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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 프랑스 철수 22년 만에 아모레퍼시픽 다시 진격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7-05-29 17: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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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그룹이 중국사업에서 성장에 한계를 보이자 유럽과 미국에서 새 시장의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도 취임 20주년을 맞았는데 새로운 도약대에 섰다.

  서경배, 프랑스 철수 22년 만에 아모레퍼시픽 다시 진격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29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파리와 뉴욕에 잇달아 매장을 열면서 유럽과 미국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는 아모레퍼시픽그룹 해외매출의 80%를 차지하던 중국사업의 성장세가 주춤한 현실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사드보복이 누그러지더라도 예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사드보복 조치를 해제하면 중국 관광객들의 화장품 소비는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면서도 “중국인들이 과거처럼 무조건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지 않아 아모레퍼시픽은 과거와 같은 고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파악했다.

중국에서 바이췌링, 자라 등 현지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점도 위협이다.

이를 계기로 서 회장은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미국 진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프랑스에서 가장 큰 백화점체인인 갤러리 라파예트에 9월 설화수 단독매장을 연다. 갤러리 라파예트의 온라인몰에도 입점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1988년에 종합병원 피부과 전문의들과 공동개발한 화장품브랜드 '순'을 들고 프랑스 진출을 시도했지만 50억 원 넘는 손실만 봤다. 1990년 내놓은 브랜드 '리리코스'도 실패하자 1995년 두 브랜드를 모두 프랑스에서 철수했다.

서 회장은 당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신인 태평양화학 기획조정실장이었는데 프랑스 사업철수를 직접 맡았다.

이번 설화수 진출은 서 회장으로서는 22년 만의 재도전인 셈이다.

서 회장은 최근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사업 실패로 얻은 큰 교훈은 새로운 나라에 진출할 때 가장 중요한것은 그 나라 고객들이 뭘 좋아하는지를 우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때와 달리 지금 프랑스 소비자들은 K뷰티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모레퍼시픽이 지난해 프랑스 여성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K뷰티를 놓고 66.7%가 잘 알고 있다고 대답했고 구입경험이 있는 사람도 33.3%로 나타났다.

서 회장은 인터뷰에서 미국시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가장 뚫기 힘든 시장"이라면서도 "미국을 한국과 중국, 아세안시장에 이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4번째 기둥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경배, 프랑스 철수 22년 만에 아모레퍼시픽 다시 진격  
▲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갤러리 라파에트'
미국 화장품시장의 규모는 2015년 기준 73조 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다. 1인당 구매력도 높은 편이다.

박상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2020년까지의 장기비전을 중국을 중심으로 세웠다면 그 다음 장기비전의 핵심은 미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회장은 2003년부터 꾸준히 미국시장 문을 두드려왔는데 올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출한 브랜드 설화수와 라네즈에 이어 올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자회사 이니스프리도 하반기 뉴욕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연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는 “우선 플래그스토어 형태로 올해 뉴욕에 개장하는데 앞으로 현지상황에 따라 전략이 달리질 것”이라며 “수익도 중요하지만 미국시장은 선진시장 진출의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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