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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타이어 포기해야 할 벼랑 끝에 몰려

박경훈 기자 khpark@businesspost.co.kr 2017-06-07 18: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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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으로부터 더블스타에 상표권 사용을 허용할지를 결정하라는 최후통첩을 받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7일 “금호산업은 9일까지 더블스타에 상표권 사용을 허용할지 답변하라는 공문을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으로부터 5일 전달받았다”며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타이어 포기해야 할 벼랑 끝에 몰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금호산업이 전달받은 공문에 금호타이어 매출의 0.2% 요율로 5년 동안 상표권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필요할 경우 15년 동안 추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채권단은 20년 동안 상표권을 동일한 요율로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조건이 불합리하다는 박 회장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회장은 5월29일 산업은행과 비공개 회의를 열고 상표권 협상을 시작하면서 합리적 조건을 전제로 상표권 사용을 허용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9일까지 답변하지 않을 경우 6월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을 집행하는 등 법정관리 수순까지 밟아나갈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6월 말 만기가 돌아오는 금호타이어의 차입금 1조3천억 원의 상환을 9월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안건을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에 부의했다. 주주협의회는 채권 만기 연장을 놓고 15일까지 결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정됐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것이 금호타이어가 경영정상화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최근 박 회장에게 경영악화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박 회장과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이 9일까지 자진 사퇴할 것을 요구했다. 더블스타의 실사를 돕기 위해 기존 경영진을 배제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이 9일까지 자진해 사퇴하지 않을 경우 12일 박 회장과 이 사장의 해임결의안을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에 발의할 계획을 세웠다.

산업은행은 배수의진을 쳤다. 박 회장과 이 사장의 해임결의안이 주주협의회에서 무산될 경우 채권단에서 이탈하겠다는 입장도 보였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금호타이어는 중국에서 실적부진이 극심한 상태에 놓여있다”며 “경영을 자생적으로 정상화할 모양새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은 금호타이어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상표권이라는 무기로 산업은행의 압박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가 파산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체로 불똥이 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상표권 사용을 허용하지 않아 채권만기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채권단이 담보로 잡은 금호홀딩스 지분 40%를 채권단에 넘겨주게 된다. 금호홀딩스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회사다.

더욱이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5.94%를 보유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에 5천억 원이 넘는 채권도 쥐고 있다.

박 회장은 상표권 사용을 허용할 경우 사실상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넘겨주게 된다.

일각에서 박 회장이 상표권 허용을 놓고 금호산업의 이사회를 활용해 시간을 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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