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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D낸드 대규모 투자로 독점체제 구축한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5-29 18: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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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3D낸드 생산투자를 예상보다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경쟁업체의 증설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독점체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한국과 중국 양쪽에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해 양산시기를 더욱 앞당기는 동시에 중국정부의 ‘반도체 굴기’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 3D낸드에서 독점체제 구축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9일 “삼성전자의 3D낸드 증설규모가 예상을 뛰어넘는 공격적인 수준”이라며 “적극적인 시장점유율 경쟁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파악했다.

  삼성전자, 3D낸드 대규모 투자로 독점체제 구축한다  
▲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가 그동안 연평균 약 10~15조 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3D낸드를 중심으로 25조 원을 뛰어넘으며 역대 가장 큰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수요증가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3D낸드 증설투자에 나선 경쟁사들을 견제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모두 7조 원의 시설투자를 진행하며 대부분을 3D낸드 분야에 집중하기로 했다. 미국 마이크론과 인텔도 3D낸드 생산증설에 수조 원대의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경쟁업체의 진입이 본격화돼도 3D낸드에서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향후 수년 동안 스마트폰과 서버업체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수요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투자규모를 볼 때 3D낸드시장에서 공급과잉이 벌어질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생산량을 대폭 끌어올려 점유율 확대에 온힘을 쏟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시설투자로 규모의 경제효과를 갖출 경우 경쟁사를 압도하는 원가절감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공급과잉이 벌어져도 상대적으로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반면 경쟁업체들은 본격적인 3D낸드 양산에 들어가자마자 공급과잉에 따른 타격을 받는 셈이 된다. 초반부터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추가투자를 벌이기 어려워져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 점점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가 이런 효과를 노려 경쟁기업보다 훨씬 큰 규모의 선제투자를 벌이며 3D낸드시장에서 완전한 독점체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 시설투자에 업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대응해왔다”며 “하지만 3D낸드에서는 수익성보다 적극적인 점유율 확대를 주요목표로 삼은 것”이라고 파악했다.

◆ 중국업체 진입 가능성에도 대응

삼성전자가 올해 중국 시안공장에도 10조 원 규모의 생산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부지를 마련한 평택공장에 투자가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시안공장 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 투자방안을 항상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3D낸드 대규모 투자로 독점체제 구축한다  
▲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공장.
이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의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평택공장과 시안공장에 모두 신규공장 착공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경우 신규공장 증설이 한 곳에 집중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줄일 수 있고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반도체사업을 견제하는 효과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은 칭화유니그룹과 XMC반도체 등 현지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며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3D낸드 양산을 시작하도록 할 계획을 세웠다.

중국정부는 궁극적으로 현지 PC와 스마트폰 제조사가 자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를 탑재하도록 하는 자급체제를 갖추도록 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반도체 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은 중국정부와 우호적인 관계를 확보하며 현지업체의 진출 가능성에 대응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원은 “중국 반도체기업이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를 가능성은 낮지만 삼성전자는 모든 가능성을 고려한 유연한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평택과 중국에 모두 신규공장을 건설할 경우 3D낸드 양산확대를 더 앞당기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한 곳에만 증설투자를 벌이는 것보다 장비수급과 인력확보 등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3D낸드 투자확대가 향후 3년 동안은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며 “3D낸드에서 단기적인 수익보다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역사적인 선택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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