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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재활용 갤럭시노트7 한정판매는 실리적 선택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7-03 14: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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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재활용 제품(갤럭시노트FE)을 예상과 달리 한국에서만 판매하고 물량도 최소한으로 풀기로 했다.

판매보다는 친환경 재활용이 주요 목적인데다 판매량이 늘어날 경우 갤럭시S8과 갤럭시노트8 등 다른 주력제품의 수요를 잠식할 수 있어 실리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재활용 갤럭시노트7 한정판매는 실리적 선택  
▲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하지만 향후 다른 국가에서도 여러 방식으로 판매재개를 검토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전자전문매체 엔가젯은 3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이 사망선고를 받은 뒤 부활해 돌아왔다”며 “하지만 한국에서만 판매될 것으로 예정돼 많은 소비자들에 아쉬움을 남긴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7일부터 갤럭시노트7 미사용 제품의 배터리결함을 수정하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적용한 갤럭시노트FE의 판매를 시작한다. 40만 대 한정으로 판매되며 출고가는 약 70만 원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갤럭시노트7의 발화사고 원인을 배터리결함으로 결론내고 재출시 여부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 세계 소비자들과 언론은 대부분 환영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갤럭시노트7이 완성도와 디자인에서 호평을 받으며 출시 초반부터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강력한 수요를 이미 검증받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국내에 내놓는 갤럭시노트FE 물량은 갤럭시S8시리즈의 올해 글로벌 판매량 예상치의 1%도 되지 않는다. 갤럭시S8 사전예약 판매량인 100만 대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FE의 출시목표를 스마트폰사업의 실적개선이 아닌 환경보호와 명예회복으로 잡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의 글로벌 리콜을 결정하자 그린피스 등 전 세계 환경단체는 수거한 제품을 폐기하지 않고 재활용해 환경에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삼성전자는 이런 요구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갤럭시노트FE에서 발화사고가 발생했던 갤럭시노트7의 결함을 완벽히 수정했다는 점을 증명해 안전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효과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노트FE는 삼성전자를 믿어온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으로 완벽한 안전성을 갖추며 기존 갤럭시노트7을 재사용한 친환경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갤럭시S8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데다 하반기 신제품 갤럭시노트8의 출시가 약 2개월밖에 남지 않은 점도 이런 결정에 힘을 실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을 책임질 고가제품의 수요잠식을 피하기 위한 실리적인 선택인 셈이다.

엔가젯은 “소비자들의 수요도 대부분 신제품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전자가 한정판매를 결정한 것은 효과적인 선택”이라며 “갤럭시노트7에 특별히 애착을 느끼던 소비자들의 수요를 만족하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해외 출시여부를 검토중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을 제외한 국가에서도 갤럭시노트7이 재생산돼 판매될 가능성은 유력하게 점쳐진다.

갤럭시노트FE가 미사용 제품으로만 생산된 만큼 전 세계에서 수거한 약 250만 대의 갤럭시노트7은 대부분 재고품으로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이 제품들을 활용하지 않을 경우 다시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힐 공산이 크다. 또 리콜과 단종으로 기회비용 등을 포함해 7조 원 가까운 손실을 낸 것도 거의 만회하지 못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7은 일체형으로 제작돼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등 부품을 분리해 재활용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시간이 더 흐른 뒤 일부 국가에서 중고제품의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재활용 갤럭시노트7 한정판매는 실리적 선택  
▲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재생산 제품 '갤럭시노트FE'.
1~2년 뒤 갤럭시노트7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의 성능격차가 더 뚜렷해지면 수요잠식 가능성이 크게 낮아져 물량을 대거 풀어도 판매량에 서로 타격을 거의 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향후에도 미국과 인도에는 갤럭시노트7 재활용제품을 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미국에서는 브랜드가치가 타격받을 위험이 크고 인도의 경우 주력상품이 중저가 스마트폰인 만큼 다른 제품 수요를 충분히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해외시장 출시 여부와 구체적인 판매방식은 아직 검토중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갤럭시노트FE 40만 대를 모두 판매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출시가 결정되기도 전부터 여러 판매점을 통해 수만 명의 소비자가 예약구매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갤럭시노트FE는 삼성전자의 음성서비스 ‘빅스비’와 안드로이드 누가 운영체제 등 올해 출시된 스마트폰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도 탑재하고 있다. 단순한 재생산 제품보다 신제품에 더 가깝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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