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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이 22일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사업 정책감사‘ 업무지시와 관련해 브리핑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사업을 놓고 정책감사를 지시했다.
정책감사에서 명백한 불법행위나 비리가 드러날 경우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4대강사업은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국책사업인데 이번 정책감사가 이명박 정부를 겨냥한 수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4대강사업, 정상적인 정부행정으로 볼 수 없어”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22일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하절기를 앞두고 녹조 발생 우려가 심한 6개 보부터 상시개방에 착수하고 4대강사업의 정책 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정책감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책감사의 주체는 감사원이다.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4대강에 있는 16개 보 가운데 고령보 달성보 창녕보 함안보(이상 낙동강), 공주보(금강), 죽산보(영산강) 등 6개 보는 6월 1일부터 취수와 농업용수 이용 등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까지 수문이 개방된다. 나머지 10개 보는 생태계 상황과 보 안전성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개방 수준과 방법을 단계별로 확정하기로 했다.
김 수석은 “4대강사업은 정상적인 정부행정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성급한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정부 내 균형과 견제가 무너졌고 비정상적인 정책결정 및 집행이 ‘추진력’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됐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4대강사업이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도 생략되는 등 대통령의 치적쌓기에 동원됐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는 4대강사업을 놓고 정책감사를 실시한 뒤 결과를 백서로 발간하기로 했다.
김 수석은 정책감사와 관련해 “개인의 위법.탈법행위를 적발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정부정책의 결정과 집행에서 얻어야 할 교훈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도 “감사과정에서 명백한 불법행위나 비리가 드러날 경우 상응하는 방식으로 후속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 이명박 정권 인사들을 겨냥한 후속조치가 이뤄질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김 수석은 “전 정부의 색깔 지우기라는 시각도 있지만 그런 생각은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며 “정부가 왜 조급하게 졸속으로 대규모 국책사업을 시행했던가 하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환경부와 국토부로 나뉜 물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도록 지시했다.
환경부가 그동안 수질과 생태계 문제에 대한 파수꾼 역할을 하지 못한 채 환경영향평가 등을 개발사업에 면죄부를 주는 방식으로 처리해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 4대강사업 어땠길래
4대강사업은 총 22조 원 이상이 투입돼 이명박 정부 내내 가장 큰 논란거리가 됐던 국책사업이다.
4대강사업은 마스터플랜에서 본류뿐만 아니라 4대강과 연결되는 주요 지류까지 포함되면서 사업이 커졌고 생태계 파괴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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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전 대통령. |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었던 2008년 2월 국정과제의 하나로 한반도 대운하사업을 선정하고 그해 12월 4대강사업 추진을 발표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22조 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됐지만 제대로 된 검토없이 졸속으로 정책결정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건설회사 출신의 이 전 대통령이 건설 공약을 서둘러 추진하면서 사업추진의 필요성과 타당성, 문제점 등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4대강사업의 문제점은 낙동강을 비롯한 주요 강들의 수질이 매우 나빠지면서 더 부각됐다.
환경단체와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4대강사업 이후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에서 녹조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부산지역의 식수원인 낙동강에서 ‘녹조라떼’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수질악화가 심각해졌다.
문 대통령의 이번 4대강사업 정책감사 지시는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때인 4월11일 “정책판단 잘못인지 부정부패가 있었는지 명확히 규명하고 불법이 드러나면 법적 책임과 손해배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4대강사업은 시작부터 끝까지 정상적인 사업이 아니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에 쏟아부은 국가예산 22조 원이면 연봉 2200만 원짜리 일자리 100만개를 만든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4대강사업의 조사의지를 밝혀왔다.
일각에서 문 대통령이 4대강사업 정책감사를 신호탄으로 적폐청산의 고삐를 본격적으로 틀어쥘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검찰개혁과 마찬가지로 적폐청산도 정권 초반 국민적인 지지도가 높을 때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