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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부족 가능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득 독차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6-05 13: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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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에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반도체사업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고객사들은 낸드플래시 공급부족이 벌어질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물량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 틈을 타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지배력을 대폭 강화하며 가파른 가격상승에 따른 수혜도 독치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 부족 가능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득 독차지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5일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도시바의 기존 고객사들이 낸드플래시 물량확보를 위한 전략을 짜는 데 골몰하고 있다.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러 걸림돌을 만나며 연구개발 및 시설투자를 포함한 사업운영에 점점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바는 글로벌 낸드플래시시장에서 점유율 2위인데 사업이 어려워질 경우 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3위 웨스턴디지털도 도시바와 협력관계가 불안해지며 위기를 맞았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와 합작생산공장에서 대부분의 제품을 생산하는데 최근 인수전에서 입장차이를 보이며 관계가 틀어지자 도시바가 웨스턴디지털의 직원 출입을 금지하거나 합작법인을 뺀 반도체사업 나머지 자산을 모두 매각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올해 이미 낸드플래시가 공급부족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 상황에서 도시바의 사업차질 가능성은 제조사들의 위기의식을 키우고 있다”며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버와 스마트폰 제조사 등 글로벌 낸드플래시 주요 고객사들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어 웃돈을 주고서라도 재고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물량확보를 위한 업체들 사이 신경전이 치열해질수록 낸드플래시 공급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도시바와 경쟁관계에 놓인 업체들이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낸드플래시시장이 신공정인 3D낸드 중심으로 재편되며 반도체기업들이 일제히 기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3D낸드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는 것도 공급부족을 이끄는 원인으로 꼽힌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업체들의 3D낸드 공정전환이 공급에 영향을 미치며 낸드플래시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생산라인 양산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공급 증가속도가 매우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일찌감치 선제투자에 나선 성과로 올해 하반기부터 3D낸드의 본격적인 양산을 앞두고 있다. 생산증설에 따른 실적 개선효과가 예상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D낸드 전환투자에 나선 경쟁업체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에 나설 경우 낸드플래시 업황이 단숨에 공급과잉국면에 접어들어 가격하락을 이끌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쟁업체들의 공격적인 3D낸드 증설에 따른 출하량 증가세를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공급과잉의 우려를 떨쳐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낸드플래시 부족 가능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득 독차지  
▲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의 일본 낸드플래시 생산공장.
삼성전자는 3D낸드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가장 공격적인 증설투자를 벌이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계획된 시설투자가 마무리되면 생산능력이 지난해 말 웨이퍼 기준 월 11만 장에서 올해 연말에는 30만 장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3D낸드 생산투자규모가 삼성전자는 물론 마이크론과 도시바, 웨스턴디지털이 현재 벌이고 있는 수준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는 수준이라 공급과잉에 따른 악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다.

공급과잉이 벌어질 경우 생산능력이 큰 업체일수록 규모의 경제효과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가격하락에 따른 수익성 타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공급부족을 이끌어 SK하이닉스가 큰 폭의 실적개선효과를 볼 경우 충분한 투자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를 3D낸드 증설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는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공급이 향후 수년 뒤까지 계속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증권가의 관측도 나온다”며 “인수전 결과가 점점 불확실해지며 낸드플래시 가격상승세가 당분간 가파르게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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