 발행은 채굴이라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채굴은 비트코인 통화를 공급하는 행위임과 동시에 비트코인 거래를 검증하는 행위이다.

채굴에 참여하는 주체가 암호화된 다른 사람의 거래내역을 해독하고 승인하면 이에 대한 보상으로 신규 비트코인이 주어진다. 고도화된 암호를 해독하는 것이 쉽지 않아 비트코인 채굴의 난도는 매우 높다.

비트코인 채굴에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채굴 난이도는 올라가도록 되어 있어 비트코인 시스템의 보안성이 강화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 채굴에 참여하고 있고 대형 자본들도 채굴에 나서고 있어 채굴의 난도는 개인용 컴퓨터로 풀 수 없는 수준이다. 일반 보급형 노트북으로 채굴할 경우 한 달 내내 연산을 수행해도 얻을 수 있는 비트코인은 0.01 달러에 불과해 전기세만도 못하다.

채굴로 발행되는 비트코인 양은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들게 돼 있어 비트코인 총 생산량은 2100만 비트코인으로 제한된다. 총량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론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고 가치가 안정될 수 있다.

모든 거래는 공개적으로 검증받아야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빠른 거래를 위해서 거래수수료를 자발적으로 책정하면 검증하려는 시도가 많아져서 거래승인이 금방 이뤄질 수 있다. 비트코인 발행이 종료된다 해도 비트코인 시스템이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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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로 지목된 도리언 S. 나카모토

◆ 비트코인의 명암


비트코인은 중앙은행에 의해 통제되지 않으며 완전한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 비트코인은 거래가 편리하고 수수료가 거의 없기 때문에 현물화폐의 단점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통화로 가능성을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익명성은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불법거래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거래는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마약, 무기류 거래 혹은 테러자금의 통로로 사용될 수 있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비트코인은 거래의 익명성 때문에 불법자금들이 숨을 수 있는 도피처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말 미국 연방조사국(FBI)은 비트코인을 이용해 마약 등을 밀거래하던 사이트 실크로드를 폐쇄하고 14만 개가 넘는 비트코인을 압수했다. 당시 가치로 300억 원 가까운 것으로 가상화폐 압수 규모 중 최대였다.

올해 초 이와 관련해 비트코인 거래소 설립자 찰리 슈렘이 마약거래와 돈세탁 혐의로 체포됐다. 비트코인 악용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 밖에도 해킹과 보안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는다. 비트코인은 관리감독 주체가 없기 때문에 해킹이 발생할 경우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렵다. 또 비트코인의 익명성 때문에 해킹된 비트코인이 사용된다고 해도 그 출처를 밝혀낼 수도 없다.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 시스템의 보안은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거래소나 비트코인 서비스에 대한 해킹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지속적 해킹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호주의 지갑서비스 사이트가 해킹돼 이용자들의 계좌에서 4천 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유출된 사고가 있었다.

올해 2월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80%를 담당했던 최대규모 거래소인 마운트곡스에서 85만 개의 비트코인이 유출됐다. 마운트곡스는 일부 비트코인을 휴면계좌에서 찾아냈으나 4월 파산하고 말았다.

또 비트코인을 보관하는 지갑을 관리하는 것은 전적으로 개인에 달려있기 때문에 개인도 암호키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러나 비트코인 해킹은 검증할 수도 없고 추적도 어렵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뾰족한 수는 없는 형편이다.

비트코인이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 때문에 2012년 비트코인 창시자 나카모토 사토시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 5위로 꼽히기도 했다. 아직 나카모토 사토시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올해 3월 LA에 거주하는 일본 엔지니어 도리언 S. 나카모토가 비트코인 창시자라고 알려져 주목받았다. 그의 개명 전 이름은 나카모토 사토시로 휴즈 항공사에서 군용 전자통신장비 분야 일을 했다. 그러나 그는 비트코인 창시자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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