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부활의 날개' 꺾인 팬택, 쏠리드 대신 새 주인 찾아나설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7-05-12 14:45:46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통신장비업체 쏠리드가 팬택을 인수한 지 약 1년 반만에 스마트폰사업을 잠정중단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 경영난으로 사실상 실패를 인정한 것이다.

쏠리드가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해지고 있는 만큼 팬택의 스마트폰 관련 자산을 매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팬택 스마트폰의 존속여부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 팬택 스마트폰 다시 매각될까

12일 팬택에 따르면 정준 쏠리드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 팬택의 스마트폰사업을 잠정중단하고 추가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부활의 날개' 꺾인 팬택, 쏠리드 대신 새 주인 찾아나설까  
▲ 정준 쏠리드 대표 겸 팬택 대표.
법정관리를 받던 팬택이 2015년 말 쏠리드에 인수된 뒤 스마트폰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경영난이 지속되며 실적과 재무구조에 타격이 커지자 내린 결정으로 분석된다.

이런 내용은 최근 LG전자가 팬택 스마트폰사업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지 약 3일만에 알려졌다. 당시 LG전자와 쏠리드는 관련 보도를 모두 부인했다.

쏠리드 주가는 팬택 매각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장중 한때 11% 가깝게 올랐다. 팬택 인수가 쏠리드의 실적과 재무구조개선에 계속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쏠리드가 팬택의 스마트폰사업을 중단하고 사물인터넷 등 일부 사업부문만 남기기로 결정하며 팬택의 브랜드와 기술특허, 생산공장 등 스마트폰 관련 자산의 매각여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쏠리드는 초반에 팬택의 연구인력과 브랜드, 기술특허 등 지적재산권만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생산공장과 전국 사후서비스센터도 모두 인수하며 500억 원 가까운 금액을 들였다.

스마트폰사업을 중단한다면 이런 자산 대부분을 쏠리드가 계속 보유할 이유가 적기 때문에 인수실패로 받은 타격을 만회하기 위해 다시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팬택은 스마트폰사업을 완전히 중단한 것이 아니며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 재추진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볼 때 다시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팬택의 임직원 역시 인수 초반 500명 정도였지만 거듭되는 구조조정을 거쳐 약 120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추가 구조조정으로 인력이 더 줄어들면 스마트폰사업을 추진할 여력도 부족해진다.

쏠리드는 팬택 인수 뒤 전환사채 발행과 유상증자 등으로 계속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 결과 정준 회장의 경영권마저 위기에 놓여 하루빨리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과제가 시급하다.

처음 인수가능성이 논의됐던 LG전자는 스마트폰에서 자체 브랜드와 기술경쟁력을 충분히 갖춰 팬택 인수로 얻을 효과가 크지 않다. 하지만 기술특허 부족으로 시장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해외업체들은 충분히 인수를 노릴 수 있다.

팬택은 쏠리드에 인수되기 전까지 세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는데 당시 중국 ZTE와 인도 마이크로맥스 등 전자기업들이 지적재산권 등을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전문매체 아이앰에 따르면 팬택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한 업체에 230개 이상의 특허를 양도하는 절차를 진행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매각이 진행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쏠리드의 팬택 인수실패 이유는

정준 회장은 팬택의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스마트폰사업 부활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경영권을 담보로 쏠리드의 전환사채까지 발행하며 인수와 투자에 모두 1천억 원 안팎의 금액을 쏟아부었다.

  '부활의 날개' 꺾인 팬택, 쏠리드 대신 새 주인 찾아나설까  
▲ 팬택이 2016년 6월 출시한 스마트폰 'IM-100'.
하지만 팬택은 이전에 스마트폰에서 전성기를 누렸을 때와 크게 달라진 시장환경에 결국 경쟁력 확보와 해외진출에 실패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해 팬택이 약 1년반만에 국내에 출시한 새 스마트폰 ‘IM-100’은 출시 초반 주목받았지만 결국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막강한 경쟁사에 밀려 목표치를 크게 밑도는 판매성적을 거뒀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이어 중저가 제품까지 경쟁력을 대폭 강화해 팬택이 진입할 수 있는 시장영역이 매우 제한적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팬택은 지난해 매출 516억 원, 영업손실 590억 원을 거두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모회사인 쏠리드도 팬택의 부진 영향으로 영업손실 513억 원을 내며 5년만에 적자를 봤다.

쏠리드가 팬택 인수 초기부터 추진해오던 동남아 스마트폰시장 진출은 팬택이 부활에 성공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 꼽혔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통신사와 협력에 차질이 빚어지고 최근 베트남 업체와 합작법인 설립 논의도 무산된 것이 스마트폰사업 중단의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은 삼성전자와 중국 제조사들의 중저가 스마트폰 공세로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팬택이 현지업체와 협력 없이 독자적으로 진출하기 어려운 이유다.

팬택은 과거 국내시장에서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베가 아이언’ 등 흥행작을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냈지만 결국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밀려 경영난에 빠지게 됐다.

팬택 브랜드는 국내시장에서 확실한 인지도를 갖추고 있는 만큼 다른 업체에 매각된 뒤 경쟁력있는 제품을 내놓는다면 다시 부활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포화상태에 이른 스마트폰시장에서 이미 한 차례 부활에 실패한 팬택의 브랜드를 인수해 재도전을 노리는 기업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에 팬택의 특허 등 지적재산권만 넘어갈 경우 팬택 스마트폰은 마침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팬택은 1991년 박병엽 창업주가 설립한 뒤 무선호출기(삐삐)사업을 거쳐 현대큐리텔과 SK텔레텍 등 휴대폰업체를 인수합병하며 몸집을 키워온 ‘벤처신화’ 1세대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최신기사

국수본 특별수사단 대통령실 압수수색 불발, 일부 자료만 임의제출로 확보
국수본·공수처·국방부 공조수사본부 출범, "중복수사 혼선과 비효율 해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수 마무리, 2026년까지 자회사로 운영 뒤 통합
삼성전자 노조 윤석열 탄핵 집회에 동참, "민주주의 위해 끝까지 맞설 것"
태영건설 137억 규모 유상증자 추진, 출자전환 통한 재무구조 개선 목적
국내 3대 신용평가사, LGCNS 신용등급 전망 'AA- 긍정적' 상향 조정
현대차그룹 유럽 4위 '위태', 토요타 하이브리드 약진에 소형 전기차로 맞불
윤석열 내란 혐의로 대통령실 7년 만에 압수수색, 경호처 거부로 차질 빚어
[오늘의 주목주] '경영권 다툼 소강국면' 고려아연 8%대 내려, 신성델타테크 18% 급등
한덕수 "12·3 계엄 선포 전 정상적 국무회의 운영되지는 않았다"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