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취임식없이 곧바로 업무에 들어갔다.

윤 지검장은 박근혜 게이트를 수사한 박영수 특검의 수사팀장을 역임했는데 그의 첫번째 과제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재수사라는 말도 나온다.

검찰개혁을 바라는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우 전 수석의 재수사는 땅에 떨어진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지검장은 22일 오전 9시경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해 ‘첫 출근인데 소감을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여러가지로 부족한 제가 직책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많이들 도와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농단 사태 추가수사와 우병우 재조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집무실로 향했다. 청사 현관 앞에서는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등 간부들이 윤 지검장을 맞았는데 윤 지검장은 이날 취임식을 생략하고 검사 등과 약식 상견례로 대신했다.

윤 지검장이 우 전 수석 재조사와 관련해 이날 즉답을 하지 않았지만 윤 지검장의 수사의지는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윤 지검장은 취임하면 곧바로 우 전 수석 재수사를 시작으로 국정농단 수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는 우 전 수석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박근혜 게이트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는데 검찰 안팎에서 ‘제식구 봐주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윤 지검장은 박영수 특검에서 삼성그룹 수사를 담당했던 한동훈 검사를 다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불러 수사팀장을 맡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사는 박영수 특검팀에서 윤 지검장(당시 수사팀장)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한 주역 중 한사람이다.

윤 지검장 본인도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활동하며 우 전 수석의 수사내용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어 누구보다 수사의 적임자로 꼽힌다.

윤 지검장의 수사방향은 변호사 시절 수임비리 등 우 전 수석 개인비리와 세월호 수사 개입, 정윤회 문건, 최순실씨 국정농단 묵인과 방조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추가 기소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의 경우 국정농단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지만 검찰은 손도 대지 못했다.

특검 관계자는 “우리가 수사한 내용은 특검법상에 있는 혐의 중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며 “국정농단 사태는 살펴봐야 할 내용이 아직 많다”고 전했다.

수사인력과 수사기간의 제한이 있었던 특검과 달리 검찰은 아무런 제한이 없다. 윤 지검장이 우 전 수석의 재수사에 본격 착수할 경우 제약요인은 사실상 없다는 얘기다.

윤 지검장은 23일 열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재판에 직접 출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소유지의 중요성을 밝힌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의 혐의를 가장 잘 아는 당사자가 바로 윤 지검장이기 때문이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지검장 발탁은 우병우 수사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반성적 고려가 있다”며 “전직 대통령도 구속기소되는 마당에 우병우가 불구속 기소된 것은 부실한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윤 지검장은 과거 대검 중수부에서 우 전 수석을 상관으로 두고 함께 일한 적도 있는데 윤 지검장은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일직선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