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사업주가 과로사 예방에 힘쓰도록 하고 과로사가 발생할 경우 고용노동부가 역학조사를 실시하는 법안이 나왔다.
최근 사회 문제로 떠오른 집배원·게임개발자들의 과로사 문제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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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우정사업본부가 같은 우체국에서 2명이 과로사하는 것을 방치 했다며 특별근로감독과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15일 추혜선 정의당 의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 등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에 우정사업본부 특별근로감독과 처벌을 요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집배원 5명이 과로사했고 올해는 3명이 과로로 숨졌다. 이외에도 최근 우체국 계리원이 돌연사했고 3월에 업무를 힘들어하던 계리원이 자살하는 등 우정사업본부 노동자들의 사망이 끊이지 않는다.
이 의원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달 26일 공공기관으로 이례적으로 최악의 살인기업에 선정됐다”면서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12일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부와 사업주가 과로사 등의 예방 책임을 지도록 하고 과로사가 발생할 경우 고용노동부가 근로자의 질병과 작업장의 유해요인의 상관관계에 관한 직업성 질환 역학조사를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의원은 “개정안은 과로사 및 정신질환에 능동적인 예방 및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개정안대로라면 우정사업본부도 역학조사 대상 사업자”라고 설명했다.
이번 법안 발의의 직접적인 원인은 우정사업본부 집배원 과로사이지만 게임업계 역시 개정안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게임업계도 과도한 업무량과 무리한 근무일정 등 과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 등 게임업계에서 직원들의 자살과 돌연사가 연달아 일어났는데 그 배경이 과로와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게임업계를 향한 여론이 곱지 않자 넷마블게임즈는 야근 및 주말근무를 금지하고 탄력근무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전면 도입하는 등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업계 전반의 관행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 최근 위메이드는 위메이드아이오에 신작 게임 개발이 마무리될 때까지 8개월간 야근을 강제하고 공휴일과 토요일도 정상근무하도록 하는 ‘크런치 모드’를 지시해 논란이 됐다.
넷마블게임즈의 일하는 문화 개선안 역시 아직 완전히 정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 야근이 확실히 줄어들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많다.
이정미 의원은 게임업계 노동환경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 이 의원은 2월 게임업계 노동환경 실태를 확인하고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국회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이 의원은 “게임산업에 적합한 근로기준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며 “게임업계 노동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용노동부는 3월부터 게임업계 등 IT업종에 기획 근로감독을 진행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경우 전담팀이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는 20일께 조사가 마무리되면 조사 결과를 정리해 공식 발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