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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하이, 올레드 진출 포기하고 애플이 미는 마이크로LED로 선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5-23 16:3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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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홍하이그룹이 올레드패널사업 진출계획을 포기하고 애플과 협력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LED 기술개발에 더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패널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후발주자로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따라잡기 사실상 불가능해진 데 따른 선택으로 보인다.

  홍하이, 올레드 진출 포기하고 애플이 미는 마이크로LED로 선회  
▲ 궈타이밍 홍하이그룹 회장(왼쪽)과 팀 쿡 애플 CEO.
니혼게이자이는 23일 “홍하이그룹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마이크로LED 기술력을 확보해 상용화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밝혔다”며 “기존의 LCD패널을 대체할 목표를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하이그룹은 디스플레이 자회사인 이노룩스와 샤프 등을 통해 미국 마이크로LED 전문기업인 이룩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룩스는 샤프의 전 임직원들이 지난해 설립한 신생기업이다.

애플은 2014년 마이크로LED 기업을 인수한 뒤 이노룩스와 협력해 올해 대만 공장에서 애플워치용 패널 양산을 앞두고 있다. 홍하이그룹의 이번 인수도 애플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아이폰 최대 위탁생산업체인 홍하이그룹을 통해 디스플레이 공급망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홍하이그룹은 최근 미국에 약 8조 원 규모의 디스플레이 공장건설계획을 확정했다. 애플도 이 공장에 직접 투자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전문매체 페이턴틀리애플은 “홍하이그룹이 미국 신규공장에서 마이크로LED 패널 대량생산을 검토중이라는 관측도 유력하게 나온다”며 “애플이 최초로 이를 상용화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이크로LED는 올레드패널과 같이 곡면화면 등을 구현할 수 있어 웨어러블과 스마트폰, 가상현실기기 등에 폭넓게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이다. 이론적으로 올레드보다 밝기와 전력효율 등 성능에서 앞서고 생산원가도 낮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는 마이크로LED의 시장규모가 2020년 1890만 대, 2022년 1억 대 이상으로 급증하며 수년 안에 확실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추정했다.

페이턴틀리애플은 “마이크로LED는 삼성디스플레이 등 한국업체들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유일한 기술로 꼽힌다”며 “전자업계에 애플이 주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분석했다.

홍하이그룹은 지난해 초 샤프 인수를 마무리한 뒤 올레드패널 시장진출에 자신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올레드 대신 대형 LCD와 마이크로LED분야의 사업확대 목표를 눈에 띄게 강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보하면서 홍하이그룹의 추격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홍하이그룹이 올레드사업 진출을 검토할 때까지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가 글로벌시장에서 급증하는 올레드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후발주자의 진입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올레드패널에 지난해 11조 원, 올해 16조 원 가까운 생산투자를 벌이며 공격적인 물량확대에 나서자 후발업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에서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효과를 모두 갖춘 상황에서 경쟁업체들이 고객사 확보에 승산을 확보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애플 역시 올레드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 단일 공급사에 의존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만큼 홍하이그룹의 마이크로LED 기술력과 생산능력 확보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홍하이, 올레드 진출 포기하고 애플이 미는 마이크로LED로 선회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올레드패널은 생산할 수 있는 업체수가 적고 생산공정도 까다로워 LCD를 대체할 기술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애플이 충분한 기술확보에 성공한다면 마이크로LED로 디스플레이업계 판도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대만의 마이크로LED업체 인수를 추진하며 장기적으로 올레드패널이 경쟁력이 약화할 가능성을 우려해 선제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이종혁 삼성디스플레이 전무는 22일 글로벌 투자자포럼에서 “마이크로LED는 현재 기술로 양산이 어려워 오랜 발전이 필요할 것”이라며 “올레드패널로 시장주도권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드패널에 대규모 투자를 벌인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런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려면 장기적인 경쟁 가능성에 대응할 기술력 확보도 중요하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올레드패널이 완전히 차세대 기술로 자리잡으려면 스마트폰 외 분야로 적용을 확대하고 기술적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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