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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KT, 인공지능기기 가입자 유치 경쟁 불붙어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7-06-29 16: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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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과 KT, 인공지능기기 가입자 유치 경쟁 불붙어  
▲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황창규 KT회장.

SK텔레콤과 KT가 인공지능(AI)기기 가입자 수 늘리기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KT는 SK텔레콤보다 뒤늦게 인공지능기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가격경쟁력과 IPTV를 기반으로 가입자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서비스의 품질과 활용 면에서 KT보다 우위를 내세우고 있다.

◆ SK텔레콤-KT, 인공지능 가입자 수 접전

2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가 인공지능기기 가입자 수를 놓고 치열한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출시했다. 누구는 출시 이후 매달 1만대씩 팔리며 올해 5월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어섰다.

KT는 이에 맞서 올해 1월 말 인공지능 스피커와 IPTV셋톱박스가 결합한 ‘기가지니’를 출시했다. KT는 기가지니 가입자가 이달 1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KT가 SK텔레콤보다 인공지능기기 출시가 5개월 늦었지만 가입자 수를 바짝 뒤쫓고 있는 것이다.

KT가 인공지능기기 가입자를 급격하게 늘릴 수 있었던 비결은 기가지니가 IPTV 셋톱박스와 결합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KT는 700만 명이 넘는 IPTV가입자를 보유하고 있고 한 해 판매하는 셋톱박스만 120만대에 이른다.

KT는 인공지능기기 후발주자로서 SK텔레콤을 추격하기 위해 공격적인 가격정책을 펼치고 있다.

누구의 정가는 19만9천 원이고 기가지니는 29만9천 원이다. 그러나 KT는 IPTV가입자들이 일반UHD셋톱박스보다 월 1천 원만 더 낼 경우 기가지니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상 무료에 가깝다.
 
KT가 IPTV 셋톱박스로 기가지니를 판매할 경우 일선 영업점에 일반셋톱박스 판매장려금보다 추가로 10만 원을 더 지급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SK텔레콤과 KT가 이렇게 치열한 가입자 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인공지능서비스 이용자 수와 축적된 데이터의 양, 데이터의 질 등이 인공지능서비스의 품질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서비스는 이른바 딥러닝(Deep Learning)기술을 통해 스스로 발전하기에 사용자가 늘어나 음성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서비스가 고도화된다. 이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자연스럽게 서비스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 SK텔레콤, 품질과 고도화에서 여전히 앞서

SK텔레콤과 KT는 인공지능기기 가입자 수에서는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서비스품질 면에서는 SK텔레콤의 누구가 여전히 한 발 앞서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KT에 따르면 기가지니 판매량은 10만 대에 이르지만 구글 애플리케이션(앱) 장터에서 기가지니 앱을 내려받은 건수는 5만 건 이하다. 구글은 내려받기 횟수를 1천, 5천, 1만, 5만, 10만, 50만, 100만 등의 방식으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기가지니 실사용자는 최소 1만 명에서 최대 5만 명 사이인 셈이다.

  SK텔레콤과 KT, 인공지능기기 가입자 유치 경쟁 불붙어  
▲ SK텔레콤의 인공지능스피커 '누구'(왼쪽)과 KT의 인공지능셋톱박스 '기가지니'.
반면 SK텔레콤의 누구 앱은 10만 명 이하로 분류됐다. 이용자가 최소 5만 명에서 최대 10만 명인 것이다.

SK텔레콤의 누구와 KT의 기가지니는 축적 데이터의 질과 서비스고도화 면에서도 차이가 난다.

SK텔레콤은 누구를 대상으로 사용자들이 말을 한 횟수가 1억 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하루 평균 대화 건수도 50만 건이다.

누구와 고객간 대화 내용은 출시 초기에는 음악 감상에 집중돼 있었지만 현재 쇼핑·홈IoT·IPTV·프로야구 등 생활편의 서비스 이용 비중이 58%로 늘어났다. SK텔레콤은 올해 3월부터 업그레이드를 통해 음성으로 11번가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공개한 시간대별 자료에 따르면 누구 이용자들은 오전 시간대에는 오늘의 날씨, 뉴스 브리핑, T맵 도착 예정시간 등의 서비스를 이용했고 저녁 시간대에는 멜론 음악감상, Btv, 치킨·피자 주문을 주로 이용했다. 심야 시간대에는 11번가 추천상품, 무드등, 알람이 인기가 높았다.

반면 KT가 공개한 기가지니 이용자들의 데이터자료에 따르면 기가지니와 고객들간 대화의 46%는 이용자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내용의 ‘감성채팅’이었다. 이어 음악감상이 19%, 텔레비전이용이 18%였다. 상업적인 이용이 가능한 통합추천 활용은 6%에 그쳤다. 기가지니는 음성을 이용한 쇼핑 등의 서비스면에서 누구보다 아직 제한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가지니는 IPTV셋톱박스에 인공지능 기능을 결합하면서 가입자 늘리기는 용이하지만 데이터의 편향성과 거실이라는 공간적 제약도 동반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기존 누구의 후속작으로 누구2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누구2는 누구보다 크기도 줄이고 가격도 10만원 이하로 책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조만간 누구의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외부개발자들에게 공개하며 인공지능 생태계 조성에 나선다.

KT도 SK텔레콤의 누구2 출시에 맞춰 기가지니2를 내놓는다. KT는 이에 앞서 6월30일부터 기가지니에 주가 및 지수 조회, 차트 조회, 국내외 시황 정보 등 금융서비스를 추가하고 기가지니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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