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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국내선 가격경쟁력 갖춰 점유율 회복 가능

박경훈 기자 khpark@businesspost.co.kr 2017-05-22 1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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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국내선에서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와 운임격차를 줄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내선에서 적자를 보고 있는데 점유율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도 있다. 

  대한항공, 국내선 가격경쟁력 갖춰 점유율 회복 가능  
▲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국적 항공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국내선 운임을 올리지 않으면서 국내선에서 저비용항공사 운임과 격차가 더욱 줄어들었다.

대한항공은 6월 초 제주노선 항공권 가격이 국적 저비용항공사보다 1만5500원에서 1만8200원가량 비싼 수준이다.

비교적 짧은 연휴가 시작되는 6월3일 김포~제주노선 항공권 가격의 경우 정상운임 기준으로 대한항공이 11만3200원, 제주항공과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이 9만7700원, 에어부산이 9만5천 원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 항공권은 11만9200원으로 대한항공보다 비싸다.

국적 항공사들은 진에어가 1월 김포, 부산, 청주 등에서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에서 주말과 성수기, 탄력할증운임을 3~5%가량 인상한 뒤 잇따라 운임을 올렸다.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이 노선별로 각각 최대 11%씩 인상해 가장 많은 인상폭을 보였다. 이스타항공은 최대 10%, 에어부산은 최대 6.7% 국내선 항공권 가격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도 4월부터 국내선 운임을 평균 5% 인상했다.

대한항공은 제주노선 등 국내선 운임을 올리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저비용항공사들이 운임을 지속적으로 올리면서 저비용항공사들과 국내선 운임격차가 줄어들었다. 제주항공 국내선 운임은 대한항공 운임의 70% 수준이었던 데서 9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꾸준히 올랐다. 

저비용항공사들은 부산~제주노선의 경우도 성수기 요금이 대한항공 운임의 93.9~96.4% 수준까지 올랐다. 김포~제주노선의 경우 운임이 대한항공의 88.8%~91.5% 수준에 이르렀다. 

대한항공은 저비용항공사가 낮은 운임을 내세워 국내선에서 점유율을 늘려온 탓에 국제선 위주로 영업을 해왔다. 저비용항공사 국내여객 수송분담률은 2012년 44%에서 2016년 57%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대한항공은 국내선에서 해마다 100억 원가량 영업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운임격차가 줄어든 상황을 계기로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를 엿볼 수 있다. 

항공권 가격격차가 크지 않을 경우 대한항공이 안전성과 서비스품질 등에서 저비용항공사보다 우위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2016년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선 지연율은 대한항공이 13.4%로 가장 낮았고 에어부산이 18.3%, 티웨이항공이 18.5%, 제주항공이 19.2%, 아시아나항공이 20.5%, 이스타항공이 21.7%, 에어서울이 25.3%, 진에어가 27%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은 1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한 만큼 국내선 영업적자를 줄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2조8660억 원, 영업이익 1915억 원, 순이익 5592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한 수준이었고 영업이익은 40.8%나 줄었다. 

대한항공이 130~150석 규모 소형기인 CS300을 들여오는 것도 국내선에서 수익성을 개선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은 중단거리노선에서 사용하기 위해 올해 6월부터 CS300 10대를 순차적으로 들여오기로 2011년 결정했다.

  대한항공, 국내선 가격경쟁력 갖춰 점유율 회복 가능  
▲ 대한항공 'CS300' 항공기.
박기찬 인하대학교 물류전문대학원 경영전략 교수는 “국내선과 같이 짧은 거리를 운항할 경우 소형기가 오히려 안전할 수도 있다”며 “항공사들은 제트기뿐 아니라 터보프롭 등도 들여와 국내선 운항에서 안전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보프롭은 프로펠러를 이용하는 항공기다.

대한항공이 국내선 여객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김포공항에서 오가는 리무진 버스 등 교통수단 제공을 늘리는 등 방법을 동원해 김포공항 접근성도 올릴 가능성도 있다.

국내선 항공편은 KTX나 고속버스 등과 비교해 접근성이 안 좋아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대한항공이 공항 대기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선 라운지 등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포공항의 라운지 등에서 휴식공간과 업무공간 등을 제공해 국내 여행수요를 끌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국내선 영업을 유지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차라리 시기를 기다려 중국이나 러시아 등 다른 중단거리 노선을 공략할 것이라는 뜻이다.

박 교수는 “대형항공사들이 국내선을 운영하는 것은 환승, 환적 등 항공네트워크의 운영 때문”이라며  “국제선과 연계되는 국내선 영업을 단순하게 잘라서 적자라고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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