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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기아차, 중국사업 지주회사에 왜 대규모 증자하나

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 2017-05-04 18:4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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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중국에서 정책변화에 따라 베이징현대, 둥펑웨다기아 등 합자회사의 지분율을 늘릴 수도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중국에서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차중국투자유한공사에 출자를 하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몰리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중국사업 지주회사에 왜 대규모 증자하나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중국투자유한공사는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각각 5대 3대 2 비율로 모두 9390억 달러(1천억 원가량)를 투자해 2004년에 설립한 회사다.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의 합자회사인 베이징현대차 지분 50%와 현대차 중국 기술연구소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는 최근 현대차중국투자유한공사에 1억 달러 정도를 추가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출자금액은 각각 5천만 달러, 3천만 달러, 2천만 달러 상당으로 기존 투자비율을 따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출자는 중국 내 지주회사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사드문제로 반한감정으로 중국판매가 줄어든 데 따라 자금을 확보해 중국에서 사회공헌, 마케팅, 대회협력 활동을 확대하는 데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현대차중국투자유한공사 자본금을 웃도는 금액을 추가로 출자하기로 하면서 다른 용도로 출자금액을 활용할 가능성도 나왔다.

중국이 최근 외국계 자본의 중국 내 완성차회사 지분율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 합자회사 지분율을 늘리는 데 출자금을 활용할 수도 있다.

중국은 1994년부터 자동차산업 보호와 완성차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계 자본의 완성차회사 지분율을 50% 이하로 제한했다. 폴크스바겐, 토요타, GM 등 글로벌 완성차회사는 물론 현대차와 기아차도 중국 현지기업과 합자회사를 설립해 중국에서 사업하고 있다.

현대차는 베이징자동차와 50대50으로 합자회사 베이징현대를 설립했고 기아차는 둥펑, 웨다자동차와 둥펑웨다기아 지분을 각각 50%, 25%, 25%씩 나눠 보유하고 있다. 중국 상용차 합자회사인 쓰촨현대기차도 있다.

중국이 2025년을 목표로 한 자동차산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5월 초에 발표했는데 이 계획에 외국계 자본이 보유할 수 있는 중국 내 완성차 합자회사 지분율을 높이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은 현지 완성차회사의 경쟁력이 일정수준에 도달했다고 판단해 외국계 자본의 지분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미국이 중국과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면서 중국에 이 규제를 완화하라고 압박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 합자회사의 지분율을 늘리면 늘어난 지분율만큼 중국에서 낸 수익을 더 많이 거둬들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큰 시장인 만큼 합자회사의 지분율을 과도하게 늘릴 경우 중국에서 판매부진을 겪으면 그 피해가 고스란히 현대차와 기아차에 전가될 수도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1분기에 중국에서 사드문제로 반한감정이 커진 탓에 판매가 대폭 줄었지만 실적감소 폭이 시장이 예상보다 적었던 점도 현지 완성차회사와 합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영향이 적지 않았다.

반면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부품계열사는 100% 중국법인을 운영하고 있어 현대차와 기아차 부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아 피해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에서 사드영향으로 판매량이 줄어들자 ‘중국 자동차기업’인 점을 강조하기도 하는 등 중국에서 민족주의 정서가 강한 고객을 상대하는 데는 합작회사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중국 합자회사 지분율 확대를 놓고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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