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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산업은행 압박에 금호타이어 상표권 백기들까

박경훈 기자 khpark@businesspost.co.kr 2017-05-28 16: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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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KDB산업은행 공세에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허락할지를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더블스타와 매각이 무산될 경우 금호타이어 채권만기를 연장해주지 않을 가능성과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회수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박삼구, 산업은행 압박에 금호타이어 상표권 백기들까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28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사용하도록 허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KDB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놓고 박 회장에 압박의 수위를 한단계 올렸기 때문이다.

KDB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해 금호타이어 매각에 실패할 경우 박 회장에 위임한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회수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부실하게 경영한 책임을 져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더블스타에 매각하는 과정을 방해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2010년 1월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갈 때 채권단으로부터 대표이사를 위임받았지만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아직 이루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6693억 원, 영업손실 282억 원을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4.6%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 매출비중이 40%가량일 정도로 의존도가 높지만 2011년 중국에서 품질논란이 불거져 나온 이후 중국에서 판매가 급감했다. 금호타이어 중국법인 5곳은 1분기에 245억 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했고 매각금액이 9550억 원인 마당에 부실경영이라는 말이 나온다는 게 말이 안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 회장은 채권단이 꺼낸 ‘채권만기 불연장 카드’도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상표권 사용이 불가능해지는 등 이유로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는 작업이 3개월 안에 종료되지 않을 경우 채권회수에 들어가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허락하지 않을 경우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게 될 수도 있는 만큼 압박감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만큼 채권단이 채권만기를 연장해주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 등 파산수순을 밟게 된다.

산업은행은 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1조3천억 원 채권의 만기를 더블스타와 매각절차가 끝나는 9월 말까지만 연장하는 안건을 6월 초 주주협의회에 부의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여론전을 펼치며 정치권의 우호적인 태도를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정치권의 지원사격도 받기 힘들어졌다.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과정에서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한 혐의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대는 23일 ‘금호그룹 계열사 사이 자금거래 등의 적절성 검토’라는 경제개혁이슈 보고서를 통해 박 회장이 계열사와 자금거래와 유가증권 거래를 하면서 공정거래법과 상법을 위반한 혐의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삼구, 산업은행 압박에 금호타이어 상표권 백기들까  
▲ 금호타이어 기업이미지(CI).
금호홀딩스는 2016년 금호산업을 인수한 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아이디티 등 7개 계열사로부터 966억 원을 차입했지만 에어부산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 6곳은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금호홀딩스는 이들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릴 때 지급한 이자율도 시중 금융회사보다 1.3~4.75%포인트 낮아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다.

박 회장이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시험대로 지목된 만큼 금호타이어 인수전에서 정치권의 지원사격을 받기는 힘들어졌다는 말도 나왔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상표권 사용을 허락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금호타이어 채권 규모가 2조2천억 원에 이르는 만큼 채권단이 채권만기를 연장하지 않아 금호타이어를 파산으로 끌고 간다는 것이 현실성이 없다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번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지 못할 경우 금호타이어가 향후 부도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박 회장은 상표권 사용료 등 합리적인 조건을 제시한다면 5년 동안 금호타이어 상표권을 허용할 의사는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절차는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매각협상을 마무리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9월23일까지 매각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할 경우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은 부활하고 금호타이어는 재매각 절차를 밟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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